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홍경희] 국내 최초의 인공 조미료 ‘미원’은 일개 브랜드를 넘어 조미료의 보통명사가 될 정도로 식탁 위에서 명성을 떨쳤다. 이에 ‘미풍’을 비롯한 각종 제품이 속속 등장했지만 ‘미원’을 따라잡기에는 숨이 차보였다. 타의 추격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승승장구하던 ‘미원’의 아성이 무너지기 시작한 건 ‘미풍’을 생산하던 제일제당에서 종합조미료 ‘다시다’를 출시하면서부터다. ‘고향의 맛’이라는 카피와 함께 고급화된 제품 이미지를 선보였던 ‘다시다’는 미동도 않던 조미료 시장에서 기어코 ‘미원’의 빗장을 풀어내고야 만다.

이에 가만히 있을 ‘미원’이 아니었다. ‘다시다’에 맞서 1982년 ‘쇠고기 맛나’로 응수한 것이다. ‘맛나’의 추격은 거셌다. 하지만 그 옛날 경쟁브랜드 ‘미풍’이 그랬던 것처럼, 제품 내용이 거의 똑같은 상황에서 한 번 선점 당한 이미지를 탈환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광고에서와 같이 ‘수정처럼 우아한’ 용기에 담아 내놓기도 해봤지만 말이다. 최근에는 화학조미료의 유해성 논란과 웰빙 바람을 타고 3세대 천연조미료 시장에서 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과연 반백년을 이어온 조미료 전쟁에서 이번엔 누가 웃게 될까.

홍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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