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이수진 기자 = 배우 유아인이 영화 '소리도 없이' 속 캐릭터를 위해 고릴라 영상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유아인은 11일 진행된 온라인 제작보고회에서 "말이 없는 캐릭터여서 대사가 없었다"며 "어떤 이유로 세상과 소통을 거부하는 인물인데, 대사가 없어서 편한 부분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영화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가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극 속 배우 유아인은 범죄 조직의 소리 없는 청소부 ‘태인’ 역을, 배우 유재명이 범죄 조직의 신실한 청소부 ‘창복’역을 맡아 연기 앙상블을 선보인다. 유아인은 이 캐릭터를 위해 일부러 살도 찌웠다. 

유아인은 "캐릭터에 대한 감독님의 설명이 딱히 없었는데, 한 영상을 보내줬다"며 "열어보니 캐릭터 영상이 아닌 고릴라 영상이었다. '태인'이 고릴라 처럼 움직일 것 같다면서 보내주셨다"고 웃었다. 

이어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른 신선한 작업이었고, 감독님의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느껴졌다"며 "작업 자체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지더라"고 말했다. 

이에 홍의정 감독은 "대사가 없는 역이라 저한테도 도전이었다. 현실적인 연출 디렉션을 드리는게 힘들더라. 관념적인 표현으로 설명드렸다"며 "'영역을 침범 당한 고릴라'처럼 해달라는 이상한 제한을 어색하지 않게 잘 받아주셔서 편하게 얘기를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영화 '소리도 없이'는 범죄 조직을 돕는 일이 일상이 되어 버린 채, 묵묵히 자기 일을 해 가며 살아가는 ‘태인’과 ‘창복’은 갑작스러운 의뢰인의 사망으로 얼떨결에 유괴범이 되어버리며 모든 것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는 스토리다. 

유아인은 '태인'이란 캐릭터에 대해 "범죄자이긴 하지만 묘하게도 밉지 않고 악의가 느껴지지 않는 캐릭터다. 오히려 묵묵히 성실히 자기 일을 해내는 친구로 그려진다"고 말했다. 

이어 "행위와 본성이 묘한 발란스를 만들면서 전체적인 캐릭터를 보여준다.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인물"이라며 "선량함, 악행의 이면, 선과 악은 무엇일까 등을 생각하게 만드는 캐릭터"라고 덧붙였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SF 단편 '서식지'로 호평을 받은 홍의정 감독의 첫 장편 영화다. 독특한 캐릭터 설정과 아이러니한 사건으로 기존의 범죄를 소재로한 영화와는 차별화된 것이 특징. 

유아인은 이 작품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홍 감독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고, 시나리오에 강하게 이끌렸다"며 "시나리오가 감동이 있으면서도 놀라웠다. 극적이나 드라마틱하지 않은 일상적이고 익숙한 이야기를 조합해서 마음을 자극했다"고 밝혔다. 

유재명 역시 "시나리오를 읽는 순간 묘한 기분이었다"며 "담백하고 강렬했다. 촬영 역시 행복한 경험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유아인은 "많은 뉴스를 접하고 세상사의 다양한 상황을 접하지 않나"며 "무엇이 선이고 악이지 고민을 주는 묵직한 울림이 있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개봉 예정.

이수진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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