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하영 365칼럼] 21세기 사회가 품은 ‘폭력’으로 인한 ‘비극’...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
[앨리스 박사의 문화로 보는 세상풍경] -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안무가” 매튜 본의 2019년 작품 - 20세기 음악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발레곡 ‘로미오와 줄리엣’ - 10대들을 위한 21세기 비극적 사랑 이야기
인터뷰365 주하영 칼럼니스트 = 러시아의 작곡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전막 발레곡 ‘로미오와 줄리엣’은 20세기에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이다.
1917년 러시아 혁명 당시 26세의 나이로 고국을 떠났다가 1930년대에 소비에트로의 귀환 결정을 내린 프로코피예프는 1934년에 제작 의뢰를 받아 1935년에 완성한 발레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초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2008년 러시아 아카이브의 자료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지면서 프로코피예프 가문의 승인을 받아 연구를 지속한 음악학자 사이먼 모리슨에 의하면, 프로코피예프의 발레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둘러싼 배경에는 셰익스피어의 원작만큼이나 강렬한 “억압, 투쟁, 불운한 죽음”이 가득하다.
모리슨은 소비에트의 검열과 박해로부터 프로코피예프가 발레곡을 지켜내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했음”을 강조한다.
그는 알려지지 않은 많은 죽음이 있음을 언급하는데, 1940년 마침내 키로프 극장에서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이 소비에트 초연을 갖게 되기까지, 처음 발레곡을 의뢰했던 관료의 처형과 해피엔딩 결말을 승인했던 중앙위원회 위원의 처형,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을 제안하고 함께 대본 작업을 구상했던 친구 예술가의 처형이 있었다.
또한, 가까스로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단막으로 수정된 버전으로 초연을 선보일 수 있게 되었던 1938년, 프로코피예프의 첫 번째 부인이 시베리아 노동 수용소인 ‘굴라크(Gulag)’로 끌려갔고, “사상적 교정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출국이 금지된 프로코피예프는 발레 초연을 보지 못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이라는 이데올로기에 부합하는 음악을 강요당하며, 끊임없이 수정과 삭제, 첨가를 요구받았던 프로코피예프는 발레곡을 자신의 의도대로 지키기 위해 분투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소비에트 초연은 당시 안무가였던 레오니드 라브로브스키가 “프로코피예프의 곡이 춤추기 어렵다”는 이유로 허락 없이 일방적으로 음악을 추가하고 일부 섹션을 재편곡한 상태에서 공연되었고, 스탈린상을 수상했다.
프로코피예프는 1946년 볼쇼이 발레단이 모스크바 공연을 선보일 당시 악보의 복원을 간청했지만 또다시 거부당했다. 이후 그의 모든 음악에 검열과 조사가 이루어졌고, 점차 건강이 악화된 프로코피예프는 1953년 3월 5일 사망했다.
심지어 그의 죽음조차 주목받지 못했는데, 스탈린이 사망하기 불과 50분 전에 사망한 탓에 언론이 제대로 보도를 하지 않은 때문이었다. 프로코피예프의 시신은 거리를 가득 메운 스탈린을 애도하는 사람들로 인해 옮길 수가 없어서 3일 뒤에나 묘지에 묻힐 수 있었다고 한다.
1956년, 라브로브스키와 볼쇼이 발레단은 런던을 포함한 유럽 투어를 진행했고,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은 스펙터클한 웅장함과 드라마적인 측면에 찬사를 받으며, 존 크랑코와 케네스 맥밀란이라는 두 안무가에게 큰 영감을 남겼다.
프로코피예프의 발레곡은 상당히 많은 안무가에 의해 무대화되었지만, 오늘날 가장 자주 공연되는 버전으로는 1962년 크랑코가 안무한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작품과 1965년 맥밀란이 로열 발레단을 위해 안무한 작품이 있다.
2008년, 마침내 모리슨에 의해 복원된 프로코피예프의 오리지널 발레곡이 뉴욕 대중의 사랑을 받는 천재 안무가 마크 모리스의 댄스 컴퍼니(MMDG)에 의해 공연되며, “원작의 광기와 에너지, 디테일을 성공적으로 복원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2019년, 영국 공연계 최고 권위인 올리비에상 ‘역대 최다 수상자(9회)’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안무가(TIME)”로 일컬어지는 매튜 본 경(Sir Matthew Bourne OBE)이 젊은 세대를 위한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을 초연했다.
‘옵저버’로부터 “통찰력이 가득한, 비극적인 이야기의 흥미로운 재해석”이라는 평가를 받은 ‘로미오와 줄리엣’은 유력 영국 언론들로부터 별 다섯 개 만점을 받으며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공연되지 못하다가, 2023년부터 세계 투어의 일환으로 런던-LA-파리-도쿄를 거쳐 지난 5월, 서울 마곡에 위치한 LG아트센터에서 내한 공연을 선보였다.
1995년 맨발의 남성 백조들이 등장하는 발레 ‘백조의 호수’로 전 세계에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매튜 본은 ‘호두까기 인형’,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미녀’, ‘라 실피드’ 등 발레의 고전으로 여겨지는 작품들을 꾸준히 새로운 해석으로 선보여온 탓에, 프로코피예프 음악을 바탕으로 한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역시 언젠가 재해석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아왔다.
하지만 유독 ‘로미오와 줄리엣’ 만큼은 개인적으로 작업을 피하고자 했는데, 어린 시절부터 수많은 공연과 영화를 접해온 그에게 여러 세대에 걸쳐 재창작과 해석이 있어온 셰익스피어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더 이상 새롭게 선보일 방법이 있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초연 당시 진행한 인터뷰에서 매튜 본은 ‘로미오와 줄리엣’은 사실 “스토리보다는 함께 작업할 사람들에게 영감을 받은” 작품임을 강조했다.
젊은 무용수들뿐 아니라 젊은 안무가를 비롯한 스태프들이 자신의 무용단 ‘뉴 어드벤처스(New Adventures)’의 전문 크리에이티브 팀과 함께 작업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제안은 매튜 본을 흥분시켰고, 새로운 인재를 육성할 수 있다는 기대로 부풀게 했다.
이는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매번 놀라운 작품을 선보여온 뉴 어드벤처스가 무용에 관심 있는 젊은 세대에게 프로덕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자체적 성공을 거두어 투어에 나선 ‘파리 대왕’과 유사한 모델이었다.
2018년, 영국 전역에서 만 16세에서 19세 사이의 무용수들이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위한 대규모 오디션에 참가했고, 1,000명 이상의 지원자들 중 워크숍과 트레이닝을 통해 다수의 무용수가 정식 단원으로 합류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요 출연진은 10대의 무용수들로 구성되었고, 셰익스피어의 원작이 겨냥한 젊은 세대의 열정적인 사랑과 자유를 향한 갈망, 폭발적인 힘의 에너지를 그대로 작품에 발산할 수 있었다.
“검증되지 않은 재능과 잘 알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너무 많이 참여하는 꽤나 두려운 프로젝트”였던 ‘로미오와 줄리엣’은 매튜 본에게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 되었고, 무용에서 잘 다루지 않던 정신 건강과 성폭행, 트라우마, 자살, 가학 행위라는 주제를 다루는 방향으로 발전되었다.
창작에 참여하는 젊은 무용수들과 안무자, 스태프들의 의견과 고민을 듣고, ‘그들을 위한, 그들에 의한 작품’을 만든 매튜 본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10대 청소년들이 교정되고 통제되는 ‘베로나 인스티튜트’라는 수용시설 혹은 정신병원과 같은 공간을 무대에 구현했다.
젊은 세대는 자신의 의지대로 성장할 수 없는 환경과 부모가 바라는 사람이 되기 위해 겪는 억압, 섹슈얼리티의 문제와 혐오, 괴롭힘, 학대, 방치에 관한 이야기들을 다루어야 할 소재로 여겼다.
이에 바탕을 둔 공연은 “매우 심각한 문제”를 “진지하고 민감한 방식으로 표현” 하면서도, 그러한 비극적인 상황에 이르게 된 이유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필요로 했다.
매튜 본은 콘셉트와 디자인, 배경을 구상할 때 가장 먼저 조언을 구하는 무대/의상 디자이너 레즈 브라더스톤과 논의를 거쳐, 정신병원을 연상시키는 반원형의 흰색 타일 벽으로 된 수용소 세트를 제작했다.
초반부터 머릿속에 이야기를 거의 대략적으로 정해놓은 상태에서 안무 창작 작업을 위해 무용수들과 워크숍을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한 매튜 본은 단체 동작과 듀엣, 솔로 등의 연습 과정을 통해 작품을 완성했다.
큰 줄거리는 정해져 있을지 몰라도 세부적인 것들은 늘 리허설 과정에서 “전구가 켜지는 순간”처럼 다가온다는 매튜 본은 무엇보다 “경청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무용수들이 기술적인 훈련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이야기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영감을 줄 수 있는 영화들을 추천하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춤’으로 모든 스토리텔링을 완성해야 하는 무용 작품이 관객들에게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의 맥락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철창으로 주변이 둘러싸인 흰색 벽 공간은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이 시작됨과 동시에 석관처럼 보이는 비스듬히 기울어진 영안실 침대 위에 피로 물든 채 나란히 누워있는 젊은 연인과 관객이 마주하도록 만든다.
대중에게 이미 익숙한 비극적 결말을 첫 장면으로 시작하는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어떻게 그들이 ‘죽음’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려는 듯, 그들을 덮은 붉은 천이 펄럭거리는 사이에 과거로 회귀한다.
안무에 최적화된 음악을 통해 메시지를 보다 강렬하게 전달하고 스토리텔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드는 매튜 본은 프로코피예프의 발레곡을 새롭게 편곡, 배열한 테리 데이비스의 음악을 사용한다.
프로코피예프 에스테이트의 허락을 받아 20여 년간 함께 협업해온 데이비스에게 의뢰해 ‘재구성’된 악보는 투어 공연을 필수로 하는 무용단의 특성에 맞게 16인조 오케스트라를 위해 편곡되었다.
총 52곡으로 이루어진 프로코피예프 발레 음악 가운데 캐퓰릿 가문의 무도회 장면에서 연주되는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기사들의 춤’이 첫 부분에 등장하고, 여러 차례 반복되며 긴장감을 불러오는 데이비스의 편곡은 ‘뉴욕타임스’로부터 “프로코피예프 악보의 능숙한 배치”라는 평가를 받았다.
차이콥스키와 같은 발레 작곡가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발레음악에 교향곡의 원리를 적용해 발전시킨 프로코피예프의 악보는 웅장하고 드라마틱한 전개를 강조한 특징이 있다.
각 발레곡에는 파드되(2인무)나 여러 춤을 선보이는 디베르티스망의 무용적인 요소보다 셰익스피어 원작의 극적인 전개와 인물의 감정, 성격, 환경의 변화를 담아내는데, 곡마다 장면과 관련된 제목이 붙어 있다.
이 때문에 드라마의 필수적인 요소로 기능하는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은 두 원수 집안의 연인이 겪는 불운한 비극이 아니라, 부모의 기대에 맞지 않거나 사회에 부적응자로 낙인이 찍혀 교정시설에 감금된 청소년들의 비극으로 그려진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맞게 변형될 필요가 있었다.
데이비스의 음악은 2막으로 구성된 버전에 맞게 “축소한 것은 아니지만 특정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필요한 요소의 순서를 새롭게 배열하고, 프로코피예프의 드라마적 요소를 공유했다”고 할 수 있었다. 데이비스는 템포를 빠르게 적용해 작품이 제시하는 강렬한 감정과 폭력의 분출, 본능적이고 세속적인 세상의 거친 느낌을 강조했다.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원작보다는 맥밀란 버전의 아크로바틱한 요소에 대한 오마주와 1957년 레너드 번스타인과 스티븐 손드하임의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느낌을 더 많이 담고 있다.
무엇보다 줄리엣의 캐릭터가 중심에 놓인 특징이 있는데, 교정 시설에 오게 된 이유는 설명되어 있지 않지만, 수감된 청소년들을 규제하는 경비원에 의해 성폭행을 당하고 트라우마를 겪는 고통 속에 있다.
로미오는 상원위원으로서의 정치적 행보에 방해가 되는 아들을 세상과 격리시키는 부모의 선택으로 인해 수용시설에 오게 되고, 홀로 괴로워하며 춤을 추는 줄리엣의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다.
두 사람은 남녀의 숙소가 엄격하게 구분된 시설에서 청소년들의 유대감을 높이고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고 싶어 하는 로렌스 목사가 주재한 댄스파티를 통해 원작과 마찬가지로 사랑에 빠진다.
여성으로 변경된 심리상담사인 로렌스 목사(수사)는 원작에서처럼 함께 할 수 없어 애타는 연인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지만, 죽은 듯 잠에 빠지는 물약을 제공하는 원작의 서사보다 수동적인 위치에 머문다.
흥미로운 점은 원작에서 로미오의 친구인 머큐시오를 죽이고, 그에 분노한 로미오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줄리엣의 사촌 티볼트가 매튜 본의 버전에서는, 줄리엣을 성폭행하는 악역 경비원으로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티볼트는 수감된 청소년들을 폭력적으로 다루고, 머큐시오의 동성애적 성향을 혐오해 살해할 뿐 아니라 결국 반발한 로미오와 줄리엣을 비롯한 청소년 모두에 의해 목이 졸려 죽음에 이른다.
매튜 본은 머큐시오와 사랑에 빠진 인물로 셰익스피어 원작에서 로미오의 하인으로 잠깐 등장하는 발타자르를 설정한다. 발타자르의 솔로 안무는 머큐시오의 죽음을 슬퍼하고 사회의 정해진 규범에 저항하는 감정을 통해 또 다른 사랑의 비극을 강조한다.
또한 티볼트에게도 어린 시절 학대와 폭력으로 인한 분노조절 장애와 알코올 중독을 암시하는데, 티볼트는 로렌스 수사가 내미는 도움의 손길을 뿌리친다.
사랑으로 서로를 위로하고 고통을 잊어나가던 연인은 머큐시오와 티볼트의 죽음으로 인해 더욱 큰 상처와 분노, 죄의식 사이에서 좌절한다.
수용소의 청소년들 역시 약물 처방 속에서도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잇따른 충격과 끔찍한 폭력의 상황에 노출된 탓에 자살의 충동을 느끼며 베게 밑에 칼을 숨긴 줄리엣은 모든 책임을 짊어지고 독방에 갇힌 로미오를 로렌스 목사의 도움으로 만나게 된다.
하지만 두 사람의 성적 결합은 사랑에도 불구하고 트라우마가 혼란스럽게 섞인 상태의 줄리엣에게 가해자인 티볼트의 ‘환영’을 보도록 만든다. 로미오를 티볼트로 착각한 줄리엣은 로미오를 칼로 찌르고, 로미오는 죽음에 이른다.
피투성이가 된 로미오의 시체를 부둥켜안고 울부짖던 줄리엣은 결국 자신을 칼로 찌르며, 사회에 의해 방치된 21세기 젊은 연인은 폭력적이고 끔찍한 비극의 결말을 맞이한다.
안무적으로 매튜 본은 억압당하는 청소년들의 영혼 없는 기계처럼 경직된 동작과 자유로움을 즐길 때의 열정적인 욕망을 대비시키고, “무용 역사상 가장 긴 키스신”이라는 말로 지칭되는 21세기 커플의 격렬함을 아름다운 파드되로 선보이는 혁신을 선물한다.
또, ‘비극’의 맥락 역시 보다 강렬하게 관객에게 피력하는데, 폭력의 과감한 수위와 살인, 자살이 무대 위에 실행되는 점이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험이 SNS를 통해 초연 당시 지적되었다.
이에 정신적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링크와 상담 라인이 작동하기도 했던 작품은 고통스럽고 끔찍하더라도 ‘진실’을 담은 사실적 상황과 직면할 필요를 강조한다.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겨냥하는 바는 21세기 청소년들이 고민하고 두려워하는 문제에 대한 과감한 언급과 사회가 품은 폭력적 요소, 정신적 문제를 증폭하는 방치와 무관심이 어떻게 ‘비극’으로 치닫는가를 관객이 보도록 만드는 일이다.
LA 공연 당시, 언론으로부터 “최근 기억에 남는 셰익스피어 작품 중 가장 흥미로운 재창조”라는 평가를 받은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프로코피예프의 발레 원곡이 담고 있던 광기와 에너지의 폭발을 21세기의 맥락으로 가져와 현재 세대의 역동적인 안무로 표현한 점, 그리고 셰익스피어 역시 당대의 극작가로서 강조하고자 했던 폭력적인 사회 속에서 자유를 얻으려는 젊은 연인이 비극에 이르는 파토스를 동시대의 이야기와 감정 속에 담아낸 점, 그것이 성공적인 ‘재창조’라는 다수의 평가의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