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하영 365칼럼] ‘다름’으로 인해 비극에 이른 ‘한 사람’의 삶...연극 ‘튜링머신’
[앨리스 박사의 문화로 보는 세상풍경] - 프랑스 작가·배우 브누아 솔레스가 영국 수학자 앨런 튜링의 삶 다룬 2인극 - 2018 아비뇽 오프 페스티벌 화제작...2019 몰리에르 어워즈 4개 부문 수상
인터뷰365 주하영 칼럼니스트 = 시대를 앞서간다는 것은 고독한 일이다.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무언가를 외롭게 주장하는 일은 사람을 피폐하게 만든다.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을 제시하는 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끝없이 설득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막상 사람들이 새로운 주장의 가능성을 감지하고 인정한다 할지라도, 그 순간 함께 피어오르는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을 희망과 전망으로 바꾸는 일은 또 하나의 ‘장벽’이 된다.
만약 그러한 고독과 장벽을 넘어 세상을 구하는 영웅의 업적을 이루고도 평생 단 한마디도 할 수 없었던 천재가 있다면, 그가 지녔을 침묵의 무게를 상상할 수 있을까?
2013년 12월 24일,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52년 동성애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화학적 거세형을 받았던 수학자이자 암호학자, 컴퓨터 과학의 선구자인 앨런 튜링(Alan Turing)의 왕실 특별사면을 발표했다.
1954년 자택에서 사이안화 칼륨 중독으로 사망한 튜링의 59년 만의 복권이었을 뿐 아니라 2009년부터 시작된 청원 캠페인의 수년간에 걸친 노력의 결과이기도 했다.
2009년 8월, 영국 프로그래머 존 그레이엄 커밍은 튜링의 동성애 혐의 판결과 처벌에 대해 영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촉구했고, 곧바로 3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화제가 되었다. 한 달 뒤인 9월, 고든 브라운 총리는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전적으로 부당한 처우였음을 인정하며, 정부를 대신해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2011년부터 시작된 튜링의 유죄 판결 사면에 대한 요청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 암호 해독 기계를 고안한 튜링의 업적을 외면하고, 기밀 유지 강요로 인해 한 개인을 절망과 억압, 좌절로 몰고 간 부끄러운 역사를 바로잡는 차원에서 의회에 제출되었다.
하지만 2012년 법무부는 이를 거절했다. 당시 법무부 장관은 현재의 눈으로는 잔인하고 터무니없게 여겨지는 유죄 판결을 받은 튜링 사건이 “비극적”이지만, 1885년부터 적용돼 1967년에 폐지된 동성애 처벌법은 1952년에 여전히 유효한 것이었기 때문에, “역사의 맥락을 바꾸는 것보다는 다시 그 시대로 돌아가지 않도록 해야 함”을 강조했다.
존 리치 의원은 튜링의 영웅적 공로는 인정하면서도 현재 폐지된 법에 근거한 유죄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임을 주장했고, 2014년 8월에 공식적으로 튜링의 사면이 선포될 때까지 법안 제출과 캠페인을 이어나갔다.
2017년 9월, 영국 정부는 ‘음란죄’로 규정된 후 튜링과 유사하게 동성애 처벌법으로 형을 선고받은 모든 남성들에게 ‘소급 사면’을 확대할 것을 발표했다.
“앨런 튜링법”으로 알려진 사면은 1895년 동성애 외설로 인해 강제노동형을 선고받고 출옥한 뒤 죽음에 이른, 영국을 대표하는 아일랜드 출신의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 또한 포함하고 있었다.
2023년 7월, 벤 월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트래펄가 광장에 튜링 동상 건립의 필요성을 제안하면서, 튜링은 2차 세계대전을 단축했고, 수많은 생명을 구했으며, 나치를 무너뜨린 “가장 위대한 전쟁 영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튜링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한 사회가 개인을 어떻게 대했는지를 보여주는 “슬픈 이야기”라는 점 또한 덧붙였다.
LG아트센터 U+스테이지에서는 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의 암호체계인 에니그마(Enigma)를 풀 수 있는 기계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현재의 알고리즘과 AI, 컴퓨터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앨런 튜링’의 삶을 다룬 2인극 ‘튜링머신’의 국내 초연이 한창이다.
프랑스 극작가이자 배우인 브누아 솔레스(Benoit Solès)가 2018년 아비뇽 오프 페스티벌에서 초연한 연극 ‘튜링머신’은 화제를 모았다. 2019년 프랑스 연극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인 몰리에르 어워즈 4개 부문(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작가상, 최우수 남우주연상, 최우수 연출상)을 수상했다.
프랑스에서만 700회의 공연을 이어가며 관객의 사랑을 받은 ‘튜링머신’은 2020년 그리스와 스페인, 독일, 아르헨티나, 캐나다의 무대에 소개되었을 뿐 아니라 2022년 10월과 11월, 미국의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영어 자막으로 공연되었다.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로부터 “감각적이고 숨이 멎을 듯하며 현명하게 연출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은 ‘튜링머신’은 솔레스가 튜링 역을 연기하고 아모리 드 크레앵쿠르가 1인 4역을 맡아 ‘연극성’을 강조했을 뿐 아니라 역사를 드러내는 ‘미디어 영상’을 사용한 특징이 있다.
국내 초연이자 아시아 초연으로 선보이는 신유청 연출의 ‘튜링머신’은 4면 객석으로 이루어진 오픈된 무대에 튜링의 삶에 의미를 가지는 오브제들을 체스판 위의 기물들처럼 배치했다. 또 가운데에 튜링의 ‘생각하는 기계’를 거대하게 설치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푸른색 빛을 내며 커서가 깜빡이는 천장까지 닿아있는 기계는 초기 컴퓨터의 모습을 연상하도록 만들며, 낡은 책과 사진이 끼워진 액자, 솔방울, 방독면 등의 오브제들은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가 무엇일지에 대한 궁금증을 낳는다.
솔레스의 ‘튜링머신’은 1983년에 출간된 앤드루 호지스의 전기문 ‘앨런 튜링의 이미테이션 게임’과 휴 화이트모어의 1986년 연극 ‘브레이킹 더 코드’에 영감을 얻어 창작된 작품이다.
호지스의 전기문에 영감을 받은 화이트모어는 말더듬증과 자폐적 특징을 갖춘 튜링이 자택 강도 침입 신고로 경찰 조사에 임하던 중 동성애 사실을 인정하게 되면서 비극을 향하게 되는 에피소드를 액션의 중심 틀로 사용했다.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8개월간 공연된 이 작품은 이듬해인 1987년 뉴욕 브로드웨이로 진출해 호평을 받았으며, 토니상 3개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또, 1996년 BBC TV 영화로 만들어져 BAFTA 어워드와 GLAAD 미디어 어워드의 수상 후보에 올랐다. 2014년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의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역시 호지스의 전기문과 화이트모어의 극을 참고하고 있는데, 솔레스 또한 영화의 맥락을 상당 부분 채택하고 있다.
전기에서 연극으로, 연극에서 영화로, 영화에서 또 다른 연극으로 이어지는 창작물의 중첩은 ‘튜링머신’이 각색과 원작, 도용과 표절 논란에 휩싸이도록 만들었는데, 이는 솔레스의 ‘튜링머신’이 화이트모어의 극 전개 방식과 같은 스타일을 적용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솔레스의 작품이 튜링의 삶의 단편적 에피소드들을 시간 순서가 아닌 의식의 흐름 수법처럼, 혹은 연관된 기억의 파편들을 조명하듯, 움직이고 배열하는 방식은 화이트모어의 ‘브레이킹 더 코드’와 매우 유사하다.
특정 장면들은 대사도 비슷하게 느껴지는데, 다른 점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화이트모어가 호지스의 전기에 보다 충실한 듯 보이며, 튜링의 인간적인 측면보다는 사회의 부당함과 억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 솔레스가 1인 다역을 통해 각 장면마다 배우가 다른 인물로 변모하는 다채로움을 선사하는 것과 달리 화이트모어는 튜링의 어머니와 약혼녀를 비롯해 다양한 주변 인물을 등장시켜 각 에피소드를 구성한다.
무엇보다 솔레스의 작품에서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며 튜링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경찰 수사관 ‘미카엘 로스’는 화이트모어의 작품에서 매우 사무적이고 비인간적인 공권력의 차가움을 상징한다.
로스 형사의 인물 형상화에 대한 아이디어는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이는데, 그 외에도 튜링이 ‘생각하는 기계’를 ‘크리스토퍼’로 불렀다는 설정 또한 그대로 가져왔다.
2019년 솔레스는 ‘시네시리즈컬처’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처음부터 화이트모어의 연극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라고 언급했고, 전기문을 비롯한 수많은 자료들과 창작들의 총합에 자신만의 ‘감성’을 담은 창작이라는 점에서, 모든 혐의를 종식시킬 법적 확인을 받았음을 피력한다.
솔레스의 ‘튜링머신’의 특이점은 튜링의 삶을 끊임없이 무언가를 향해 “달리고 있는 한 남자의 이야기”라는 보편성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남들과 다른 차이점과 낯섦으로 인해 고독과 거부, 몰이해에 맞서다 “독 묻은 사과”를 베어 물고 ‘죽음’이라는 잠에 빠지게 된 이유를 파헤쳐 나간다는 것이다.
극은 수미상관 구도를 이루며 첫 부분과 끝부분의 대사가 반복된다. 튜링은 자신의 이야기가 자연을 구성하는 모든 비밀뿐 아니라 세상을 움직이는 논리와 규칙을 찾아내고자 달리는 일을 멈추지 않았던 한 사람의 “정밀함과 창의력, 이성과 본능, 육신과 정신, 침묵과 고독”의 이야기임을 강조한다.
실내 가운을 걸치고 한 손에 빨간 사과를 들고 무대에 등장한 튜링은 “얼어붙은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별똥별의 여정”처럼, 현실에서 출발해 관념으로 향하고, 자신의 탄생에서 죽음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될 것임을 덧붙인다.
무대 벽면에 영사되는 각기 다른 연도와 장소에 근거해 관객은 튜링의 삶의 궤적을 쫓게 된다.
실내 가운을 벗고 재킷을 걸친 채 좀 전과 다르게 손톱을 물어뜯으며 말더듬 증세를 보이는 튜링은 로스 형사와 처음 마주했던 기억 속 한 장면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튜링은 꽤 자주 자신의 삶의 장면들 속에서 빠져나와 관객을 향해 ‘해설자’의 입장을 취하게 되는데, 그가 해설자가 될 때에는 결코 말을 더듬지 않는다.
1952년 맨체스터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 도둑이 들어 굴 전용 포크 3개와 전기면도기, 바지와 셔츠 등을 훔쳐 간 사건을 신고한 일로 로스 형사와 대화를 나누는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솔레스는 월트 디즈니의 만화영화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에 등장하는 ‘독 묻은 사과’와의 연계성을 암시한다.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기 한 해 전인 1938년, 튜링은 영화관에서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보고 상당히 매료되었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특히 계모인 마녀가 사과를 솥 안에 담가 검푸른 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하는 사과를 보여주는 장면을 반복해 묘사하곤 했다.
튜링은 로스 형사 앞에서 “언젠가 올 거야... 나의 왕자님”이라고 노래까지 부르며, 동료들이 백설 공주 이야기에 등장하는 박사 난쟁이에 착안해 자신을 “박사”로 부른다는 점을 설명한다.
이미 첫 에피소드에서 튜링은 평생 누군가를 기다리며 고독함과 싸우면서도, 천진함과 광기, 특이함과 세밀함, 자신만의 유머를 갖춘 불안정한 천재의 모습으로 구현된다.
또, 사과는 문학과 종교 측면에서 갖는 여러 상징성으로 인해 튜링의 삶과 연결되며 많은 의미를 생산하게 된다. 앎을 향한 인간의 욕망, 성적 유혹, 금지된 것, 타락과 죄, 사랑과 불화, 죽음과 영생은 각 장면과 연결되며, 튜링이 청산가리(사이안화 칼륨)에 담근 사과를 베어 물고, “죽음과 같은 잠”에 빠져드는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
연구를 지속하기 위해 감옥행 대신 화학적 거세형을 택한 천재 수학자가 지나친 여성 호르몬 투여로 인해 더 이상 달리는 것도, 연구를 이어가는 것도 힘들어진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자연이 프로그래밍된 규칙과 인생이라는 방정식을 설명할 수 있는 증명을 추구하고, 육체의 파멸 뒤에도 지속될 수 있는 정신을 담기 위해 ‘생각하는 기계’의 구성이 가능함을 주장하며, 모든 사람이 인습이라는 조건반사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사고로 나아갈 것을 촉구했던 한 인간이 하려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솔레스는 자신만의 질문에 대한 답을 연극으로 구성해 관객에게 제시한다.
‘튜링머신’은 1952년부터 1954년에 이르는 로스 형사와 튜링의 관계를 중심으로 1950년 카날 스트리트에서 39세의 튜링이 20대 초반의 ‘아놀드 머레이’를 만나게 된 일, 1938년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천재 체스 챔피언인 ‘휴 알렉산더’를 통해 에니그마를 소개받은 일, 1940년부터 1941년까지 블레츨리 파크에서 ‘기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고군분투하던 일 등을 펼쳐나간다.
또, 1952년 런던 국립물리연구소에서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했던 강연과 맨체스터 법원에서의 재판, 그리고 1930년 자신을 이해하는 유일한 친구이자 첫사랑이었던 ‘크리스토퍼 모컴’을 갑작스런 죽음으로 잃고, 상실에 빠졌던 순간을 무대에 구현한다.
관객이 강연회의 청중이 되고, 재판의 방청객이 되며, 죽은 친구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보낸 편지를 받은 크리스토퍼의 어머니가 되는 연극은 누군가의 삶에 중요한 기점이 되는 사건들을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방식으로 펼쳐 보인다.
솔레스는 극 창작의 출발점은 사과의 상징에 대한 검색 사이트에서 앨런 튜링에 관한 정보를 발견하고 흥미를 느꼈던 2008년이며, 당시 사면 청원이 진행 중이었다는 점에서, 튜링을 옹호하고 존중과 관용의 필요성을 설파하는 사회적⸱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감동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었음을 피력한다.
다르게 생각하는 차이, 다른 성향을 가질 수 있는 자유, 다수 앞에 선 혼자라 할지라도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 편협함이 아닌 관용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배려와 존중, 솔레스가 ‘튜링머신’을 통해 겨냥하는 것은 ‘내일을 구할 수 있는 우리의 관대함’이다.
그는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을 보고 튜링이 “다소 엄격하고 자신의 천재성에 갇혀 관대함이 부족한 모습”으로 그려졌다는 느낌을 받았음을 설명한다. 솔레스는 진실과 거짓, 육체와 정신의 관계, 실존적 철학의 주제를 다루면서도 순수하고 열정적인, “착한 광인”과 같은 튜링을 통해 자신의 비전을 드러내고 싶었음을 덧붙인다.
2015년 1월,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역사적 왜곡에 관한 논란이 불거지자 시나리오 작가인 그레이엄 무어는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토로했다.
그는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의 그림 ‘수련’을 예로 들며, 예술은 대상을 경험하는 “감각”을 표현하는 것이지, 사실을 체크하기 위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영화가 전기적 사실을 그대로 반영하기보다는 “감정적이고 열정적”이 되도록 상상력을 발휘했고, 튜링의 삶에 근거해 관객이 일종의 “앨런 튜링다움(Alan Turing-ness)”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솔레스의 ‘튜링머신’은 영화와 전기문, 화이트모어의 연극이 품은 아이디어들을 조합해 자신만의 ‘튜링다움’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관계가 다른 부분들을 많이 담고 있다.
연극 ‘튜링머신’을 통해 관객이 발견하게 되는 ‘튜링다움’은 천재성과 영웅성이라기보다는 ‘다름’으로 인해 수용되지 않고, 비밀의 무게를 벗어나 ‘진실’을 향하고자 했던, 무언가를 끊임없이 추구하던 ‘한 사람’이다.
때 이른 죽음을 맞이한 친구이자 사랑으로 인한 상실의 아픔과 충격으로, 기계에 인간의 정신을 부여할 필요와 의무를 느꼈던, 어떤 기계보다도 복잡한 ‘뇌’를 육체를 대체할 무언가에 담고 싶어 했던 ‘한 인간’이다.
솔레스가 구현한 ‘튜링다움’이 감동을 남기는 것은 어쩌면 말썽 없는 평범한 삶을 꿈꿨을지 모를, 마음껏 사랑하고 자유롭게 자아를 실현하는 삶을 간절히 바랐을지 모를, 다름을 간직한 ‘한 인간’을 향해 우리가 ‘연민’을 품게 되기 때문이 아닐까? 11월 25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