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영화감독 백학기의 시네스토리] '마음의 고향'(1949)과 배우 최은희·석금성
[내 가슴에 남아있는 한국고전영화와 그 배우들(5)] - 윤용규 감독의 데뷔작 '마음의 고향'(1949)...韓 최초 불교 영화 - 연출적 미장센과 카메라 워킹 돋보이는 수작 - 1950년 韓 영화 최초 프랑스서 개봉
▶[내 가슴에 남아있는 한국고전영화와 그 배우들(4)] '자유만세'와 배우 전창근·윤봉춘·김승호 이어서
인터뷰365 백학기 칼럼니스트(/시인 겸 영화감독)= 한국 최초의 불교 영화인 ‘마음의 고향’은 윤용규 감독이 함세덕의 희곡 '동승'을 영화화했다.
윤 감독의 데뷔작인 이 영화는 모정의 그리움을 가진 동승의 내면에 초점을 둔 문예영화. 당시 ‘조선연극과 영화의 새로운 악수’, ‘해방 후 조선영화 최고봉의 신기록을 지은 수작’으로 대내외에 관심을 모았다.
주인공 소년 유민의 외로움을 담담하게 표현한 윤용규 감독의 연출적 미장센과 산사의 아름다운 풍광을 잘 담아낸 카메라 워킹(촬영/한형모)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당시 신문광고에는 세계영화 수준에 오른 초대작이며, 한국영화로 외화를 능가한 명작이라는 떠들썩한 문구가 실려 장안의 화제가 됐다. 동서영화사 첫 작품이기도 한 ‘마음의 고향’은 1950년 4월 한국영화 최초로 프랑스에서 개봉되기도 했다.
‘보시라 할머니와 할아버지와 어머니와 아버지와 누나 전 가족이 다 같이 보고 함께 울고 함께 웃는 이 눈물의 거작(巨作)’이라는 변사의 음성이 지금도 귓가에 울릴 것 같은 이 작품은 최은희와 석금성이 출연한다.
‘새로운 맹서’(1947), ‘밤의 태양’(1948)에 이은 최은희의 3번째 출연작인 영화에서 배우 최은희 데뷔 초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기생 출신으로 복혜숙과 쌍벽을 이룬 석금성은 ‘마음의 고향’에서 미망인 최은희의 친정어머니로 얼굴을 비춘다. 말년에는 생활고로 홀로 서울 남영동 여관에서 살다가 불우한 생애를 마친 배우다. '백구야 훨훨 날지마라'(1982, 정진우 감독)에서 흑산도 악덕 포주 역으로 컴백해 노익장을 과시했으며, 특별공로상을 받은 적이 있다.
영화 내용을 보면 동승인 주인공 도성(유민)은 절간에 버려진 업둥이다. 주지 스님(변기종 분) 손에 자라난 도성은 보지 못한 어머니를 늘 그리워한다. 그러던 중 도성은 자식을 잃고 공양을 드리러 사찰에 온 서울 아씨(최은희)에게 강한 어머니의 모정을 느낀다.
그녀 역시 도성을 귀여워하며 수양아들로 삼고자 한다. 그러나 주지 스님으로부터 거절당한다. 그러던 어느 날 도성의 친모(김선영 분)가 찾아와 주지 스님에게 도성을 내어달라고 한다. 그러나 주지 스님은 이를 거절하고, 도성이 서울 아씨에게 입양되는 것을 허락한다.
아들을 위해 친어머니가 물러나고 도성이 서울 아씨와 떠나려는 즈음, 도성이 부채를 만들기 위해 산비둘기를 살생한 일이 밝혀져 입양은 또 취소된다. 얼마 후 도성은 어머니가 절에 찾아왔지만 그녀를 몰라봤다는 사실을 알고 어머니를 찾아 길을 떠난다.
비록 1949년도 작품이나 지금 감상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웰메이드 필름이라는 게 영화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촬영 로케이션으로 선택된 산사는 경북 김천 청암사이며 실내 장면은 서울 개운사에서 촬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