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향식의 365건강칼럼]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억압된 감정, 글로 표출하면 치유효과

- 불안감, 강박증, 우울증 개선에 특효인 ‘치유글쓰기’ - 미국선 200년 전부터 정신질환치료 보조수단 활용하기도

2024-03-13     신향식

인터뷰365 신향식(/칼럼리스트, 자연치유사) =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란 동화가 있다. 주인공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치면 속병이 풀려서 완쾌됐다는 이야기다. 억압된 감정을 외부에 표출하여 심신 건강을 찾은 것이다.

치유글쓰기(글쓰기치유)는 우울증을 비롯한 심신을 치유하는 데 효과가 있다. 미국심리학협회 발표에 따르면, 감정과 스트레스에 관한 ‘치유글’은 환자들의 면역 체계를 향상시켰다고 한다.

글쓰기는 고통, 실망, 슬픔, 고민 등 내면을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가능한 글쓰기는 실로 엄청나게 큰 해방을 선사해 준다. 그래서 글쓰기엔 치유적 요소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뒤엉켜 있던 감정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치유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글을 쓰면서 무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치유적인 힘을 발휘한다.

정신 치료를 ‘말을 통한 치유’라고 부른다. 의사들은 환자에게 먼저 말을 하고 생각은 나중에 해도 된다고 권한다. 두서 없는 말일지라도 직접 말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내면에 떠오르는 감정을 자유롭게 글로 표현하면서 정신적인 상처와 불안정한 심리가 치유될 수 있다. 이를 문학치료, 글쓰기치료, 시치료로 부르기도 한다. 치유글쓰기는 우리나라에선 아직까지 생소하지만 미국에선 200년 전부터 정신질환 치료의 보조수단으로 활용했다.

치유글쓰기의 대표적인 사례로 ‘안네의 일기’를 들 수 있다. 안네 프랑크는 13세였던 1941년 독일군이 네덜란드를 점령했을 때 강제수용소에 끌려가지 않으려고 작은 다락방에서 숨어 지내면서 언제 발각될지 모르는 공포 등을 일기장에 적었다.

안네가 필사적으로 원했던 삶을 대신한 것은 일기였고, 이것은 암담한 그의 삶에 한 줄기 빛이 되었다. 이런 글이 바로 치유글쓰기로, 우울증 치유에 효과가 있다고 보는 이유다.

나는 코로나19로 우울증을 겪는 대학생들을 위로하여 심신을 치유하는 ‘치유글쓰기 마라톤’이란 이색행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2021년에 서울시립대학교 의사소통교실의 초청을 받아 비대면 줌(ZOOM)으로 30여 명에게 강의했다.

강의 주제는 ‘심신이 치유되는 글쓰기 방법론’이었다. ①치유글쓰기 이론 강의 ②치유글 예문 분석 ③치유글 작성 ④일대일 대면첨삭 ⑤치유글 낭독 및 상호평가 ⑥총평 순으로 진행했다. 가슴 뭉클한 우수작이 많아서 발표도 하고 인터넷신문에 싣기도 했다.

내면에 떠오르는 감정을 자유롭게 글로 표현하면 정신적인 상처와 불안정한 심리를 치유할 수 있다. 그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 응어리진 감정을 마음껏 적어보면서 흙길 맨발걷기를 곁들이면 몸과 마음의 치유에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받는 현대인들은 고통에 힘겨워 일상을 포기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흉흉한 소식들이 많아지면 더 큰 혼란과 외로움, 우울함에 빠지게 된다. 현대 사회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치유글을 써서 한가닥 희망의 빛을 받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