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의 시·그림과 함께 떠나는 우주여행] (54)우주 시간여행
인터뷰365 하정열 칼럼니스트 = 우리는 지금까지 몇 년 동안 태양계 안의 우주여행을 하면서 깜깜한 어둠 속에서 여행하게 될 때면 우리도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시간여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백 투더 퓨처’, ‘시간여행자의 아내’, ‘인터스텔라’, ‘시간여행에 갇힌 남자’와 ‘어바웃 타임’ 등 많은 SF영화와 아이작 아시모프의 장편소설 ‘영원의 끝’ 등 수많은 소설작품들이 시간여행을 다루고 있다. 시간여행은 무엇이며, 과연 먼 미래에 우리가 살아가는 우주에서 시간여행은 가능한 것일까?
시간여행이란 일반적인 시간의 흐름에서 벗어나 과거 혹은 미래로 가는 행위를 말한다. 물리학의 관점에서 보면 미래로 가는 시간여행은 실제로 가능하다. 본인이 과거로 돌아가는 시간여행을 하는 경우는 일부 학자들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현재 물리학에서 아직까지 입증되지 않은 조건들을 필요로 해서 가능 여부를 말할 단계는 아직은 아니다.
미래로 가는 것은 물리적으로 가능하다.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중 첫 번째는 자신이 직접 빛의 속도에 가깝게 여행해서 상대성 이론에 따른 시간 지연을 일으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블랙홀이나 중성자별 같은 강한 중력을 가진 천체 주변에서 일어나는 시공간 왜곡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운데, 강한 중력장 내에서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을 이용하여 블랙홀 주변에 있다가 다시 밖으로 빠져나왔을 때, 자신의 시점에서는 몇 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미 자신을 제외한 세계는 몇 십 년이 지나가 있는 식이다.
중력이 강하면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지구와 태양의 중력을 받고있는 우리는 이미 그 영향을 받아 미래로의 시간 여행을 하고 있는 셈이다. 측정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정말 짦은 시간이라 무의미할 뿐이다.
과거로 가는 시간여행은 이론적으로는 티플러 원통(Tipler cylinder), 우주끈(cosmic string) 및 웜홀(wormhole)처럼 시공간을 왜곡하는 것이면 사용할 수 있다. 통상 시간성 폐곡선(CTC, ‘Closed Timelike Curves’)이라 부른다. 단지 이런 것들은 아직 존재나 가능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또한 만들거나 제어하는데 필요한 질량이나 에너지가 현재의 인류과학의 수준을 아득히 넘어선다. 게다가 일부 이론에 의하면 이런 왜곡장들은 만들어진 직후에 파괴된다고 한다.
시간여행이 가능한 가상의 시간성 폐곡선 구조로 가장 흔하게 언급되어 온 것은 웜홀이다. 그러나 웜홀을 통한 시간여행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도 만만치 않다. 웜홀 자체가 존재하지 않거나 설령 만들어진다고 해도 극히 짧은 시간 동안만 존재할 수 있다는 의견, 혹은 설령 일정시간 유지될 수 있다고 해도 미세한 중력의 변화에 의해서도 붕괴될 수 있기 때문에 물질이나 에너지가 웜홀을 통과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허버트 조지 웰즈가 1895년 ‘타임머신’을 쓴 이래로 백 이십년이 넘게 흘렀고, 그동안에 수만 편의 시간여행물이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지금도 시간여행물은 만들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만들어질 것이다. 그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이다. 시간여행물은 이미 낡은 패러다임이고, 진부하기 짝이 없고, 이야기 구조도 나올 수 있는 모든 구조가 다 나왔다고 생각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다.
앞으로 시간여행물을 만들어서 '참신하다'는 평을 듣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수 있다. 그렇지만 진부하다고 해서 연애물이 사라지고 공포영화가 없어지겠는가?
게다가 시간여행에 각종 픽션은 진부할 대로 진부해졌으나, 정작 시간이라는 물리학적 현상에 대해서는 우리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100년 전에 비해 이론적 모형이 발전했으나, 그것으로 시간에 대한 탐구가 거의 끝났다고 보는 것은 과학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것인데다가 학문적 진리의 차원에서 보면 너무 성급한 것이다.
SF소설가 김보영은 이 현상을 주제로 연작소설을 썼는데, ‘미래로 간다.’라는 말로 이 현상을 표현했다. ‘우주에 잠깐 갔다오니 시간이 오래 흘렀더라.’라는, 피에르 불(Pierre Boulle) 원작의 ‘혹성탈출’ 시리즈나 일본의 단편애니메이션 ‘별의 목소리’ 등이 유명하다. 그리고 2014년 개봉한 영화 ‘인터스텔라’가 바로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 시간여행은 과거의 민간 설화에서도 등장하는데, 어느 나무꾼이 신선들의 바둑 경기를 관람하고 돌아왔더니 수십 년이 흘러있더라는 이야기도 있다.
앞으로 우리도 장거리 우주여행을 하면서 시간여행을 하고 싶다. 우리들은 그래야만 최소한 우리은하라도 여행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시간여행을 생각하면서 '우주삼라만상2021-3'을 그리고, 아름다우나 두려운 그 날을 생각하며 '우주 시간여행'이라는 시를 쓴다.
우주 시간여행
우리 모두는 시간여행이라는
아름답고 멋진 꿈을 꾸지
때로는 과거로 되돌아가
잘못한 일들을 돌려놓고 싶지
가끔은 미래로 달려가
멋드러진 우주의 역사를 먼저 쓰고 싶지
인류의 과학문명이 더욱 발전한다면
꿈에서나 일어날 수 있던 일들이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다니
먼 미래의 후손들은 시간여행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정말 열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