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컴, 센추리클럽 가입한 지금부터가 시작이다①
베컴, 센추리클럽 가입한 지금부터가 시작이다①
  • 이근형
  • 승인 2008.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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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남아공을 향한 그의 아름다운 도전 / 이근형



[인터뷰365 이근형]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유로2008 탈락은 잉글랜드 축구 체질 개선의 목소리를 불러왔다. 이에 따라 거의 1년여 만에 다시 외국인 감독에게 지휘봉이 맡겨졌고 그 주인공은 최근 레알 마드리드를 우승시킨 바 있는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 파비오 카펠로였다. 냉철한 마인드를 지닌 승부사 카펠로의 잉글랜드 입성은 많은 잉글랜드 축구선수들에게 긴장으로 다가왔고 언론들 또한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럴 만도 했던 게 카펠로는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에릭손 전 감독에 이은 두 번째 외국인 감독인데다가(특히 그는 영어를 못하는 잉글랜드 최초의 감독이다) 경력은 비록 국가대표에서는 전무하나 유럽 클럽에서만큼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강이었기 때문이다.


카펠로 감독은 자신의 부족한 영어 실력을 마구 꼬집어대는 몇몇 타블로이드 신문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자신의 로드맵을 공개했다. 마치 "내가 이만큼 제공할 테니 나머지는 선수들이 따라오라"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는 보란듯이 잉글랜드 스태프 진을 거의 이탈리아 출신들로 바꿨다. 특히 잉글랜드 팬들이 그토록 원하는 베컴의 출장을 보장 못한다고 일갈하던 그의 똑부러지는 축구관은 그 누구도 꺾을 수 없어보였다. 그러면서 베컴의 대대적인 '센추리 클럽 가입'에도 먹구름이 끼기 시작한다.



하지만 여기서 주저앉을 베컴이 아니었다. 미프로축구 LA갤럭시 소속인 베컴은 지난 2월, 프리미어리그 아스날의 팀 훈련에 한 달 간 합류를 자청했다. 카펠로 감독이 잉글랜드에 머물며 프리미어리그를 관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을 각인시키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했던 것이다. 아르센 벵거 감독 또한 아스날 팀 훈련에 참가한 베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고 이후 베컴은 소속팀 LA갤럭시의 태평양 및 아시아 투어에 적극 동참하면서 비시즌에도 성실하게 축구 생활을 한다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결국 이러한 각고의 노력이 여전히 자신을 못 미더워하던 카펠로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고 3월 프랑스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A매치 친선 경기에 선발 출장하면서 기어코 자신의 A매치 기록을 100경기로 올려놓기에 이른다.





카펠로 감독은 06,07 레알 마드리드 재직 시 베컴의 실력에 대해 항상 의문부호를 던진 바 있다. 이는 베컴이 레알 마드리드에 정을 떼고 급작스럽게 LA 갤럭시와 계약을 맺은 최대의 이유이기도 하다. 당시 카펠로 감독과 베컴은 늘 대립각을 세웠으며 그러한 악연은 베컴의 무대였던 잉글랜드 대표팀에서까지 이어졌다. 베컴의 100번째 A매치였던 프랑스전 이전인 스위스와의 친선 경기에서도 카펠로는 베컴을 대표팀에 기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베컴이 보여준 강한 열망과 노력이 냉혈한에 가깝던 카펠로 감독의 마음을 돌려놓았고 마침내 프랑스전에서 기념비적인 센추리 클럽에 가입하게 된 것이다.


속단은 이르다. 무한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


지난 프랑스와의 친선 경기에서 잉글랜드는 조금 색다른 전술을 들고 나왔다. 원톱으로 나선 웨인 루니를 뒤에서 조율해 주는 처진 미드필더로 스티븐 제라드가 투입된 것이다. 제라드에게는 중앙 미드필더가 가장 적합한 자리였지만 그는 이미 소속팀 리버풀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처진 스트라이커, 오른쪽 윙 미드필더 등 다양한 공격 포지션을 소화하며 멀티 플레이어의 자질을 보여 왔다. 바로 그 점을 노린 카펠로의 전술이 루니 - 제라드 라인이었다. 그리고 조 콜이 왼쪽 윙어로, 베컴이 오른쪽 윙어로 출전했고 가레스 배리와 오언 하그리브스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형태를 취했다.



이 경기에서 우리는 제라드의 '처진 공격형 미드필더'로의 변신을 주목하기보다 프랑스전을 계기로 A매치 100경기를 채운 베컴에게 시선을 맞출 필요가 있다. 결과론적으로 말하자면 베컴은 이날 후반 62분까지 경기를 뛰고 영예의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98프랑스월드컵 유럽예선이었던 몰도바 전(1996년)에서 A매치에 데뷔한 베컴이 12년 만에 100경기의 위업을 달성하며 잉글랜드에서 다섯 손가락에 드는 센추리 클럽 멤버가 된 것이다. 자신의 아내 빅토리아 베컴은 물론 그의 어머니, 형제, 그리고 자식들까지 모두 경기가 열렸던 <스타드 드 프랑스>를 찾았고 많은 관중들이 기립 박수로 그를 축하해줬다.



하지만 베컴이 스스로 밝혔듯 센추리 클럽 가입이 결국 A매치 고별 경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의 소망대로라면 2010년 남아공월드컵까지 잉글랜드 대표팀 내 오른쪽 윙 미드필더 자리를 무사히 지켜내야 한다. 그런데 비상이 걸렸다. 최근 언론을 통해 베컴을 계속 신임한다고 밝혀왔던 카펠로 감독이 베컴의 센추리 클럽 가입 경기에서 어쩐 일인지 충분히 풀타임을 소화할 수도 있었던 그를 후반 17분 데이비드 벤틀리(블랙번 로버스)와 교체시킨 것이다. 그리고 벤틀리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떠오르는 미드필더답게 예의 정력적인 드리블을 선사하며 코칭스태프의 미소를 자아내게 했다. 베컴의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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