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 우주화가의 시·그림 우주여행] (107) 시리우스(Sirius)
인터뷰365 하정열 칼럼니스트 = 겨울철 대 삼각형의 꼭짓점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이 있다. 바로 시리우스다. 시리우스는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항성으로, 천랑성(天狼星), 큰개자리 알파라 부르기도 한다. 시리우스는 겉보기 등급이 -1.47로 두 번째로 밝은 카노푸스 보다도 두 배 정도 더 밝으며, 태양을 제외하고는 가장 밝은 별이다.
시리우스는 지구에서 맨눈으로 볼 때는 단독성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이 별은 백색 왜성을 반성으로 거느리고 있는 쌍성계로,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밝은 별은 시리우스 A로 분광형 A1 V의 A형 주계열성이다. 맨눈으로 볼 수 없는 짝별은 시리우스 B로 분광형 DA2의 백색 왜성이다. 시리우스 A와 B는 서로의 질량 중심을 공전하고 있으며 둘 사이 거리는 가장 가까울 때 8.1 천문단위이고 가장 멀 때는 31.5 천문단위다.
시리우스는 그 자체로도 밝은 A형 주계열성인데다 지구와 비교적 가깝기 때문에 우리 눈에 밝게 보인다. 시리우스까지의 거리는 8.6광년이며, 태양계에서 가까운 이웃 항성계 중 하나이다. 육안으로 관측 가능한 항성계 중 센터우르스자리 알파별 다음으로 시리우스는 지구 북반구 위도 30-73도 사이에 거주하는 사람이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별이다. 시리우스는 태양계에 천천히 다가오고 있으며, 앞으로 6만 년 후까지 점점 더 밝아진 후, 6만 년 후를 정점으로 다시 어두워지겠지만, 앞으로 21만 년 동안은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의 위치를 지킬 것이다.
시리우스 A의 질량은 대략 태양의 두 배 정도이며 절대 등급은 6.42이다. 광도는 태양의 3배이나 카노푸스, 리겔과 같은 다른 밝은 별에 비하면 어둡다. 시리우스 항성계의 나이는 3억 년 정도이다. 처음 태어났을 때는 청색 및 백색 주계열성 별 두 개로 구성되었으나, 무거운 청색 별 시리우스 B는 빠르게 중심핵의 수소를 태우고 적색 거성이 되었고, 약 1억 2천만 년 전 외포층을 우주로 날려보내고 지금의 백색 왜성이 되었다.
서구권에서는 시리우스를 구어체로 ‘개의 별(Dog Star)’로 부르며 이는 시리우스가 큰개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임을 반영하는 것이다. 고대 이집트인은 시리우스가 다시 나타나는 시기를 나일강이 범람하는 때로 인식했고,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개의 날’로 불렀으며, 폴리네시아 사람들은 겨울이 시작되는 때로 받아들였다. 폴리네시아인은 시리우스를 태평양을 항해할 때 꼭 필요한 별로 생각했었다.
시리우스는 가장 오래된 천문 기록에도 나타난다. 이집트 중왕국에서는 시리우스를 나일강의 범람 시기를 알려주는 별로 생각했다. 시리우스는 하늘에서 약 70일 동안 보이지 않다가 강물이 범람할 때인 여름 직전에 동쪽에서 떴다. 태양이 뜨기 전 시리우스가 먼저 지평선 위로 올라온 뒤 이어서 뜨는 태양빛에 가려 보이지 않게 되는데, 고대인은 이 시기를 기준으로 일 년을 결정하였다. 이집트인은 하늘에 시리우스가 보이지 않는 70일이 이시스와 오시리스가 이집트인이 믿던 사후세계인 두아트를 통과하는 기간이라고 믿었다.
고대 그리스인은 시리우스의 출현을 뜨겁고 건조한 여름을 알리는 것으로 받아들였는데, 이 별이 뜨면 식물이 시들고 사람은 허약해지며 여성들은 성적으로 흥분한다고 믿었다. 시리우스는 문학작품에서 격렬한 존재로 묘사되었다. 에게해 케아섬의 주민들은 시리우스와 제우스에게 제물을 바치면서 시원한 바람을 가져다 달라는 기원을 올리면서 시리우스가 여름 하늘에 다시 나타나기까지 기다렸다.
로마인은 4월 25일 즈음해서 시리우스가 떠오를 때 ‘로비고’ 여신에게 향료, 포도주, 양과 함께 개를 제물로 바쳤는데, 이는 시리우스의 깜빡임이 농작물에 병충해를 발생시키지 않기를 기원하는 것이었다.
1868년 시리우스는 이동속도가 측정된 최초의 천체가 되었다. 윌리엄 허긴스는 시리우스의 스펙트럼을 관찰하던 중 주목할 만한 적색이동을 발견했다. 허긴스는 시리우스가 초당 40km의 속도로 태양계로부터 멀어지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현재 측정값인 초당 −7.6㎞와 비교할 때 잘못된 것이며, 시리우스는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가까워지고 있다.
동아시아에서는 이 별을 가리켜 천랑성 즉 하늘의 늑대라고 불렀다. 천랑성은 이십팔수 중 정수에 속해 있다. 동아시아인은 이 별이 재난을 불러오는 별이라고 믿었으며, 한족은 천랑성이 북방 유목민족의 침입과 관련이 있는 별이라고 생각하였다.
시리우스는 여러 문화권에서 개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영미권에서 자주 쓰는 구어적 표현은 ‘개의 별’로 이는 시리우스가 큰개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이기 때문이다.
시리우스는 과학소설, 대중문화와 시의 소재 등 창작물에서 자주 인용이 되는 별이다. 지구에서 보이는 가장 밝은 별이고, 큰개자리를 대표하는 천량성이다 보니 창작물의 소재로 부각되었다.
이러한 의미를 담아 그림 ‘시리우스 241501P’를 그리고, 시 ‘정열의 시리우스’를 썼다.
정열의 시리우스
지구에서 가깝기 때문에
하늘에서 가장 빛나는 별
시리우스여! 천량성이여!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개의 별과 늑대별로 불리며
민족종교와 미신의 선봉장이 된
불타는 염원의 별이여
이야기꾼들의 썰풀이 덕분으로
인류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동서양을 넘나들며
창작물의 소재가 된 별이여
정열의 시리우스여
/우주화가 하정열(Cosmos Painter Ha, Jung-Y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