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 시인의 좋은 시 365] 정동극장
2025-09-09 김지수 칼럼니스트
정동극장
극장의 붉은 벽돌마다
관객들의 박수소리가 쏟아진다
배우들의 숨소리가 잦아들면
상상의 문이 열리고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티켓 한 장이면
도시락도 먹고 공연도 보는
정오의 예술 무대가 펼쳐진다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꿈꿔왔던 상상의 세계로 빠져드는 순간,
미소 속에 눈물 짓는 나를 발견한다
돌담길 따라 여러 계절을 넘어지고
일어서며 다시 달려온
우리들의 청춘에게
‘수고했어요’ 따뜻하게 알아주고
‘네 편이야’ 부드럽게 안아주는
한 송이 꽃다발
새로운 무대의 주인공을 꿈꾸게 한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정동극장 붉은 벽돌 앞에 서니, 졸업 직후 이곳에서 근무하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경험은 부족했지만 열정만 가득했던 나날들, 실수도 많았지만 곁에서 도와주는 이들이 있어 함께 열심히 달렸던 기억이 마음 한켠을 뿌듯하게 합니다.
이제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며, 힘들어할 때면 “잘 하고 있다”라고 격려하고 언제든 찾아오라고 말합니다. 세상 어딘가 내 편이 단 한 사람 있다는 것만으로도 살맛이 나고,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고 견디며 일할 힘이 생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