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김철】야산의 밭에 노란 조가 알차게 영글었다. 쌀과 좁쌀을 섞어 짓는 좁쌀 밥은 별미에 속한다. 조 이삭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따는 촌부의 손놀림이 가벼워 보인다. “올해는 작년보다 서숙(조의 사투리)농사가 잘 되었다”고 하면서 서숙농사가 벼농사보다 수지가 낫다며 미소를 짓는다. 조가 희귀 작물로 취급되면서도 조를 재배하는 농가가 드문 탓에 수확물은 없어서 못 판다고 한다. 조밭 옆 메밀밭에는 흡사 백설이 내린 것처럼 메밀꽃이 눈부시게 피었다.
집집마다 콤바인으로 벼 수확이 한창이다. 기계로 벼를 거둔다지만 벼를 말리고 판매하고 저장하는 일 따위는 힘든 일손을 필요로 하는 까닭에 추수가 쉬운 작업은 아니다. 농사일이라는 것은 고된 육체노동을 피할 길이 없다. 마당에 가득 널린 들깨는 보기만 해도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깻단을 묶고 세워 햇볕에 말린 뒤 일일이 떠는 작업이 어디 쉬운 일이랴마는 고생 끝에 얻어지는 보람은 어디에도 비길 데 없으리.
올해는 예년과 달리 어디를 가도 배추 농사가 풍작인 것 같다. 김장철이 되면 배추 값이 폭락하지 않을까 우려될 정도이다. 감이며 사과 등 과일도 풍성하다. 추수가 막바지에 이르면 덩달아 농산물을 배송하는 택배회사도 일손이 바빠진다. 대도시로 나간 자녀들을 위해 농산물을 아낌없이 보내는 부모의 깊은 마음을 자녀들은 얼마나 헤아릴까. 마을마다 들판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풍성한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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