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 우주화가의 시·그림 우주여행](98) 남쪽고리성운

2025-05-14     하정열 칼럼니스트

인터뷰365 하정열 칼럼니스트 = 맑고 고운 날 공해가 없는 산골에서 바라보는 밤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찬란하고 아름답다. 특히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관찰하다 보면 우리 은하의 신비의 강물 속에 빠져들곤 한다.

지구라는 아름다운 행성에서 인류가 탄생한 이래 하늘은 공포와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우리는 하늘님이 우리를 보호하고 징계하는 것으로 믿었고, 하늘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점성술의 대상이었다.

밤하늘에는 맨눈으로는 관측하기 어렵지만, 망원경으로 보면 수많은 아름다운 성운들이 있다. 장미성운, 눈동자성운, 게성운, 보석성운, 고리성운 등 찬란한 성운들이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성운이란 별과 별 사이에 존재하는 가스 덩어리와 티끌의 집합체를 일컫는다. 즉 별에서 먼지와 가스가 빠져나오며 죽어가는 별이 수의를 입는 모습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2022년 7월 12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심우주 150~160만㎞에서 촬영한 남쪽고리성운(Southern Ring Nebular) 사진을 공개했다.

웹 망원경은 NASA와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 등이 1996년부터 100억달러를 들여 개발된 초대형 국제 우주망원경이다.

남쪽고리 성운은 지구와 2500광년 떨어져 있는 별의 마지막 진화 단계에 있는 성운이다. 돛자리에 있는 행성상성운으로, 1835년 존 허셜에 의해 발견되었다. 적위가 -40°라 남쪽에 낮게 떠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관측이 비교적 어렵다.

웹 망원경은 남쪽고리성운의 관측을 통해 별의 종말(Stellar Death)과 그에 따른 우주 환경의 영향을 파악했다. 웹 망원경은 죽어가는 별 주변으로 가스구름이 팽창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NASA는 사진 중심에 있는 희미한 별이 수천 년 동안 모든 방향으로 가스와 먼지 고리를 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운의 지름은 약 0.5광년이다. 이번에 공개된 웹 망원경의 사진에는 허블우주망원경 보다도 더 섬세한 사진이 찍혔다.

행성상 성운은 태양 정도의 질량을 가진 별 진화의 최종 단계를 일컫는다. 이 행성의 공식 명칭은 'NGC 3132'이며 일부 망원경에선 '8'자로 보여 '팔렬 성운'(Eight Burst Nebular)으로 불리기도 한다.

돛자리는 나침반자리, 용골자리, 고물자리와 함께 아르고자리에서 갈라져 나온 별자리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평선 위로 드러나는 일부분만 볼 수 있다. 돛자리에는 수많은 산개성단과 성운이 존재한다.

중심별은 네 개로, 그중 두 개의 별만 등급이 알려졌으며, 10등급과 16등급의 별이 보인다. 이중 행성상성운을 만든 백색왜성은 어두운 별이고, 나머지 한 별은 동반성으로 일반적인 항성이다. 외부 층을 성운으로 날려 버린 백색왜성은 온도가 약 10만K에 달한다.

초기에는 다섯 개의 별이 있었으나 중심에 죽어가는 별이 커지면서 별 하나가 흡수되었고, 다른 별 하나도 먹혀지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별은 천천히 식어가고 있고, 나머지 하나의 별은 그냥 일반적인 항성이었다는 것이 이번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으로 확인되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를 웹 우주망원경을 통한 미래 행성상 성운 관측을 위한 선구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이는 태양의 먼 미래를 예측하는 예고편으로 행성상 성운이 어떻게 형성되고 진화하며 소멸되는지 연구할 수 있는 실험실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태양이 60억 년 후 백색왜성이 되면 외부가스층을 방출한 후 천천히 가열될 것으로 예측된다. 주변 가스를 가열할 만큼 충분히 뜨거워질 때는 이미 주변 물질이 더 멀리 확산될 것이기 때문에 태양이 만들어 낼 성운은 남쪽고리성운 보다는 더욱 희미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지금부터 60억년 이후의 태양의 최후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남쪽고리성운의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줄 수 있다.

나는 호기심 많은 우주화가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제공하는 우주의 새로운 모습에 늘 감탄하며, 그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골라 새로운 우주화를 그리고, 그에 걸맞는 우주시를 짓고 있다.

이번 남쪽고리성운의 모습은 어느 화가의 그림보다 더욱 아름답다. 우주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신비스럽고, 연구하면 연구할수록 궁금한 것이 더욱 많아지는 것 같다. 앞으로 제임스 웹 망원경이 제공할 은하와 별들의 새로운 모습이 기대된다. 나는 앞으로도 새로 발견되는 성운들의 모습을 창의적으로 작품화할 것이다.

이러한 의미를 담아 우주가 된 그림으로 ‘남쪽고리성운 241501P’를 그리고, 시 ‘찬란한 남쪽고리성운’을 지었다.

찬란한 남쪽고리성운

별과 별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정다운 사랑을 나눌
아름다운 집을 짓나봐

별들은 초롱초롱한 별빛으로 
깜깜한 밤하늘에 
형형색색의 그림을 그리며
외로움을 달래나봐

남쪽에 사는 늙은 별들은 
우주의 청소꾼이 되어
가스 덩어리와 티끌을 모아모아
찬란한 남쪽고리성운을 그리나봐

/우주화가 하정열(Cosmos Painter Ha, Jung-Y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