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의 순간포착 한국의 새] 부부가 평생을 함께하는 황새

2025-11-06     이용주 작가

인터뷰365 이용주 작가 = 황새는 한자가 아닌 순우리말 이름이다. 옛날에는 ‘큰 새’를 뜻하는 ‘한새’로 불렸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발음이 변해 오늘날의 ‘황새’가 되었다. 이 새는 시베리아와 연해주 남부, 중국 동북부 등 동아시아 지역에 널리 분포하며, 겨울에는 중국 남부, 일본, 한국 남부로 이동해 월동한다.

과거 황새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텃새이자 겨울철새였지만, 1950년대 이후 환경오염과 밀렵으로 개체 수가 급감해 결국 1990년대 이후 한반도에서 멸종되고 말았다. 그러나 1996년 충남 예산에 황새복원연구소(현 황새생태연구원)가 설립되면서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됐다. 독일과 러시아에서 들여온 황새 두 마리로 시작된 복원 사업은 현재 예산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방사된 개체들이 야생 번식에 성공해 일부는 다시 텃새로 정착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황새는 몸길이 약 112㎝, 날개를 펼치면 2m에 달하는 대형 조류다. 날개의 끝부분을 제외하면 온몸이 순백색이며, 부리는 약 30㎝로 크고 검은색이다. 홍채는 옅은 노란색이고, 눈 주위는 피부가 붉은빛을 띠며, 다리 또한 붉다. 수컷이 암컷보다 약간 크지만, 겉모습으로는 구별이 어렵다.

이 새는 논, 하천, 호수 등 습지 환경을 좋아하며, 천천히 걸어 다니며 먹잇감을 찾는다. 주로 어류, 양서류, 파충류, 곤충류, 들쥐와 같은 작은 포유류, 소형 조류의 어린새 등 다양한 동물을 잡아먹는 육식성 포식자이다. 또한 주로 높은 나무나 인공탑 위에 접시 모양의 거대한 둥지를 짓고 번식하며, 매년 같은 장소로 돌아오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황새의 수명은 약 30년으로 알려져 있으며, 서로 짝을 맺기가 힘들기는 하지만 한 번 짝을 이루면 일부일처제로 평생을 함께한다고 한다. 실제로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남았던 황새 한 쌍이 충북 음성에서 살았다. 그러나 1971년, 밀렵꾼의 총에 수컷이 희생되었는데, 남은 암컷은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1973년까지도 홀로 무정란을 낳으며 짝을 기다렸다고 전해진다. 그 안타깝고 애틋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멸종당한 황새들의 슬픈 운명과 탐욕스러운 인간의 무거운 책임을 함께 일깨워준다.

이제 우리의 노력으로 한때 밀렵과 환경오염으로 사라졌던 그 큰 새가 충남 예산의 하늘을 가르며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고 있다.

황새의 복귀는 단순한 한 종의 복원이 아니라 생태계 회복의 신호이자,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며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