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김두호] 세상에는 별의별 일도 많고 별난 사람도 많다. 평생 라면만 먹고 사는 사람이 TV에 소개된 일이 있지만 옛날 경기도 가평의 산유리라는 동네에는 23살 된 장석초씨(현재 55세)가 젖을 떼고부터 다른 음식은 입에 넣지 못하고 떡만 먹는다고 해서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떡보네 집을 찾은 것은 인접한 북한강에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던 1976년 3월이었다.
찾아간 날도 떡보 어머니는 아들에게 줄 백설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백설기는 주로 아기의 돌상에 올리는 흰떡으로 고물 없이 시루에 찐 떡이다. 떡보 장씨는 처음부터 밥숟가락을 들지 않고 곧장 백설기를 새끼 밥으로 먹기 시작해 23살을 맞이한 것이다. 당시 163cm에 59kg으로 보통 건강한 젊은이의 체격을 유지하고 있던 그에게 물었다. “소문이 좀 과장된 것이 아닙니까? 설마하니 밥 한 숟갈도 입에 대지 않았다는 게 정말입니까?” 양지바른 처마 밑에서 기타를 치고 있던 그는 의심부터 받는 다는 게 불쾌하다는 듯이 매우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먹지 않은 게 아니고 못 먹어요. 왜요? 그게 뭐 이상합니까? 다른 음식을 먹으면 구역질나고 토해요.”
떡보 총각의 어머니는 군에 보내면 그 병을 고친다고들 해서 관심을 가졌지만 2대 독자라 그것도 어렵게 됐다고 걱정했었다. 아주 어릴 때 흰죽을 먹다가 설사를 하며 크게 고생을 한 일이 있다는데 그 때부터 밥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떡만 먹어도 콩가루나 팥고물이 묻어 있으면 거부하고 오르지 흰 떡만 먹고 살았다. 그의 독특한 식습관에 대해 의료 보건 관련 교수들의 진단은 타고난 체질적인 원인보다 정신적인 데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월이 32년이나 지나 떡보 총각도 50대 중반이다. 지금도 떡만 먹고 사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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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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