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헌의 문화와 사람] 연극인 응원 열기 속 무대에 우뚝 선 배우 최종원...늘푸른연극제 '북어대가리'
- 최종원 배우의 '북어대가리'... 막공에 전국 연극인들 뜨거운 응원 가득 - 투병 중인 최종원 배우, 더 좋은 무대에 설 것 다짐
인터뷰365 정중헌 기획자문위원 = "무대에서 몸이 좀 흔들렸지만 연기에 지장은 없었어요. 이정도 흔들려 무대에 서지 못할 최종원이 아니지요. 좀 더 좋은 여건에서 좋은 작품 하고 싶습니다."
10일 서울씨어터 202에서 펼쳐진 늘푸른연극제 선정 최종원 배우의 '북어대가리'(이강백 작, 김철리 연출) 막공은 연극인 쾌유의 뜻을 모은 헌정(獻呈) 무대였다.
원로연극인들의 모임인 대학로연극인광장(대연장)에서 노경식 회장을 비롯해 회원 25명이 관람했다.
춘천의 최지순, 마산의 이상용, 포항의 백진기 대표와 김미혜 교수, 오영수 차유경 배우, 이종열 기획자 등도 함께했다.
늘푸른연극제를 주관한 한국연극협회 손정우 이사장과 김성노 예술감독, 정진수 윤봉구 정대경 전임 이사장, 서울연극협회 박정의 회장, 여성연극협회 강선숙 이사장, 연극연출가협회 정재호 이사장, 연극배우협회 임대일 이사장과 전국 각지에서 많은 연극인들이 관람했다.
최종원 배우는 1970년 연극 '콜렉터'로 데뷔하여 55년간 연극과 다매체에서 꾸준히 활동해왔다.
40대 연기자그룹을 결성했고,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1983년 동아연극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북엇국처럼 진국이면서 북어대가리처럼 쓸쓸한 여운
무대 위에서 창고지기 기임 역을 맡은 최종원 배우는 수년 전보다 기력이 좀 떨어져 보였을 뿐 열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투병 중에도 긴 대사를 유수처럼 해냈고, 디테일도 살렸다.
필자는 객석에서 최종원 배우의 공연을 보며 코끝이 시큰거렸다.
김철리 연출이 최종원 배우를 배려한 동선을 만들었고, 함께 무대에 선 배우들은 최종원 배우의 기를 북돋우며 무대 아우라를 활력 있게 끌어가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믿고 보는 배우 자앙 역 이일섭은 한 치도 빈틈없는 극 중 인물 자체라고 할 만큼 적역을 맡았고, 기임이 만취한 다음 날 북엇국을 끓여주며 기댔는데 미스 달링과 창고를 떠나자 제목 그대로 몸통은 없는 북어대가리 신세가 되어버린 현대인의 소외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의 연극을 여러 편 보았지만 이번에 이일섭은 상대역 최종원과 호흡을 맞추며 신명 나게 연기를 해냈다.
전라도 광주에서 활동한다는 트럭 기사 역 윤희철 배우는 듬직한 체구와 걸쭉한 대사로 서민사회의 유들유들한 캐릭터를 개성 있게 연기했다. 그가 등장하면 무대에 활력이 넘쳤다.
홍일점인 미스 달링 역 하영화 배우는 남자들 틈에서 참 편안하고 자연스런 깔끔한 연기로 호감을 안겨주었다. 목소리와 움직임에 생기가 돌았고, 남자 셋과의 앙상블도 밀도 있게 구축해냈다.
늘푸른 주인공 최종원 배우를 위해 이일섭(자앙), 윤희철(트럭기사), 하영화(미스 달링) 세 배우가 존경과 화합의 헌정 무대를 펼치는 모습이 흐뭇하고 보기 좋았다.
박스를 쌓아 올려 창고 분위기를 살린 예병대의 무대디자인, 곽두환의 조명도 극의 아우라를 살렸다.
이강백 작가의 '북어대가리'는 1993년에 초연되어 시대가 많이 변했는데, 이를 요즘에 맞게 해석한 김철리 연출 또한 최종원 배우의 늘푸른 헌정 공연을 위해 배려와 조화로 극을 이끌었다.
공연 후 서울연극창작센터 인근의 갈비집에서 연 최종원 배우 '북어대가리' 뒤풀이도 전국 각지의 연극인들로 성황을 이루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많은 연극인들이 최종원 배우를 축하와 격려의 마음으로 감싸주었다.
최종원 배우의 쾌유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