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의 시·그림과 함께 떠나는 우주여행](44) 점성술(占星術, Astrology)

2023-04-19     하정열 칼럼니스트

인터뷰365 하정열 칼럼니스트 = 우주를 연구하며 여행하는 우리는 별자리와 점성술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점성술이란 천체 현상을 관측하여 인간의 운명과 장래를 예측하는 기법이다. 일월성신 등 천체에 나타나는 천문현상 즉, 별의 빛깔이나 위치로 길흉을 점치는 술법이다.

옛날부터 하늘의 현상은 언제나 인간이 경외심을 가지는 대상이었고, 이러한 현상과 법칙이 인간을 지배한다는 사상은 고대로부터 있어왔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 활용되고 있는 육십갑자(六十甲子)나 황도12궁(黃道十二宮) 등은 이러한 사상이 반영된 사례라 할 수 있다.

초기의 점성술은 개인의 운명을 보는 현대의 점성술과는 달리 주로 국가의 흥망이나 농사의 성공 여부 등 나라의 운명을 점치는 방식으로 쓰였다. 그러나 지금 유럽권에서 별자리 운세와 별자리 점은 한국에서의 12지 운세 등의 위상을 지니고 있다.

신약성경에는 동방박사들이 하늘의 별을 보고 아기 예수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기서 동방은 페르시아나 아라비아 지역을 말하며, 박사란 점성술사를 의미한다. 이 동방박사들은 베들레헴의 별을 보고 메시아의 탄생을 알았다. 그리고 메시아를 만나기 위해 예루살렘에 와서, 마구간에서 탄생한 아기 예수에게 경배했다.

옛날 사람들은 천체의 움직임이 인간의 생활과 자연을 지배한다고 믿었다. 따라서 인간의 운명도 천체의 움직임이 결정짓는다고 생각했다. 고대로부터 내려온 점성술의 관찰 대상은 주로 해와 달과,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등의 행성이었다. 예를 들면 목성과 금성은 행운의 별이며, 화성과 토성은 불행과 재난의 별이라고 생각했다. 또 두 개의 행성이 만나면 전염병이나 흉년, 혹은 혁명 같은 커다란 사건이 일어날 징조로 보았다. 특히 혜성은 불길한 징조로 여겼는데, 느닷없이 나타나는 혜성은 균형의 파괴로서 역모와 재난 등 나쁜 전조로 해석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천궁도를 기반으로 한 점성술의 기원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이었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점성술은 기원전 6000년 전부터 별을 관측하고 이를 인간사에 대비하여 해석하였다. 황도 12궁상에 놓여 있는 태양의 위치와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등의 5행성, 그리고 달의 운행이 점성술의 기본 근거였고, 여기에 일식과 월식 현상 그리고 혜성이나 유성이 출몰하는 이상 현상을 참고해 예언을 하였다.

이러한 점성술이 대대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것은 알렉산더 대왕의 헬레니즘 시대 성립 이후다. 메소포타미아 지방에 국한되어 있던 점성술이 그리스, 이집트, 인도, 페르시아 지방으로 전파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당시 학문의 중심지인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를 기반으로 점성술을 발전시켰다. 이들이 기여한 것은 국가의 흥망성쇠를 보는 데에 쓰인 점성술을 개인의 운세로 보는 점성술로 변화시켰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점성술을 제왕의 학(學)이라고 보았다. 즉, 동양적인 점성술은 군주에게 봉사하는 학문으로 발전하였고, 군주만이 그 지식을 사용하는 자유를 독점하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새로운 천문현상이 나타나면 제왕은 점성술사를 불렀다. 그 때문에 점성술사는 제왕의 정치고문이자 신하로서의 발언권도 강했다.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도 역대 군주는 천문현상에 항상 유의하였다. 중국의 고전인 삼국지에도 별을 보고 사람의 운명을 예견하는 대목이 다수 나온다. 예를 들면 촉나라의 책사 제갈량은 별의 움직임을 보고 자신의 죽음을 예견했고, 위나라의 사마의는 이 사실을 알아채고 촉나라를 공격하였다. 이와 유사한 관측기록들은 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 등에도 많이 실려 있다.

점성술과 천문학은 서로 통하는 점이 있으면서 성격이 전혀 다르다. 점성술은 천문현상의 관측에서 출발하였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리스의 프톨레마이오스는 천문학은 제1의 과학이고, 점성술은 그 응용으로서 제2의 과학이라 하였다. 점성술로 생활비를 벌어 쓰면서 천문학을 연구한 케플러는 말하기를, “점성술은 천문학의 어리석은 딸이지만, 그 딸이 화류계에 나서서 벌어 온 돈으로 어버이가 되는 천문학을 먹여 살린다.”라고 말했다. 점성술이 천문학 발전을 뒷받침한 예이다.

점성술이 뜻밖에 엉뚱한 데서 학문적 기여를 하는 경우도 있다. 고대에 점성술의 영향력이 컸다는 점과 점성술 자체는 비과학적일지언정 관측된 천체의 운행은 과학적인 시간표가 된다는 점 때문에, 고대의 사건에 점성술과 연관된 언급이 있을 경우 비교적 정확한 발생시간을 추정해볼 수 있다. 또한 점성술을 위해 천체관측을 하고 이를 연구하면서 천문학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이는 마치 연금술이 결국에는 중세 시대의 허황된 믿음에 불과하지만, 금을 연성해보려고 온갖 노력을 다 해본 것에서부터 현대 화학이 태동한 것과도 같다.

점성술이 퇴보하고 있는 오늘날에도 별자리가 가장 중시되는 분야는 역시 바다와 우주에서의 항해다. 우주여행 중 지표로 삼을 만한 것이 전무하다시피 한 우주 한복판에서 별자리는 방향 및 위도 측정의 중요한 척도가 된다.

이러한 점성술의 의미를 되새기며, 천궁도의 하나인 ‘궁수자리231001’를 그리고, ‘별들의 신화’를 노래한다.

별들의 신화

옛날옛적부터 우리들은 
변화무쌍한 하늘을 바라보며 
하고많은 이야기를 지어냈지

우리의 먼 조상들이 쓴 
행복과 불행, 재난과 전쟁의 얘기는 
이젠 여엿한 별들의 신화가 되어 
우리와 함께 숨을 쉬고 있지

우주의 정체를 어렴풋이 알고있는 
요즈음도 우리는 
점성술과 천문학의 경계점에서
믿거나 말거나
사주와 따로를 짚어가며
길흉을 점치며 희망을 북돋우고
별별스런 썰들을 풀어놓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