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 환자로 인연을 맺은 89세 할머니가 의학 발전에 써달라며 인근 대학병원에 5억원을 기부했다.
고려대학교의료원은 6일 고려대학교 본관 1층 제1회의실에서 한종섭 여사로부터 의학발전기금 5억 65만원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한 여사는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안암동 건물을 처분하면서 마련한 대금을 기부금으로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넉넉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실행한 선행이기에 더욱 빛을 발했다.
한 여사는 "작은 금액일수 있지만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좋은 기운들이 많이 모여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전했다.
한 여사는 1951년 1.4후퇴 당시 가족을 잃고 북에서 남으로 내려왔다. 포화와 추위속의 혹독한 현실에서도 특유의 성실함과 사업수완을 통해 실 공장을 운영하며 6남매의 자녀를 훌륭히 키워냈다. 이후 안암동에서 거주하며 지역주민으로서 반평생동안 고대의료원과 인연을 맺어왔다.
한 여사는 "예전부터 결심한 기부를 이제야 할 수 있어서 정말 후련하다"면서 "돈이 많아서, 여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고대병원이 좋아서 기부했다. 나라도 못 고치는 병을 병원에서 고친다고 하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 못 먹고 못 살 때는 병보다 배고픈 게 더 무서웠지만 이제는 그런 세상이 아니기에 사람들이 마음 놓고 즐겁게 살 수 있도록 고대병원이 나쁜 병들을 모두 없애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진택 고려대학교 총장은 "한종섭 여사님의 의미있는 기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한평생 동안 수많은 고난과 역경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신 모습과 또 이렇게 배품과 나눔의 삶을 실현하는 모습에 깊은 존경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한 여사의 이번 기부는 고려대의료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어게인(Again) 65' 캠페인에 동참하면서 이뤄졌다. 이 캠페인은 1937년 우석 김종익 선생이 병환으로 숨을 거두며 여자 의사를 양성하고자 남긴 65만원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마련됐다.
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한종섭 여사님이 보여주신 고대의료원에 대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65캠페인 참여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면서 "고려대학교 의료원은 메디사이언스파크를 통해 한여사님의 바람처럼 전염병 없는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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