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하영 365칼럼] 역사의 천사가 도래한 이유...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파트 원'
[앨리스 박사의 문화로 보는 세상풍경] - '미국 연극 혁명자이자 구원자' 극작가 토니 커쉬너 대표작 - 1993년 토니상⨉드라마데스크상⨉퓰리처상⨉뉴욕비평가협회상 석권 - 원작 두 개 파트 중 ‘파트 원: 밀레니엄이 다가온다’ 무대화
인터뷰365 주하영 칼럼니스트 = ‘천사’는 언제부터 인류의 역사에 등장했을까? 메리엄-웹스터 사전에 따르면, 천사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엔젤(Angel)’의 어원은 “메신저”를 의미하는 히브리어를 번역한 그리스어 단어 ‘앙겔로스(ἄγγελος(angelos))’이다.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에 모두 등장하는 천사의 존재는 3,000년 전 히브리어 성경에서 언급된 아브라함과 천사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간주하지만, 고대 수메르, 바빌로니아, 이집트, 페르시아, 그리스의 종교에서도 천사의 개념이 등장한다.
천상과 인간 사이에 존재하며 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천사’를 날개 달린 모습으로 묘사한 것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차용된 것으로 여겨지는데, 6세기에 쓰인 천사의 계층에 관한 글이나 12세기에 당대의 최고 지성인들이 천상의 계층구조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러 천사들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15세기 무렵부터 사람들은 신적 존재와 닮은 사람들을 ‘천사’라고 지칭하기 시작했고, 천사를 신을 대리해 인간을 보호하는 ‘수호자’로 여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천사가 항상 인간의 수호자이자 안내자였던 것은 아니었다.
예술에서 천사는 주로 인간의 형상을 한 아름다운 존재, 새의 날개와 빛의 후광을 간직한 신비로운 모습으로 표현되어 왔지만, 때로 비인간적인 분노를 표출하는 무서운 심판자로 묘사되기도 했다.
최근 “미국 연극의 위대한 혁명가이자 구원자”로 일컬어지는 극작가 토니 커쉬너(Tony Kushner)의 대표작 '엔젤스 인 아메리카–파트 원: 밀레니엄이 다가온다'의 국내 공연의 막이 내렸다.
1993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드라마데스크상, 퓰리처상, 뉴욕비평가상을 석권하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1994년 '파트 투: 페레스트로이카'로 다시 한번 토니상과 드라마데스크상을 수상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커쉬너를 단숨에 “미국 연극계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극작가 중 한 명”으로 만들어준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초연된 순간부터 연극계에 폭발이 일어난 듯 수많은 비평적 갈채와 세계의 주목을 받은 작품으로 유명하다.
2003년 HBO 미니시리즈로 방영되었고, 2004년 오페라로 각색된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2018년 브로드웨이 리바이벌 공연으로 찬사를 받으며, “20세기 최고의 희곡 중 하나”라는 입지를 확고히 했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의 국내 초연은 2021년 말부터 2022년 초까지 국립극단에 의해 ‘파트 원’과 ‘파트 투’가 모두 이루어졌는데,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의 여파로 많은 관객들과 만나지 못했다.
당시 연출을 맡았던 신유청이 또다시 연출을 맡은 글림컴퍼니 제작의 '엔젤스 인 아메리카-파트 원'은 초연과는 조금 달라진 해석과 모습으로 새롭게 2024년 관객들을 만났다.
신유청 연출은 프로그램북을 통해 인간 존재의 “불안”의 요소를 지적하면서, “비방과 조롱, 혐오와 차별”이 넘쳐나는 현재의 시대를 “궁핍한 시대”로 규정했다.
그는 “혼탁함, 그 자체”인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는 ‘아름다움’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면서, 커쉬너의 '엔젤스 인 아메리카'가 지닌 아름다움은 “어떤 사상과 철학, 종교로도 담아낼 수 없는 거대함”에서 발견된다고 말했다.
또, '파트 원'의 마지막 장면에서 하늘을 찢고 등장한 천사가 ‘예언자’로 프라이어를 지목하는 모습을 보면 “그저 탄식을 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1980년대 중반 에이즈(AIDS)의 공포가 휩쓸던 뉴욕에서, “죽음의 천사의 와인빛 키스 자국”이라고 일컬어지는 카포시육종(KS) 병변이 나타나고, 몸 안의 모든 것이 더럽혀진 듯 ‘죽음’이 가까이 다가옴을 느끼는 ‘프라이어 월터’ 앞에 날개를 퍼덕이는 천사가 나타난다.
에이즈에 감염된 동성애자인 프라이어 침실의 천장을 뚫고 들어와 그의 머리 위를 맴돌며 “반갑다, 예언자여! 위대한 일이 시작되리라. 메신저가 왔다”라고 포효하는 금속성 회색빛 날개를 가진 천사의 장면은, 작품의 모든 포스터와 책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가장 상징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또한, 두 개의 파트로 나뉜 원작을 연결하는 ‘중심 이미지’라고 할 수 있는데, 작품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을 경우 관객들에게는 환청을 통해 프라이어에게 계시되던 천사가 드디어 등장한 장면에서 ‘극이 끝나버린다’는 사실에 무척 ‘당혹감’을 느끼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천사의 등장은 역사적인 순간이 도래했음을 의미함과 동시에 예언자로서 프라이어가 중대한 결정과 마주하게 될 것임을 예측하도록 만드는데, '파트 원'의 마지막 장면은 '파트 투'에서 그대로 반복되며, 하나로 이어지는 극임을 드러내게 된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의 흥미로운 점은 ‘구원의 천사’일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하게 되는 천사의 웅장한 등장이 결코 그렇지 않다는 데 있다.
연극사학자인 켄 닐슨은 천사가 “현실과 환상, 땅의 세상과 천상의 세상을 연결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중요성”을 가지며, “재난의 메신저”라고 분석한다.
프라이어 앞에 나타난 천사는 미국에서 탄생한 종교인 모르몬교에서, 기도하는 ‘조셉 스미스’에게 고대 문자가 기록된 금판 성경이 묻힌 곳을 알려준 ‘천사 모로나이’와 유사점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파트 원'의 부제인 ‘밀레니엄이 다가온다(Millennium Approaches)’는 예수의 탄생 이후 세 번째 천년이 시작되기 15년 전을 배경으로 삼고 있는 만큼, 연극이 요한계시록을 근거로 신의 재림과 악의 추방, 평화와 행복의 천년 왕국을 예비하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심판이 임박함으로 인한 인간 사회의 ‘혼란과 불안, 두려움’의 증폭을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세 번째 천년인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관객에게는 잘 다가오지 않는 감각이기는 하지만, '파트 원'이 초연된 1990년대의 세기말 분위기를 떠올린다면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불확실성’이기도 하다.
닐슨은 프라이어 앞에 도래한 천사는 ‘미국을 상징하는 천사’인 만큼 모르몬교에 바탕을 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 유대교의 영향을 받은 “거대하지만 힘이 없는” 존재이며, “지치고 화가 난, 부서지고 해체된 천사”라고 말한다.
사실 커쉬너가 그려낸 천사의 이미지는 “20세기의 가장 기이하고 눈부신 지식인 중 한 사람”이라고 일컬어지는 독일의 사상가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천사가 예언자로 지목한 ‘프라이어 월터(Prior Walter)’ 역시 이름에서 벤야민과 연계성을 품고 있는데, 벤야민은 '역사적 개념에 대하여'라는 에세이에서 스위스 태생의 독일화가 파울 클레의 ‘새로운 천사’ 그림을 통해 자신의 역사철학을 설명했다.
1939년에 클레가 발표한 그림 '천사'는 생의 끝에서 오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한 매우 ‘암울한 모습’의 천사를 담고 있었다. 1920년에 클레가 첫 선을 보인 저항하는 역사의 천사 '앙겔루스 노부스(Angelus Novus)'에서 비롯된 천사 시리즈의 일환이었다.
골똘하게 생각하던 무언가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는 천사는 날개를 펴고 입을 벌린 채 뚫어져라 ‘과거’를 응시하고 있다. 일련의 사건들이 도달하게 된 재앙을 바라보는 천사는 ‘파국’으로 인해 발 앞에 높이 쌓여가는 잔해들을 게워내고 있고, 앞을 향하고 있는 몸은 거세게 휘몰아치는 ‘바람’을 더 이상 맞서 버틸 수 없다는 듯, 부러질 것 같은 날개를 접지 못한 채 그대로 펼치고 서 있다.
벤야민은 하늘로 파편 더미가 치솟는 가운데, 저항할 수 없이 ‘미래’로 내몰리는 천사가 마주하고 있는 사나운 폭풍을 ‘진보’라고 불렀다. 벤야민의 역사의 폐허에 대한 개념, 진보를 위한 대가, 과거와 미래 사이를 점유하고 있는 존재에 대한 사유는 '엔젤스 인 아메리카'에 적용되어, ‘미국을 대변하는 천사’를 상징으로 나름의 의미를 갖게 된다.
연극의 “시대와 변화를 읽어내는 능력”을 강조하는 커쉬너는 동성애자이자 사회주의자, 자유주의자, 유대인으로서 자신이 직접 겪어낸 1980년대 중반의 미국 사회를 현실과 환상이 중첩되고, 분할된 짧은 장면들이 빠르게 전환되며, “깃털과 거울과 연기가 포함”된 대중 엔터테인먼트가 화려함을 더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그려낸다.
“국가적 주제에 관한 게이 판타지아(A Gay Fantasia on National Themes)”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작곡가가 악상이 떠오르는 대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창작하는 악곡을 일컫는 ‘환상곡(판타지아)’이라는 음악의 형식을 연극에 적용한다.
맥락 없이 하늘에서 깃털이 내려오기도 하고, 전혀 만날 일이 없는 인물들이 환각 속에서 조우하기도 하며, 갈등하는 두 커플이 한 공간에 등장해 동시다발적으로 대화를 하기도 하는 형식은 오페라의 중창이나 변주된 메들리를 선보이는 음악곡과 유사하다.
“모든 것이 정치적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극과 비정치적인 극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연극이 훨씬 더 유용하다”고 말하는 커쉬너는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이 서로 얽히고설킨 복잡한 그물망”을 자유로움 속에 ‘환상곡’으로 표현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또, 상당히 ‘미국적인 주제’를 파고드는 작품의 특성상 미국의 건국과 뿌리, 역사, 종교, 문화, 인종, 계급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이는 암시와 상징, 풍자, 은유로 삽입된 많은 시적 요소들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존재한다.
실제로 커쉬너는 브로드웨이 초연이 있기에 앞서 먼저 1992년 세계 초연으로 선보인 영국 국립극장 공연이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과 관련해, “너무 많이” 미국에 대해 말하고 있고, 특히 미국인을 겨냥해 말하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미국 이외의 어떤 곳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않았다”면서 놀라움을 드러냈다.
이는 한 개인의 삶이 역사 속 변화의 시기와 맞물리면서 일상이 흔들리고 삶의 모든 구조가 흐트러지는 경험을,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하게 되는 ‘보편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연극비평가이자 극작가인 팀 트리너는 두 개의 파트를 합쳐 장장 8시간에 걸쳐 펼쳐지는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를 정치극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부적절한 태도임을 지적한다. 그는 죽음에 직면한 사람들의 “사랑과 연민의 드라마”이자 “실패에 대한 이야기”, “인간답게 존재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로 작품을 읽어낼 필요성을 강조한다.
9개의 장면과 10개의 장면, 7개의 장면이 빠르게 진행되는 총 3막의 '파트 원'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에이즈의 위기가 증폭되면서, 동성애 혐오가 과도해지던 1985년 10월부터 12월까지의 시간을 다룬다.
동성애 커플로 4년째 함께 살고 있는 프라이어와 루이스, 모르몬교 신자인 하퍼와 조셉 피트 부부, 그리고 역사 속 실제 인물로 “악마의 변호사”로 일컬어지는 로이 콘을 둘러싼 이야기는 병동에서 환자를 돌보는 흑인 게이 간호사 벨리즈,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갑자기 아들 조셉이 있는 뉴욕으로 오게 된 한나, 1950년대 매카시즘 광풍 속에서 사형에 처해진 에델 로젠버그와 엮이면서, 시대가 품고 있던 ‘불안과 갈등’을 표출한다.
물론 플롯의 중심에 자리한 것은 에이즈 판정을 받은 프라이어가 ‘죽음’에 대한 공포와 고통에 시달리면서, ‘천사’의 도래를 계시하는 환청을 듣고, 환각을 보면서 점점 더 ‘광기’로 내딛는 듯 혼란을 겪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타인의 ‘고통’을 함께 견뎌낼 용기와 인내심이 부족한 연인 루이스에게 버림받고, 광장공포증으로 인한 불안 증세를 가라앉히는 약 ‘바륨(Valium)’에 중독되어 ‘환각’으로 도피하는 하퍼와 초현실적인 만남을 경험하고, 함께 드랙퀸(Drag Queen)으로 일했던 친구 벨리즈의 위로를 받는 여러 ‘관계’들을 통해 다른 인물들의 삶이 더해지기 시작한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의 복잡한 구조는 줄거리를 요약하기 어렵게 만드는데, 극의 구조상 중심에 있는 인물은 프라이어의 연인이지만 그의 ‘고통’ 앞에서 도망치는 비겁한 인물 ‘루이스’라고 할 수 있다. 레이건 정부를 끔찍하게 여기며 자신의 정치 이데올로기를 끝없이 쏟아내는 루이스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인물이다.
루이스의 프라이어를 떠나는 결정은 동성애적 성향을 숨기고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탓에 아내인 하퍼를 ‘불행’하게 만드는 공화당 지지자이자 모르몬교 신자인 조셉과의 연결 고리를 만들어 낸다.
조셉은 루이스와의 우연한 접촉으로 인해 자신의 성 정체성을 더 이상 거부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고, 하퍼와 점점 더 갈등을 겪게 되면서 ‘균열’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연방 법원에서 근무하는 수석 서기관인 조셉은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의 법무부로 가서 일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겠다는 변호사 로이 콘의 제안을 받지만,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불법적인 일 처리를 하는 대가라는 점에서, 부패로 얼룩진 미국 사회의 일면을 노출하게 된다.
에이즈가 발병한 로이는 간암이라고 속이면서 치료를 거부하지만, 누명을 씌워 간첩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도록 한 에델의 유령이 그의 앞에 나타나 ‘끝’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준다. 로이와 에델의 만남은 1950년대의 매카시즘으로 인한 공포와 1980년대의 레이건 정부 때의 차별과 분열, 혐오, 탐욕, 박해를 연결하게 된다.
“예술은 인간이 세상을 인식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는 에른스트 피셔의 생각을 지지해 온 커쉬너는 '엔젤스 인 아메리카'를 통해 미국이라는 국가가 품고 있는 ‘내적 도덕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연극학자인 제임스 피셔는 현재와 과거, 미래가 교차하는 곳으로 ‘미국’을 바라보는 커쉬너가 “역사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생각하는 시점을 선택해 질문하고자 하는 것은 ‘미국이 세운 이상의 실패와 세상의 종말을 향하는 것 같은 암울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밝은 미래를 향한 희망을 품을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라고 말한다.
건설적인 미래를 향한 움직임에는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과 ‘변화’를 수용하고 포용하려는 자세가 동반되어야 한다. 하지만 멈춤과 회귀, 과거의 망령과 현상 유지, 정체된 세상과 고정된 사고를 지향하는 사회 속에서, ‘변화’란 좀처럼 얻기 힘든 것이 된다.
커쉬너는 이러한 질문들을 희극적이고 비극적이며, 환상적이고, 사실적인, 그리고 매우 시적인 연극 방식을 통해 무대 위에 구체화한다.
사실 '엔젤스 인 아메리카-파트 원'은 사적인 삶과 공적인 삶이 복잡하게 엮여있는 인물들의 갈등이 표출되고, 틈이 노출되며, 혼란과 모순이 가중되는 속에서 끝나버리기 때문에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답답함과 모호함, 끝없는 궁금증과 의문만을 남기는 특징이 있다.
프라이어의 침실에 나타난 ‘천사’가 말하는 “위대한 일”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예언자라고 일컬어지는 프라이어가 전달해야 하는 메시지는 무엇이며, 프라이어와 하퍼, 루이스, 조셉, 로이 콘의 미래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뉴욕에 온 한나와 작품 속 유일한 유색인종 벨리즈, 1950년대의 유령 에델이 인물들과 엮어낼 서사는 도대체 무엇일까?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은 '파트 투: 페레스트로이카'가 품고 있고, 커쉬너는 에필로그를 통해 자신만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커쉬너가 관객을 향해 남겨둔 이야기는 무엇일까? 스스로 “가장 암울한 시기”라고 일컬었던 1980년대 중반의 미국이라는 ‘과거’를 통해 현재의 우리가 깨닫기를 바랐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파트 투'가 기다려지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