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 시인의 좋은 시 365] 가을 수선집

2025-10-28     김지수 칼럼니스트

가을 수선집  

파란 하늘 수선집으로
단풍이 찾아왔다

구멍 난 것은 깁고
망가진 것을 고치고
구겨진 것은 펴고
젖은 것들을 말리고

가을을 수선하면서
기쁨은 덧대고
슬픔은 꿰매고
고통은 나눈다

한껏 예뻐진 모양으로
폭죽 터지듯 흩날린다

수선집의 분주함 속

가을이 환하게 피어난다

단풍잎을 모아 책 속에 넣어두곤 했습니다. 
모양이 반듯하고 색이 예쁜 것만 골랐는데, 
문득 구멍이 뚫리거나 모양이 완전하지 않은 낙엽은 
어떻게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을은 언제나 마음 한켠을 조용히 다듬게 하는 계절입니다. 
낙엽이 지고, 바람에 흩날리며 
구멍 난 것, 망가진 것, 구겨진 것들을 마주할 때면 
그저 지나치지 않고 손을 내밀게 됩니다. 
결국, 우리 모두 언제나 불완전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