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생명의전화’, 삶의 벼랑 끝 놓인 9492명 마음 돌려
- 12년째 한강 교량 위 자살위기자 살려...투신 직전 2103명 구조 - 1020 이용자, 전체 중 60% 차지...대인관계·적응 관련 상담 가장 많아 - 위기 상담 전화 가장 많이 걸려 온 곳은 마포대교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 “구직을 위해 서울로 왔지만 작년에 코로나로 인해 직장을 잃고 살기가 쉽지 않네요. 신용이 좋지 않아 대출받기도 어렵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너무 힘듭니다.”
“열심히 취업준비 중인데 취직이 너무 힘들어요. 부모님은 지방에 계시고 저 혼자 서울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지내고 있는데 생활비도 감당할 수가 없어요.”
위 사례는 ‘SOS생명의전화’로 걸려온 실제 자살위기상담을 재구성한 내용이다. ‘SOS생명의전화’는 자살을 고민 또는 시도하는 이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한강 교량에 설치된 긴급 상담 전화기로, 올해 운영 12년차를 맞았다. 그동안 ‘SOS생명의전화’를 통해 총 9492건의 자살위기상담이 진행됐으며, 이 중 투신 직전의 자살위기자를 구조한 건수는 2103명에 달한다.
‘SOS생명의전화’를 운영해온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17일 이 같은 내용의 ‘SOS생명의전화’ 상담 빅데이터 분석(2011년 7월~2023년 6월)결과를 공개했다.
생명보험재단은 2011년부터 현재까지 20개 교량에 총 75대의 ‘SOS생명의전화’를 설치하고, 한국생명의전화와 함께 365일 24시간 전화상담을 운영하고 있다. 또 상담 시 긴급상황이 감지되면 119 구조대 및 경찰과 연계해 생명 구조 작업을 진행하며 상담과 구조가 동시에 이뤄지는 종합 자살예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SOS생명의전화’ 소방-경찰 Hot Line 연계를 통한 자살시도자 구조율은 2022년 기준 무려 99.6%에 이른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월별 자살사망 통계’ 및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살 사망자 수는 3229명으로 전년 동기간 2,957명 대비 9.2% 증가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19이후 사회적 고립, 경제적 어려움 등 사회·경제적 변화로 자살률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SOS생명의전화’ 이용자 성별을 살펴보면, 남성이 5404명(57%)으로 여성 3411명(36%)에 비해 1993명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 3075명(32.4%), 10대 2642명(27.8%), 30대 616명(6.5%) 순으로 나타났으며, 1020 이용자가 전체 중 60%를 차지했다.
상담 유형의 경우 친구 및 이성, 직장생활 등 사회적 관계 맺기에 어려움이 있는 대인관계·적응 관련 상담이 2,399건(20.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진로 및 학업 관련 고민 2185건(18.4%), 무력감, 고독 등 인생 관련 상담이 1845건(15.6%)으로 뒤를 이었다.
‘SOS생명의전화’를 가장 많이 찾는 시간대는 교량 내 인적이 드문 밤 9시부터 자정까지 2445건(25.8%)이었으며, ‘SOS생명의전화’로 위기 상담 전화가 가장 많이 걸려 온 곳은 마포대교가 5609건(59.1%)으로 가장 높았다.
생명보험재단 이장우 이사장은 “생명보험재단은 2011년부터 12년간 ‘SOS생명의전화’를 꾸준히 운영하며 자살예방 종합대응시스템을 구축하고 국내 자살 문제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일상회복 후에도 경제불황 등과 맞물려 심리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생명보험재단은 코로나 이후 드러나고 있는 사회적 문제에 집중하며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문화 확산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생명보험재단은 2007년에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19개의 생명보험회사들이 협력해 설립된 공익법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