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 우주화가의 시·그림 우주여행](75) 센타우루스자리 프록시마 B
인터뷰365 하정열 칼럼니스트 = 우리가 앞으로 은하수를 여행하면서 제일 먼저 방문할 별은 태양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프록시마 센타우리(Proxima Centauri)이다.
센타우루스자리 프록시마라고도 불리는 이 별은 남반구 하늘의 센타우루스자리 방향으로 지구로부터 약 4.24광년(1.301파섹) 떨어진 곳에 있는 저질량 항성이다. 이 별의 라틴어 명칭 Proxima Centauri는 '센타우루스자리의 별들 중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이라는 뜻이다.
태양과의 거리가 어디까지나 다른 천체에 비해서 가장 가깝다는 것이지, 4.24광년이란 거리를 ㎞로 환산하면 대략 40조㎞나 된다. 빛의 속도로 날아가면 4년 걸리는 거리니, 유인우주선 가운데 가장 빨랐던 아폴로 10호를 타고 가도 114,000년이 걸리고, 현재 가장 빠른 우주선인 보이저 1호의 17㎞/s로 가더라도 약 7만 년 정도가 걸린다. 빛의 속도의 20%까지 가속시키는 걸 목표로 하는 스타샷이 실현된다고 해도 20여년 이상 여행을 해야 탐사가 가능하다.
이 별은 로버트 이네스(Robert T.A. Innes)가 1915년에 발견했으며,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이지만 적색왜성으로 겉보기등급이 11.13에 불과하여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센타우루스자리 프록시마는 센타우루스자리 알파 항성계의 세 번째 구성원으로 센타우루스자리 알파 C로 부르기도 한다. 별 자체는 우주의 모든 별 가운데 70% 이상을 차지하는 평범한 적색왜성이며, 분광형도 M5.5정도로 평균에 가깝다. 프록시마와 가장 가깝다는 알파 센타우리에서도 약 4.5등성 정도의 밝기로 보이므로 맨눈으로 겨우 볼까말까한 수준이다.
센타우루스자리 프록시마의 질량은 태양의 8분의 1 수준이며, 평균 밀도는 태양의 약 33배이다. 지구에서 가깝기 때문에 프록시마는 각지름을 직접 측정할 수 있는 천체이며, 실제 지름은 태양의 약 7분의 1이다.
유럽 남방 천문대와 스위스 제네바대학교 등 국제공동연구진은 학술지 Astronomy & Astrophysics에 칠레 초거대망원경의 시선속도(Radial velocity) 측정 분광장비를 이용해서 프록시마 b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행성은 어머니 별로부터 0.05AU 거리만큼 떨어져서 11.2일을 1주기로 공전하고 있다. 이 행성의 온도는 표면에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기 때문에 프록시마 b는 생명체 거주가능 영역 안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프록시마가 적색왜성이자 섬광성이기에 b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대해서 논란이 있다.
센타우루스자리 프록시마 b는 암석형 행성인데, 그 질량은 지구의 1.27배이다. 여기에 프록시마 b의 평균 온도는 표면에 액체 물이 존재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프록시마의 생물권 안을 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프록시마가 태양 비슷한 별이면 b는 매우 높은 수준의 복사 에너지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프록시마의 유효온도는 3000°C에 불과한 낮은 온도이기 때문에 지구와 비슷한 대기와 액체 상태의 물이 있고 플레어에서 나오는 자외선, X선 문제를 해결하면 생명체가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 추정된다. 즉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있는 골디락스 존에 해당되는 행성이다.
프록시마는 적색 왜성 가운데서도 매우 어두워서 이 별 둘레를 도는 행성이 지구와 비슷한 수준의 열을 얻으려면 항성에서 겨우 150만㎞ 정도만 떨어져야 한다. 프록시마 바로 옆에 지구 정도의 암석 행성이 있는지는 아직 모른다. 게다가 저 정도의 거리라면 조석 고정으로 인해 한쪽 면은 언제나 낮, 한쪽 면은 언제나 밤인 극단적인 환경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프록시마와 프록시마B 행성은 영화나 소설 등 각종 작품들에 단골로 등장하고 있다.
SF 거장인 필립 딕의 작품들에 종종 등장하는 외계인 제국의 모성이 프록시마다. 지구에서 너무 멀기 때문에 외계인이 직접 등장하는 일은 없으며, 지구인들과 사이가 나쁘며 지구인들의 멸망을 바라고 있다는 정도만 나온다.
터미널 벨로시티의 최종 스테이지 장소이기도 하다. 정확히는 프록시마의 위성 중 하나인 '프록시마 VII'로, 최종보스를 물리치고 탈출하면 위성이 통째로 박살난다.
프로젝트 스타샷은 21세기 전반기 내에 센타우루스자리 알파 계에 탐사체를 도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구에서 100기가와트 위력의 레이저를 초소형 탐사선에 발사하여 빛의 속도의 20%까지 가속을 시키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이 탐사선들은 프록시마에 플라이바이하여 사진을 찍고 행성의 대기 조성물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할 것이다. 이렇게 수집한 자료가 지구로 전송되는 데에는 4.22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의미를 담아 그림 ‘센타우루스자리 프록시마241501’를 그리고, 시 ‘프록시마 B의 주인들이여’를 지었다.
프록시마 B의 주인들이여
우리는 프록시마 B의 행성을 향해
어둠을 헤치고 우주여행을 하면서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편다
그들은 어떻게 생겼을까
그들은 어떤 언어를 사용할까
그들은 어떤 옷을 입을까
그들은 어떤 식사를 할까
그들은 어떤 집에 살까
그들은 우리에게 호의적일까
상상은 호기심을 증폭시키고
호기심은 탐험정신으로 이어져
우리와 닮은 지적생명체를 향해
오늘도 우리의 우주선은
끓임없이 노를 저어간다
프록시마 B의 주인들이여
조금만 기다려 다오
당신들을 사랑하는 우리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