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단독] 정진우 감독이 강수연 영전에 남긴 헌시 "잘 가라...예쁘게 잘 가라"
- 하늘로 떠난 강수연 배우의 빈소 영정 앞에 국화꽃과 함께 추모시
인터뷰365 김두호 기자 = 정진우 감독은 한국영화 중흥기를 이끈 대표적인 감독 중 한사람이다. ‘초연’ ‘초우’ 등의 작품을 통해 시네포엠으로 일컫는 시적 영상표현의 뉴시네마시대를 선도한 그 정진우 원로 영화감독이 시인이 되어 시를 쓰기 시작한지 오래된다.
정진우 시인이 지난 7일 하늘로 떠난 강수연 배우의 빈소 영정 앞에 국화꽃과 함께 올려두고 간 추모시 한편을 최근 인터뷰365가 입수, 처음으로 공개한다.
건너려 해도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갔다 / 네가 내 곁에 있을 때 우리를 설렘 속에 가득하게 가두었다 / 네가 내 곁을 떠나가고 우리를 막막함 속으로 가두는구나 / 찾으려해도 찾을 수 없는 우리들의 기억들 / 잊으려 해도 잊혀지지 않는 아픔들 / 아픔의 강을 혼자서 건너간 55세의 여배우 / 잘 가라 / 예쁘게 잘 가라
정 시인은 1963년 영화사상 최연소인 23세에 감독으로 데뷔한 후 지난 60여년간 한국영화 100년역사에 한 획을 그은 '거장' 영화감독이다. 데뷔작 '외아들'에 최무룡·김지미 등 당대 톱스타들을 출연시키며 범상치 않은 행보를 보였던 그는 고 신성일이 "국내 영상영화의 시초"라고 부른 '초우'를 비롯,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 '앵무새 몸으로 울었다', '자녀목',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등 30여년간 52편의 영화를 연출했고, 자신이 설립한 영화사 우진필름을 통해 135편의 작품을 제작했다.
그는 1972년 '섬개구리만세'로 베를린영화제 본선 경쟁부문에, 1984년 연출 겸 제작 작품인 '자녀목'으로 제42회 베니스영화제에 특별 초청되며 한국영화가 유럽에서 주목을 받는 계기를 만들었다. 바로 월드스타로 강수연이 발돋움한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는 그 이듬해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