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이은재 기자 = 25년간 배관 설비공으로 일하며 어렵고 힘든 이웃에게 따뜻한 나눔을 하며 살아왔던 한 시민이 장기기증으로 6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

4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김성일(50) 씨가 지난 3일 울산 동강병원에서 심장, 폐, 간장, 신장을 기증하고 아름다운 마무리를 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작년 초 지병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 1월 29일에 의식을 잃고 울산 중앙병원으로 이송됐다. 뇌CT 촬영을 통해 뇌지주막하 출혈이 확인되어 동강병원으로 전원해 수술을 받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뇌사상태에 빠진 그는 장기기증으로 6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김 씨는 1971년 전라남도 무안에서 3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났으며, 밝고 즐거운 성격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다. 25년 동안 배관 설비공으로 성실히 일해온 그는 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추운 겨울이 되면 주변의 어려운 노인들을 찾아가 무료로 보일러를 살펴보고 고쳐주는 등 남을 돕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그였다. 

김 씨의 동생 김성용 씨는 “하늘나라에 가서도 형님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가서 살 수 있다는 것이 많이 위로가 된다. 일찍 떠나는 것이 슬프지만, 따뜻한 사람으로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길 바란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김 씨의 기증을 담당했던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영남지부 주용호 코디네이터는 가족들이 “진짜 6명이나 살렸냐, 이렇게 많은 사람을 살려줘서 고맙다”고 말씀해주셔서 오히려 힘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기증은 누군가를 살리는 일이지만, 동시에 기증자 유가족의 슬픔과 아픔을 늘 마주해야 하는 힘든 정신노동이기도 하다. 가족들의 이런 따뜻한 말 한마디가 의료진에게는 큰 힘이 된다”며 감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최근 생명나눔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며 ”그분들의 선행이 분명 다른 사람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감사를 전했다.

이은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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