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굿피플] 꿈 많던 고려대 학생, 뇌사장기기증으로 6명에 새 생명
- 마지막 시험 날 쓰러져 뇌사상태 빠져...숭고한 생명나눔 - 외조모 오랜 기간 신장 투석, 병마로 어려움 겪는 이에게 희망 주고파
인터뷰365 이승한 기자 = 24살 고려대학교 학생이 뇌사장기기증으로 6명에게 새 생명을 안기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6월 27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이주용(24) 씨가 뇌사장기기증을 통해 심장, 폐장, 간장, 신장, 췌장, 안구를 6명에게 기증하고 밤하늘의 별이 되어 떠났다고 밝혔다.
이 씨는 4학년 1학기 마지막 시험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가족과 식사 후 방으로 들어가는 중 쓰러졌다. 이를 동생이 발견해 119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이 씨의 가족은 다시는 깨어날 수 없다는 의료진의 말을 듣고, 젊고 건강한 아들이 어디선가라도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하기로 했다.
가족들은 "주용이가 쓰러진 날, 몇 차례나 위기가 있었는데 기증하는 순간까지 견뎌준 것이 존경스럽고 고마운 일"이라며 "너무나 사랑했기에 그대로 떠나갔다면 견디지 못했을 텐데 이별의 준비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어디선가 살아 숨 쉰다는 위안을 얻을 수 있게 하느님이 지켜준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이 씨의 외할머니가 오랜 기간 신장 투석을 받고 있기 때문에 병마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이해한다며 "이식을 기다리는 분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2남 중 첫째로 태어난 이 씨는 꿈 많은 청년이었다. 밝고 재밌는 성격으로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하는 분위기메이커로 인기가 많았다.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그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좋아했고, 가족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손자이자, 아들이었다. 이 씨의 동생은 서울대학교에 재학중이다.
이 씨는 다방면에도 재주가 많았다. 활자 중독일 정도로 책 읽기를 좋아했고, 조깅과 자전거를 즐겨하며 꾸준한 운동을 해왔다. 또한, 구리시 구립시립청소년 교향 악단과 고려대학교 관악부에서 플루트를 연주하며 음악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이 씨의 어머니는 “주용아 정말 너무 보고 싶고 그리워. 매일 아침 네 방을 보면 아직 잠들어 있을 거 같고, 함께 있는 것 같아. 엄마가 못 지켜준 거 미안하고, 떠나는 순간은 네가 원하는 대로 된거라고 생각해. 우리 주용이 너무 사랑하는 거 알지? 주용이가 엄마 우는 거 싫어하는지 아는데, 조금만 울 테니 이해해 줘. 사랑해 주용아”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 씨의 기증 과정을 담당한 조아름 코디네이터는 “짧은 시간이지만 이주용 님을 사랑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지 알게 되었고, 이토록 깊은 사랑을 받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사랑이 새 삶을 살게 되는 수혜자에게도 전해지길 바라며, 숭고한 생명나눔이 잘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유가족과 기증자가 영웅으로 기억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