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컴, 센추리클럽 가입한 지금부터가 시작이다②
베컴, 센추리클럽 가입한 지금부터가 시작이다②
  • 이근형
  • 승인 2008.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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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남아공을 향한 그의 아름다운 도전 / 이근형



[인터뷰365 이근형] 카펠로의 잉글랜드는 더 이상 베컴의 구색에 맞게 운용되지 않는다. 이미 프랑스전이 열리기 직전 카펠로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능한 센터백 리오 퍼디낸드에게 주장직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고의 몸값에 부응하는 철벽 수비를 변함없이 보여준 리오 퍼디낸드였기에 그의 유니폼에 달린 주장 완장은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또한 벵거 감독의 아스날에서 시작, 블랙번 로버스 마크 휴즈 감독이 잘 빚어내어 수준급으로 끌어올린 잉글랜드의 새로운 오른쪽 윙 미드필더 데이비드 벤틀리의 등장이 베컴으로 하여금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만들었다.



벤틀리(블랙번 로버스)는 마이카 리처즈(맨체스터 시티), 가레스 배리(아스톤 빌라), 졸리온 레스콧(에버턴) 등과 함께 맥클라렌 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 점찍어뒀던 잉글랜드 축구의 신성이었고 그것은 카펠로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난 이후에도 변함이 없었다. 특히 벤틀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6골을 기록하는 등 소속팀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기량 또한 그간 베컴의 라이벌로 지목되었던 애런 레넌(토트넘), 숀 라이트 필립스(첼시)에 비해 전혀 모자람이 없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상승 무드와 소속팀 감독의 절대적인 지지가 결국 베컴의 잉글랜드 주전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늘 관심이 쏠리는 빅 매치에서, 더군다나 ‘슈퍼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기념비적인 센추리 클럽 가입 경기에서 후반 17분대에 벤틀리와 교체되며 벤치로 들어왔다는 것은 그가 앞으로 A매치에 참가하기 위해 피 말리는 무한경쟁에 돌입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7년 상반기와 2008년 겨울 등 베컴이 A매치에 참가하지 않았던 6개월 이상의 시간 동안 맥클라렌 전 감독이 구상해 놓은 '대안의 잉글랜드 대표팀 은 카펠로 감독에 의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베컴은 센추리 클럽 가입에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이날의 경기로 말미암아 예전부터 그를 위협했던 애런 레넌과 숀 라이트 필립스는 물론 이제는 새로운 도전자 벤틀리까지 고려해야 하는 입장에 처해진 것이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나


베컴은 센추리 클럽 가입 경기가 끝난 직후 인터뷰에서 "내가 경기 종료 직후에 관중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한 이유는 여기서 A매치를 끝내겠다는 심산 때문이 아니었다. 나는 단지 나의 100경기 출장에 와준 팬들이 고마워서 그랬던 것이다."라고 밝히며 똑 부러지게 국가대표 은퇴설을 일축했다. 반면에 베컴과 교체되어 출전한 벤틀리는 "나는 베컴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대표팀에 선발되었고 그것이 내가 노력할 일"이라며 "계속하여 좋은 활약을 펼치겠다. 잉글랜드를 위해서 뛰기를 원하며 그것은 베컴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흥미로운 경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컴은 직접적으로 벤틀리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젊은 피 벤틀리는 베컴을 콕 집어 최대의 라이벌로 지목했다. 인터뷰만 놓고 보아도 굉장히 치열한 양상이었다.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점이 원래 카펠로 감독의 머릿속 포메이션에서는 벤틀리가 가장 유력하다는 것이다. 그랬기에 잉글랜드와 프랑스간의 친선 경기에서 벤틀리가 선발 출장할 것은 이미 예상된 일이었다. 하지만 잉글랜드 프론트는 ‘세계 축구의 아이콘’ 베컴의 100경기 출장을 위해 선뜻 선발 자리를 내줬고 그는 무사히 센추리 클럽에 가입할 수 있었다. 베컴은 오른쪽 윙 미드필더이지 윙어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벤틀리는 윙어까지 커버가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유용한 자원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카펠로 감독이 구상한 포메이션은 루니와 제라드는 공격적인 역할을 취하고 양쪽 윙어가 그것을 도와줌으로써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집중되는 그림이 그려진다. 중원에서 머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은 베컴에게는 이러한 포메이션이 매우 힘들 수 있다.



그는 프랑스전에서도 웨스 브라운과 협동하며 오른쪽 사이드를 많이 커버하였다. 한마디로 잉글랜드는 베컴처럼 중심축을 잡아주며 오른쪽 사이드에서 커버링을 해주고 양질의 크로스를 날리는 형태보다는 잽싸게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는 날개 자원을 필요로 한다는 얘기다. 이러한 구조에서 베컴이 무척 힘든 국가대표 생활을 겪게 될 것임은 불 보듯 뻔하다. 이미 많은 축구 전문가들은 베컴이 훌륭한 날개 미드필더인 것은 분명하지만 윙포워드나 윙어와는 거리가 있기에 중앙 미드필더로의 변신이 시급하다고 예상했다. 결국 베컴은 오랜 수고 끝에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로의 전환이 가능케 되었지만 잉글랜드 대표팀에는 베컴 이전에 중앙 미드필더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즐비했고, 그렇다고 베컴이 윙어로 뛰기에는 잉글랜드가 원하는 날개 자원의 역할이 이미 변질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형국이 베컴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카펠로 감독은 다각도로 잉글랜드 대표팀의 포메이션을 시험 중이며 어느 누구도 11명의 주전에 포함될지 자신할 수 없다. 베컴은 이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베컴의 노력에 감복한 카펠로 감독은 예전처럼 그를 미워하지 않을 것이며 자주 대표팀에 호출할 것이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뒤쳐진다 싶으면 바로 내치는 카펠로 감독의 성향 상 베컴이 안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벤틀리라는 최대 경쟁자도 있다. ‘절대 강자는 있을 수 없다’는 세상의 진리 앞에 잉글랜드의 영원한 주장이자 황금 오른발로 세계를 평정했던 베컴도 다른 선수들과 함께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아야만 한다. 그는 자신이 차지하고 있는 화려한 명성의 왕좌를 다른 선수에게 쉽게 내주려 하지 않을 것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앞둔 베컴이 스스로와의 도전에 과연 성공할 수 있을 지 전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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