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 시인의 좋은 시 365] 홍찬선 시인의 ‘우리는 기억합니다’
시는 인간 마음속 심상(心像)에서 피어나는 혼불과도 같습니다. 깊은 사유의 내면에서 길어 올린, 짧지만 응축된 언어문학의 보석과도 같은 시의 세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좋은 시와 함께 조용하지만 반짝이는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기억합니다! / 礎仁 홍찬선
우리는 기억합니다
일제에 의해 강제징용되어 죽고 고통당한 조선인들을
나날이 잊혀가는 그분들을 우리가 기억합니다
시로 역사를 알고
시가 잘못되고 뒤틀린 역사를 바로잡습니다
시로 일제의 조선인 강제징용을 세상에 밝힙니다
가슴으로 뜻을 알리고
일제의 사람답지 않은 비인간을
일제가 악랄하게 대한사람의 노동력을 착취한 사실을
일제가 조선에서 징용해온 대한사람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유린했음을
역사는 저절로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뜻과 뜻이 가슴과 손끝으로 모여야
비로소 잊히지 않고 아들 딸들이 기억하는 역사가 됩니다
역사는 지배자가 제멋대로 날조하는 게 아니라
밝은 눈과 맑은 귀와 뜨거운 가슴을 가진 사람들이
시로 시대정신을 담금질해 올바로 써 냅니다
-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캘리그라피 특별전 ‘우리는 기억합니다’(2023.09.16 ~ 2025.02.28)
홍찬선 시인은 언론인 출신으로 시조·소설·희곡·평론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시경을 공부하고 한시를 쓰며 시작한 창작은 매일 일기를 쓰듯 이어졌고 2016년 등단 이후 20여 권의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모두 역사와 문화 공간을 직접 발로 찾아다니며 얻은 생생한 경험과 영감을 바탕으로 탄생하였으며 현장감 있는 문학 세계를 펼쳐왔습니다. 시집으로는 '틈', '독도연가', '꿈, 남한산성 100처 100시', '서울특별詩 12345' 시리즈 등이 있으며, 장편소설로는 '백석의 불시착 1, 2'도 발표했습니다. 그의 꾸준하고 열정적인 창작 활동은 시조문학상, 자유민주시인상, 올해의 시인상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