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향식의 365건강칼럼] '양날의 검' 스마트폰, 깨어있는 사용이 중요
- 스마트폰과 우리의 뇌, 그리고 다큐멘터리가 놓친 것들 - '생로병사의 비밀' 스마트폰 과의존 심각성 조명 - 무조건적 ‘금지’보다 ‘균형’ 중요
인터뷰365 신향식 칼럼니스트(/자연치유사) = 하루를 깨우는 건 눈보다 손끝이다. 알람을 끄고, 메시지를 넘기고, 밤새 도착한 뉴스 속 세상을 스치듯 훑는다. 우리의 하루는 스마트폰과 함께 깨어나고, 함께 잠든다. 마치 디지털 포옹처럼 안락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목을 조여오는 목도리처럼 위험하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은 지난달 19일 방송에서 "스마트폰!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스마트폰 과의존이 신체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충격적인 영향을 조명했다. 평균 하루 7~13시간에 달하는 사용 시간, 도박 중독자와 유사한 뇌파 패턴, 우울감과 집중력 저하의 증가, 그리고 청소년기 뇌 발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까지. 방송은 다양한 실험과 인터뷰, 전문가 분석을 통해 그 심각성을 낱낱이 드러냈다.
공익적 관점에서 이 다큐멘터리는 분명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특히, 뇌파 분석과 자세별 신체 부담 실험은 시청자의 ‘감각’에 직접 와닿는 강한 설득력을 가졌다. 단순한 경고를 넘어서 체험 기반 정보 전달에 충실한 점은 다큐의 큰 미덕이다. 마치 거울처럼 우리의 일상을 비추어주는 장면들—스마트폰을 내려놓지 못해 불편한 손목, 흐릿한 시선—은 많은 시청자에게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스마트폰은 ‘디지털 마약’일까...‘지능적 도구’ 면모 간과
그러나 아무리 선한 목적이라도, 한쪽으로 기울어진 시선은 아쉬움을 남긴다. 이번 방송은 스마트폰을 일종의 ‘디지털 마약’처럼 묘사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현대인의 삶에서 스마트폰이 수행하는 긍정적 기능은 충분히 조명하지 못했다. 정보 습득, 사회적 연결, 창작 활동 등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지능적 도구’로서의 면모는 그림자 속에 묻혔다. 예컨대, 하루 7시간의 사용 시간 중 일부는 독서 앱, 업무 메신저, 건강관리 앱에 사용됐을 가능성은 간과됐다.
청소년 문제를 다룬 방식도 일방적 통제 중심이었다. 뇌가 미성숙하다는 과학적 설명은 설득력을 갖췄지만, 정작 청소년들의 실제 목소리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맥락, 예를 들면 학습, 소통, 스트레스 해소에 관한 분석은 부족했다. 그 결과 청소년은 ‘유해물에서 보호해야 할 객체’로만 그려졌고, 독립된 주체로서의 존중은 다소 부족해 보였다.
‘꺼야 한다’보다 ‘언제, 어떻게 켜야 하는지’가 중요
스마트폰은 분명 양날의 검이다. 어두운 방에서의 한 시간은 시력을 해치고, 알림에 중독된 뇌는 깊은 몰입을 방해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 스마트폰은 외로운 이에게 친구가 되고, 멀리 있는 가족에게는 다리가 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단순히 ‘꺼야 한다’고 외치기보다는, 언제, 어떻게, 왜 켜야 하는가를 묻고 답해야 한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건강한 디지털 생태를 위한 중요한 문제 제기를 해냈다. 그러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피하려는 생존 전략만이 아니라, 그 파도 위를 건너는 지혜와 기술에 관해서도 함께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오늘도 누군가는 스마트폰을 손에 든다. 중요한 건 ‘꺼야 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관계 맺을 것인가다. 진정한 해답은 ‘끄기’가 아니라, ‘깨어 있는 사용’에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금지’가 아니라 ‘균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