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예술 매거진 ‘E美지’, 박재홍 시인·모델 김종욱 소개

- 2023 겨울호 출간...박재홍 시인, 김종욱 모델 특집

2023-12-26     김두호 기자

인터뷰365 김두호 기자 = 인터뷰365가 매월 선정하는 ‘굿피플 베스트10’의 선정 인물이기도 한 방귀희 작가가 창간, 발행해온 장애인예술 계간지 ‘E美지’의 금년도 마지막 겨울호에 박재홍 시인과 모델 김종욱 등이 특집 인물로 소개되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박재홍(1968∼ ) 시인은 태어난 지 8개월 만에 소아마비 중증 장애인이 되어 걷지 못하고 기어서 이동하는 장애를 겪으며 성장했지만 그것이 불행인 줄 알게 된 것은 바닷가에서 본 소라게가 자신처럼 걷는 것이 불편하고 그것이 슬퍼 보이면서 장애의 정체성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목발에 의지해 학교를 다니고 독학사로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뒤 2010년 계간 ‘시로 여는 세상’으로 등단, 첫 시집 ‘낮달의 춤’을 비롯해 20여 권의 시집을 발간할 정도의 열정을 보여주며 2015년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수상 등 각종 문학상을 받은 중견 시인으로 활동해 왔다.

금년 1월에 시집 ‘금강에 백석의 흰당나귀가 지나갔다’를 펴내면서 “차별과 왜곡, 그리고 억압된 사회의 구성원으로 시의 삼림에 묻혀 묘옥을 짓고 사는 나는 매일 혁명가를 꿈꾸지만 지친 몸의 삶의 직벽에 이마를 부딪쳐 깨진 육신의 고단함을 비낄 수 없었다”는 신간 시집 발간의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작가의 대표시 한 편을 소개한다.

탁발

나는 어머니가 쥐고 있는 발우 같았습니다 / 길지도 적지도 않은 탁발과 보살심은 / 벗겨진 옻칠처럼 가뭇한 기억 가신이후로 / 아귀처럼 부풀어 오르는 / 허기가 바람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비는 오는데 / 비 오는 전동리 대숲에서 / 그늘 속에 죽순처럼 자라는데 / 갈 길이 먼 우리네 인생길도 저무는데 / 나는 그 어디서 기다려야 하는가 / 탁발을 멈추고 / 녹슨 황혼이 벗겨진 바루 속으로 숨어가는구나

모델 활동과 함께 연극, 단편영화 배우로도 활동하는 김종욱(1996∼ )은 EBS ‘별일 없이 산다’, MBC ‘우리 동네 피터팬’, KBS ‘사랑의 가족’등의 다양한 프로에 출연 활동을 해왔고 2019년 단편영화 ‘모두의 영화’에서 배우로, 이어서 서울관광공사의 홍보영상 모델과 의류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놀랍게도 그는 11살 때부터 뇌병변장애로 인해 전동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왔다. 같은 처지의 장애인을 돕는 사회복지사가 되겠다는 생각에서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였지만 우연히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개최된 패션행사에 가면서 스스로 꾸며 입은 패션이 그날 참석한 포토그래퍼들의 집중 조명을 받게 되자 자신도 패션모델이 될 수 있다는 꿈을 가졌다. 휠체어에 앉아 있지만 비장애인들보다 특색 있는 모델로 활동하는 꿈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또 장애를 다룬 옴니버스 영화 ‘모두의 영화’에서 한 에피소드인 ‘씨네필’의 주연으로 출연하였고 지난해 장애인문화예술축제에 올려진 ‘그 집 모자의 기도’공연에서도 주인공 아들역으로 관객들의 큰 인기를 모았다. 그는 휠체어 위의 삶도 비장애인들의 꿈과 함께 할 수 있다는 놀라운 에너지를 가진 보기 드문 열정으로 ‘스타’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