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신간] 언론인 출신 김용길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사랑하는 사람아'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진솔한 삶의 고백들

2023-04-06     김리선 기자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 1975년 김요섭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한 김용길 시인이 최근 세 번째 시집 ‘사랑하는 사람아’(청어출판사)를 출간했다. 1991년 ‘그리움아 그리움아’, 2020년 ‘슬픈 허리의 노래’까지 띄엄띄엄 시집을 펴내면서 반백년을 두고 꾸준히 시를 발표해온 김용길 시인은 한국일보와 서울신문에 재직한 언론인 출신이다.

그의 시집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그의 시에는 삶의 고단한 길목에서 마주치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을 향한 애틋하고 진솔한 사랑과 깊은 정감의 인정이 담겨있다. 시인은 시집 머릿글에서 ‘항상 나중 나중에, 덕분 덕분에 마음에 담고 산 세월이 많이 후회스럽고 죄스럽다. 사는 것이 유한하다는 걸, 사는 순간순간들이 이리 소중하다는 걸, 이제야 비로소 조금 깨우치는 것 같다’면서 세 번째 시집을 낸다는 것이 부끄럽다는 인사말을 내걸었다.

본문에서 제목으로 뽑은 ‘사랑하는 사람아’ 시 한편을 옮겼다.

사랑하는 사람아! / 낮은 곳에서 더 낮은 곳을 보아라 / 외진 곳에서 더 외진 곳을 보아라 / 더 낮아서 더 힘들게 사는 사람들 / 더 외져서 더 외롭게 사는 사람들 /어떠하더냐 / 세상에는 그렇게 낮고, 그렇게 / 외진 곳에서 사는 사람들 많단다 / 더 몸 낮춰 더 낮은 곳으로 / 더 외진 곳으로 가 보아라

그리고 가서 물어보아라 / 하루하루를 어떻게 견디며 / 어떻게 살아가느냐고 / 하루하루를 어떤 생각으로 / 어떤 어려움겪으며 살아가느냐고 / 단 하루만이라도 아침은 있었느냐고 / 저녁은 있었느냐고 / 단 하루만이라도 해뜨면 일하고 / 해지면 잠든날 있었느냐고 / 단 하루만이라도 내일을 생각하고 / 내일을 위해 살아 본 날 있었느냐고

사랑하는 사람아! / 다시 가 물어보아라 / 왜 그렇게 살지 않으면 안 되었느냐고 / 왜 남들처럼 그렇게 편안한 길 가지 못했느냐고 / 왜 그렇게 어두운 생각만 하며 / 아픈 길 버리지 못했느냐고 / 사랑하는 사람아! / 대답이 없거든 눈빛만 보아라 / 얼굴빛만 보아라 / 그리고 뭘 원하고 뭘 찾는지 / 깊이 알아보아라 / 깊이 살펴보아라

우리 모두가 / 더 낮아서 힘들더라도 / 더 외져서 외롭더라도 / 그들 위해 힘되어 주자 / 그들 위해 수고 아끼지 말자 / 이 어둡고 차가운 밤 / 더 낮아서 서럽지 않게 / 더 외져서 힘들지 않게 / 사랑하는 사람아!

한국문인협회부 이사장을 역임한 정성수 시인은 해설을 통해 “김용길 시인의 시는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대단히 인간적인 자아성찰의 시라고 말할 수 있다. 때로는 겸허한 생활인 같은, 때로는 깊은 사유의 철학자 같은, 때로는 위대한 성자 같은 시인 특유의 다양한 목소리들이 저 깊은 숲속의 메아리처럼 은은히 울려나온다”면서 그의 시는 쓸데없이 난해하지 않고 명료하며 고백체 형식의 진솔하고 겸손한데 특성이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