[하정열 우주화가의 시·그림 우주여행] (111) 은하의 강

2025-11-12     하정열 칼럼니스트

인터뷰365 하정열 칼럼니스트 = 우리는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나의 별을 찾으며 많은 꿈을 꾼다. 특히 우리은하의 등뼈를 보고 있으면 마치 은하의 중심에 강이 흐르는 것처럼 보인다. 은하의 강이다. 대체 은하는 무엇이길래 하늘에 길을 내며 강처럼 흐르는 것일까?

은하란 항성과 성간물질, 암흑물질 등이 중력에 의해 뭉친 거대한 천체이다. 은하를 구성하는 3대 요소는 항성과 가스, 그리고 암흑물질이다. 이 세 가지 요소의 규모와 분포에 따라 은하의 특징이 결정된다.

이러한 은하는 생물학의 세포와 유사한 모습이 된다. 규모는 은하마다 다양하나, 작은 은하일지라도 거대한 항성과도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게 크다. 우리 은하만 해도 너비가 약 10만 광년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큰 타원 은하인 IC 1101는 반경이 200만 광년에다 별이 100조 개가 모여있다.

은하수는 인류에게 잘 알려져 있었지만, 그 정체가 수없이 많은 별의 무리라는 사실은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천체망원경을 발명하고 나서야 밝혀졌다. 이후 허셜이 은하수 방향으로 관측되는 별들의 분포를 기록하여 우리 은하의 지도를 최초로 만들었다.

우리의 선조들은 최근까지도 외부 은하를 모두 성운이라고 생각했다. 이 천체들이 우리 은하와는 독립적인 별개의 은하라는 아이디어를 최초로 제시한 사람은 다름 아닌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였다.

이러한 은하들은 암흑물질로 이루어진 거대한 헤일로에 둘러싸여 있으며, 그 질량은 은하가 가진 별과 가스의 질량의 수 배에서 수십 배에 달한다. 이 암흑 헤일로의 중력은 은하의 형태를 유지하고 새로운 물질을 끌어들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은하의 형태는 항성을 형성할 수 있는 재료인 차가운 가스의 함량과 큰 상관관계가 있다. 가스의 함량이 많을수록 항성 탄생률이 증가하며, 젊은 별들로 이루어진 푸른 빛의 나선 은하 혹은 불규칙 은하가 된다.

이러한 은하는 빅뱅 직후의 양자요동으로 인해 생겨난 극소량의 밀도의 차이를 씨앗으로 시작했다. 주변보다 밀도가 약간 높은 구역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중력에 의해 더 많은 질량을 끌어모을 수 있었고, 이 차이가 증대되면서 이후 초기 은하가 형성될 암흑 헤일로가 생겨났다. 중력에 이끌려온 가스는 복사열을 방출하며 냉각되어 암흑 헤일로에 쌓여갔고 그 중심부에서 별의 탄생이 시작되면서 최초의 은하가 생겨났다.

우주 삼라만상처럼 은하도 끊임없이 진화되는데, 그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가스의 유입으로 인해 촉발되는 항성의 탄생과 항성풍, 초신성 폭발, 활동성 은하핵에 의한 에너지 방출 및 이웃 은하로부터 받는 중력의 섭동 등이 은하의 진화 과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화 과정 중 은하의 형태가 크게 변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우리 은하도 처음 형성된 이래 작은 은하와의 병합을 여러 번 거쳐온 것으로 보이며, 이렇게 우리 은하에 합쳐진 은하 중 일부는 오메가 센타우리처럼 중심핵만이 남아 구상성단이 된 사례도 존재한다. 우리 은하는 이미 마젤란은하와의 병합 단계에 들어섰으며, 수십억 년 후에는 안드로메다은하와 충돌하여 ‘밀코메다’가 될 예정이다.

별들이 모여서 성단을 이루는 것처럼 은하들도 군집을 이룬다. 중력에 의해 수십 개의 은하가 모인 군집을 은하군, 수백에서 천 단위로 모인 은하의 군집을 은하단이라 부르며 이런 은하군과 은하단이 이루는 집단을 초은하단이라고 한다. 초은하단들이 모여서 더 큰 구조를 이루는데, 이것을 은하 필라멘트라고 부르며 ‘헤라클레스자리-북쪽왕관자리 장성’은 100억 광년에 이르는 규모로 현재까지 알려진 우주의 구조물들 중 가장 큰 구조물로 알려져 있다.

우주에 존재하는 은하의 수는 관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수천억 개에 달할 것이라 추산되나, 앞으로 관측장비의 발달에 비례해서 발견되는 은하도 더 많아질 것이다.

우리의 삶의 터전인 태양계는 우리 은하의 가장자리에 있으며, 지구에서 바라본 우리 은하가 천구 상에서 띠 모양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은하의 등뼈 즉 은하의 강이다. 칼 세이건은 그의 명저 '코스모스' 제7장에서 이를 ‘밤하늘의 등뼈(The Backbone of Night)’로 표현했다.

이러한 의미를 담아 그림 ‘은하의 강 241501P’를 그리고, 시 ‘은하의 강’를 썼다.

은하의 강

능금처럼 농익은 은빛 강
밤하늘의 등뼈에서
4번 요추의 유난히 반짝이는 
별 하나가 나에게 손짓한다

하염없이 나도 
북극성을 우러러본다

별빛과 눈빛이 어우러져
미래내의 텃밭에는
장미향이 피어난다

우리들의 꿈의 놀이터
밤하늘의 등뼈를 감싸며 
미리내의 강물은 도도히 흐른다

/우주화가 하정열(Cosmos Painter Ha, Jung-Y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