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 김성한 vs 투수 김성한
타자 김성한 vs 투수 김성한
  • 정종화
  • 승인 2008.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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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궁둥이 김성한 추억의 활약상 / 정종화



[인터뷰365 정종화] 기아 타이거즈의 감독에서 물러나 해설가로도 입담을 과시한 바 있는 김성한.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중의 하나로 남은 그는 프로야구 원년인 82년부터 86년까지 투수로 해태 타이거스(현 기아)의 마운드를 지키며 통산 15승 10패 2세이브를 기록한 철완 투수이기도 했다. 투수로서 그의 기록 중에는 5번의 완투승과 2번의 완봉승도 포함되어 있다.



지금은 믿기지 조차 않는 겨우 선수 15명의 초미니 구단으로 프로야구에 뛰어든 해태 타이거스에게 원년인 82년의 김성한은 말 그대로 일당백을 해낸 스타였다. 투수로는 10승 5패에 방어율 2.89를, 타자로는 타율 0.305 홈런 13개 타점 69점을 때려내며 프로원년의 ‘타점왕’으로도 등극한 것이다. 그해 김성한의 통계는 타격10위, 홈런 4위, 타점 1위, 다승8위, 방어율 6위였다. 진정한 전천후선수라고 불릴 만한 기록이었다.



동국대 1학년 때 투수로서 대학대표선발로 뽑혔던 그는 타격에도 남다른 자질을 보였다. 이후 3학년이었던 1980년에 9개의 홈런을 포함, 타율 3할을 기록하며 투수가 아니라 외야수로서 대학대표로 다시 선발되는 기록을 남긴다.



해태에 입단했지만 15명의 선수 중 투수는 고작 5명뿐. 김성한은 팀 사정상 투수로 뛰어야만 했다. 하지만 타자가 더 적성에 맞았기에 그는 배트를 함께 들었다. 그리고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전천후 선수로 원년의 프로야구계를 화려하게 수놓은 것이다.



김성한은 타고난 펀치력의 소유자였다. 아마 타격에만 치중했었더라면 원년의 김성한은 당시 MBC청룡의 감독 겸 선수였던 백인천과 쌍벽을 이루었을 것이라고 기자는 회상한다.



김성한의 호투호타(好投好打)의 진가가 발휘된 경기는 82년 5월15일 삼성라이온즈와의 광주 홈경기에서였다. 5회까지 0대2로 해태가 뒤지고 있던 가운데 6회에 구원 등판한 김성한은 무실점으로 연장 11회까지를 막아냈고, 타석에서는 7회 말 삼성투수 황규봉의 직구를 통타하며 2점 홈런을 쏘아 올려 승부를 2대2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그리고 김성한은 연장 11회 말에 우전적시타로 결승타점까지 올리며 팀의 3대2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그야말로 ‘북 치고 장구 치고’ 혼자 도맡아 해낸 것이다. 타석에서는 5타수 3안타에 팀의 모든 점수인 3타점, 투수로는 6이닝동안 20명의 타자들을 삼진 5개에 무안타 무실점으로 처리한 ‘오리궁둥이’ 김성한은 오랫동안 광주 팬들에게 잊혀 지지 않는 기념비적 명승부를 연출하였다.



홈런 714개를 기록한 전설의 선수 베이브 루스도 처음에는 투수로서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1914년에서 1917년까지 4년간 86승을 올렸다. 베이브 루스 특유의 오리걸음도 어쩌면 김성한과 일맥상통(?)하겠으나, 이들 모두 투수로 활동한 4년간 타자로만 전념했다면 아마도 더 많은 타격의 기록을 남겼으리라.



김성한은 95년까지 선수생활을 하면서 1,389개의 안타와 207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그 사이 85년에 22개, 88년의 30개, 89년에 26개의 홈런으로 3차례나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하였다.



15년간 해태 타이거스 한 곳에서만 선수생활을 하며 해태의 황금시대를 열고 이끌었던 김성한. 그는 95년 플레잉코치를 거쳐 96년에 코치로 승격된 후,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연수를 한 뒤 2000년 11월, 부동의 사령탑이었던 김응룡의 뒤를 이어 구단주가 바뀐 기아 타이거즈의 감독이 되었지만 선수시절 만큼의 성공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그리고 2004년 7월, 시즌 도중에 감독직에서 물러난다. 모든 언론과 팬들에게 ‘명선수는 명감독이 될 수 없다’는 속설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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