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정 대사의 미국 서부 여행스케치](3) 엔터테인먼트의 세계 수도, 라스베가스를 가다
- 호텔 투어만으로도 다채로운 볼거리의 향연 - 불이 꺼지지 않는 화려한 도시, 이곳이 파라다이스
▶(2)미국에서 첫 트레킹을 하다 이어서
인터뷰365 장시정 칼럼니스트 = 9월 14일이다. 미국에 온 지 일주일 만에 여행에 나섰다. 아들 내외, 손자와 함께 60평생 말로만 듣던 라스베가스에 갔다.
프레즈노에서 라스베가스로 가는 저가 항공인 얼리전트(Allegiant) 항공을 이용하여 해리 리드 공항으로 도착했다. 라스베가스는 사막에 건설한 인공도시다. 알려진 대로 카지노와 유흥의 도시다. 공항 대합실에서부터 온통 슬롯머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 곳 공항은 도착과 출발이 분리되어 있지 않다.
도박의 도시에서 엔터테인먼트의 도시로 탈바꿈하는 라스베가스
1931년 네바다주가 미국 최초로 카지노를 합법화하고 같은 해 후버댐 공사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도시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인터넷 도박 등이 생겨나면서 카지노 영업이 위축되기 시작하자 지금은 엔터테인먼트로 비즈니스의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그런 만큼 월드 클래스 쇼나 퍼포먼스, 이벤트 등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기서 결혼식을 하려는 젊은이들도 몰려든다. 가히 엔터테인먼트의 세계 수도라 할 만하다. 지난 8월 우리나라 걸그룹인 블랙핑크도 미국 순회공연을 하면서 이곳을 거쳐갔다.
과거 카지노로 돈을 벌어들이던 시절에는 호텔값이나 물가가 쌌다고 하는데, 지금은 엄청 비싸다. 호텔 내 카페에서 오렌지 주스, 그리고 치킨 샌드위치와 치킨 너깃을 집었는데 62불이 나왔고 1리터 물 한 병에 6불을 넘게 받았다. 나중에 알았지만 일반 생필품은 월마트(Wallmart)나 CVS 같은 인근의 슈퍼마켓을 이용해야 한다.
이곳의 중심 도로인 스트립(The Strip)에 자리잡은 숙소에 여장을 푼 후 스트립을 중심으로 이틀 동안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1995년 나온 영화 '쇼걸'이 이 도시의 이미지를 잘 전달해 준다는데, 언젠가 이 영화를 꼭 한번 봐야겠다. 호텔은 방 크기는 일본 호텔보다 크지만 청결도가 떨어진다. 자신의 슬리퍼를 꼭 지참해야 한다.
저녁에는 벨라지오 분수쇼를 보고 벨라지오 호텔 로비 천장의 '코모의 꽃'과 그 뒤에 있는 생화로 꾸며진 온실 화원 'Conservatory& Botanical Gardens'를 보았다.
첫날 저녁에는 꽃갈이를 하고 있어 제대로 보지 못했고 두 번째 날 저녁에 가서 제대로 볼 수 있었다. 대단한 꽃의 향연이다. 이렇게 꾸준히 돈을 들여 투자하니 많은 관광객들이 세계 도처에서 몰려든다.
요즘 세상은 아무리 대형 관광지라 할지라도 사람들의 일정 욕구 수준을 충족치 못할 경우 순식간에 망한다. SNS의 발달 때문이다. 한국의 설악동, 경주 보문 단지, 부곡 하와이 같은 관광지가 망해 나간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모방과 재현을 통한 재창조의 도시
베네시안 호텔 내의 베네치아 모습도 재미있다. 리알토 다리와 곤돌라에서 깐소네를 열창하는 뱃사공, 산마르코 광장과 종탑도 재현했다. 그러고 보니 라스베가스는 복제의 도시다. 에펠탑과 개선문, 뉴욕과 자유의 여신상, 콜로세움, 피라미드와 룩소르, 그리고 벨라지오 호텔도 이탈리아 코모 호수의 벨라조를 재현한 것이라 한다. 모방이나 복제도 그저 되는 건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창조보다 더 의미 있고 유용하다. 모방을 제대로 해야만 다음 단계로 창조가 실현된다.
바로 라스베가스도 모방과 재현으로 세계의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지 않나. 세계화의 시대는 남이 잘하면 그걸 보고 배우는 것이다. 우리나라야말로 이 세계화의 최대 수혜자다. 오늘날 우리가 향유하는 문명과 기술의 대부분이 우리 스스로 창조한 것은 아니다.
나는 자동차를 타거나 비행기를 타면서 그리고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이런 기술 혁신을 이끌어 온 사람들에게(대부분 서양 사람들이다)늘 감사하는 마음이다. 양변기만 해도 그렇다. 요강을 사용했던 시절을 살아봤던 나로선 이것만도 신기하고 고마운 물건이다.
여기 라스베가스에는 호텔 프런트에 카지노가 있고, 심지어 공항 대합실에도 카지노가 있다. 기막힌 상술이다. 40년도 더 지난 옛날이야기지만, 해외를 다니면서 카지노에 얽힌 일화를 많이 접하곤 했다.
첫 근무지였던 나이로비에도 우리나라 파라다이스 그룹이 진출하여 처음 만든 카지노가 있었는데, 그곳에 드나들다 큰돈을 잃은 교민들이 있었다. 몬트리올에도 카지노가 있었는데, 중국계 현지인들이 쥐꼬리만한 연금을 받은 첫날부터 카지노에 와서 탕진하고 한 달을 손가락만 빨고 산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노름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만약 재미로 카지노를 간다면 몸에 소지하는 현찰을 자신이 잃어도 신경 쓰지 않을 만큼으로 제한하라. 그리고 완전히 운에 좌우되는 룰렛보다는 자신의 머리를 쓰는 블랙잭을 하는 게 좋겠다.
라스베가스 시내에서는 우버나 리프트(Lyft)가 압도적인 교통수단이다. 일반 택시보다 대략 20~30%가 싸다. 요금도 미리 지불되기 때문에 중도에 교통이 막혀 운행 시간이 예상보다 얼마가 더 걸리더라도 요금은 변하지 않는다. 24시간 언제라도 이용 가능하며, 이용을 위해서는 앱을 깔아둬야 한다. 무척 편리하다.
24/7 나이트라이프의 황제 도시
라스베가스의 밤거리는 가히 인종의 용광로인듯하다. 많은 인종과 각양각색의 인간 군상들이 거리에 넘쳐난다. 내가 여기서 못 본 인종은 머리에 터번을 두른 시크족 정도였다.
한 가지 공통점은 이들이 모두 즐거운 표정이라는 것이다. 특히 분수쇼가 펼쳐지는 매 3분 동안 사람들의 환성이 끊이지 않는다. 이 열기는 밤 12시가 넘도록 식지 않는다. 나이트클럽, 바, 라운지에서 24/7 나이트라이프는 이어진다. 여기 말고 파라다이스가 또 따로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