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 우주화가의 시·그림 우주여행](88) 3차원(3D) 우주지도
인터뷰365 하정열 칼럼니스트 = 우리가 사는 우주는 어떻게 생겼을까? 참 궁금하다. 기존 우주론에 따르면, 우주에는 일반물질과 암흑물질 및 암흑에너지가 존재한다. 일반물질과 암흑물질은 우주의 팽창 속도를 늦추고, 암흑에너지는 우주의 팽창을 가속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우주는 아직도 불확실성의 영역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에 대한 지식은 너무도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그 개략적인 윤곽을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주는 진짜 팽창하고 있는 것인가? 우주의 끝은 어디까지 인가? 우주는 한없이 팽창할 것인가? 우주에서 96%를 차지하고 있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실체는 무엇인가? 우주에는 지구 외에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들은 얼마나 있는가?’ 등 많은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그 가운데 우주의 윤곽을 알려는 노력이 몇가지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 첫 번째가 관측가능한 우주의 영역을 알아보는 것이고, 두 번째가 우주의 온도영역 즉 우주배경복사로 우주의 윤곽을 그려보는 것이며, 세 번째가 입체적인 3D 우주지도를 그려보는 것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방안은 이미 작품으로 표현했다. 이번에는 세 번째 우주의 입체지도를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대한민국이 참여하는 국제공동 연구팀이 암흑에너지분광장비(DESI)를 이용해 제작한 사상 최대 규모의 3차원 우주지도를 공개했다. 이러한 우주지도는 기존 우주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우주의 진화 과정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1주년을 맞은 이 공동 프로젝트에는 11개 국가 70여 개 기관의 연구자 9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연구팀은 3차원 지도의 범위를 넓혀가며, 아직 비밀에 쌓여있는 암흑에너지를 비롯해 우주의 기원까지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암흑에너지는 현재 우주 전체 에너지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물질로 우주의 팽창 속도를 점점 빠르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하지만 암흑에너지가 정확히 무엇이고, 어떤 성질을 갖는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먼 은하의 위치를 최대한 많이 관측해 우주의 물질 분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로렌버클리국립연구소(LBNL)는 2024년 4월 4일 열린 미국물리학회에서 '암흑에너지분광장비(DESI)’ 프로젝트의 첫해 성과를 발표했다. DESI 연구팀은 미국 애리조나주의 산 정상인 '키트피크'에 위치한 망원경 5000여개를 활용하여 최대 110억 광년까지 떨어진 은하를 관측해 3D 우주지도를 만들고, 암흑에너지의 분포를 확인했다. 20분마다 5000개의 새로운 은하를 관측해 매일 밤마다 총 10만 개 이상의 은하를 관측하여 종합하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우주 초기에 존재한 '중입자'는 진동하며, 연못에 돌을 던졌을 때처럼 파동을 일으켰다. 수십억 년이 지난 지금도 중입자의 희미한 3D 파문 또는 패턴을 볼 수 있다. 이를 '중입자 음향 진동(BAO)'이라고 한다. 연구팀은 BAO 측정값을 우주에서 자처럼 활용해 우주 은하 분포 패턴을 측정하고, 지난 110억 년 동안 우주가 얼마나 빠르게 성장했는지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158만여 개의 은하단을 식별해 '3D 우주지도'를 만들었다. 이전 우주 지도보다 3배나 더 많은 은하를 포함하고 있다. 연구팀은 "전체 우주의 역사에서 오차가 0.5%, 80억년에서 110억년 사이의 초기 우주에서 오차가 0.82% 정도의 높은 정밀도로 계산했다"고 발표했다. 국제 공동 연구팀은 지난 1년간 지구로부터 최대 110억 광년 떨어진 은하와 퀘이사의 빛을 관측해 우주가 얼마나 빨리 팽창했는지를 오차 범위 0.5% 내로 측정한 것이다. 지금부터 80억~110억 년 전 사이의 초기 우주 역사를 1% 오차 이내로 정확하게 측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암흑에너지가 일정한 값을 가질 것이라 예상했으나,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기존 이론에 따라 암흑에너지가 일정하면 우주는 영원히 확장하지만 지도의 분석 결과가 사실이라면 이런 전망을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아직 데이터에 대해 이해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해야 새로운 우주 모델을 만들어야 할 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데이터를 더 모아 현재 우주가 얼마나 빠르게 팽창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척도인 허블 상수의 연구와 중성미자의 질량 측정도 진행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총 300만 개의 퀘이사와 약 3700만 개의 은하를 포함하는 우주지도를 만들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서 우주의 모습을 보다 구체화할 수 있는 자료가 만들어지리라고 기대한다.
이러한 의미를 담아 그림 ‘3차원 우주지도 241501’을 그리고, 시 ‘어둡고 광할한 우주’를 지었다.
어둡고 광할한 우주
우주는 아직도 수수께끼 천지
베일에 싸여있는 미지의 동심원
우리는 관측가능한 우주영역을 그리며
어둠의 한 커풀을 벗겼고
우주의 배경복사를 통해
어둠에 잔걸음을 더 내디뎠으며
이제 3차원 우주지도를 만들어
너의 모습에 조금 더 다가섰다네
그러나 너의 진정한 모습을 더듬기에는
가야할 길이 멀고 먼
어둡고 광할한 우주여
신비의 세계여!
/우주화가 하정열(Cosmos Painter Ha, Jung-Y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