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 시인의 좋은 시 365] 모과

2025-10-21     김지수 칼럼니스트

모과

비가 그치고 난 자리
물방울과 함께 빛나는 곳에
울퉁불퉁한 열매 하나 맺혔어요

사나래* 분홍 꽃이 지고 난 그 자리에
상처의 꽃이 아픔으로 피어
달콤한 열매가 되었어요

힘든 만큼 기쁨은 두 배가 되고
참은 만큼 결실은 열 배가 되고
익은 만큼 보람은 백 배가 되고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내 편 되어 감싸 주니
그동안의 설움이 사라집니다

 
*사나래 : 천사의 날개를 뜻하는 우리말

모과의 꽃을 본 적이 있나요?

분홍빛 그 꽃은 곱고 단아해서

마치 천사의 날개 같습니다.

울퉁불퉁한 열매와는 전혀 다르지요.

모과는 참 귀한 과일입니다.

단단한 껍질 탓에 생과로는 먹기 어렵지만,

청으로 담가 차로 마시면 건강에 좋습니다.

그 향이 오래 머문다고 하여

예로부터 시집가는 딸의 신혼살림에

모과를 넣어 주었다고 합니다.

겉은 거칠지만, 속은 향기로운 모과처럼,

사람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할 일은 아닙니다.

진짜 향기는 언제나 그 안쪽에 숨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