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껜 보은(報恩)을, 팀에겐 승리를. SK 정상호
어머니껜 보은(報恩)을, 팀에겐 승리를. SK 정상호
  • 정종화
  • 승인 2008.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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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개막전 대타 끝내기 홈런의 뒤 안 / 정종화


[인터뷰365 정종화] 비가 내리는 2008년 프로야구 인천 문학경기장의 개막경기는 작년도 우승팀 SK와 5위 팀 LG의 시합이었다. 연극배우 출신인 유인촌 문화관광체육부장관의 멋진 시구는 개막식의 시그널이 되어 5백만 관중시대의 팡파르가 열렸다. 공교롭게도 선발투수가 모두 외국용병이 나왔는데 SK는 레이번과 LG는 브라운이었다. 9회까지 4대4의 팽팽한 접전을 벌리며 문학경기장은 심술궂게 내리는 비를 원망하면서 몇 번인가 그라운드를 정리하며 오늘의 주인공을 잉태시키고 있었다. 모두들 SK의 정근우와 박경완을 응원하며 지난해의 자존심을 기대하고 있었으며 LG는 박용택과 조인성의 한 방을 학수고대하고 있었지만 신은 다른 스타를 탄생시켰다. 그가 바로 SK의 개막식 게임에 엔트리로 뽑혀 김성근 감독의 하명(下命)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정상호다.


11회까지 긴 게임과 비를 맞으며 추운 문학경기장의 궂은 날씨도 마다하지 않고 관전하고 있는 팬들을 위해 김성근 감독은 대타로 정상호를 내보내었다. LG가 자랑하는 마무리 투수 우규민은 정상호의 방망이를 너무나도 가볍게 보았던지 아무 생각 없이 던진 공은 딱 소리와 함께 가랑비를 꽤 뚫으며 외야석을 넘어갔다. 망연자실한 LG의 선수들을 파김치가 되었으며 SK는 환호성으로 홈으로 들어오는 정상호를 영접하였다.


지난해 파울볼로 어머니를 맞힌 아들, 특별한 홈런으로 보은하다.

개막일 극적인 대타홈런은 프로야구 원년의 개막전인 1982년 3월 27일 10회 말 MBC 이종도의 만루 홈런과도 비교가 되겠지만 11회 말 4대4의 상황에서 대타 홈런은 관중을 열광시키는 기폭제로 영원히 남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이날 홈런을 날린 정상호는 본 기자의 칼럼에서 (2007.8.13) ‘아들의 파울 볼을 맞은 어머니, SK 정상호’ 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한 번 다룬 나간 적이 있다. 2007년 4월 12일, SK와 삼성의 게임을 보려고 정상호의 어머니가 문학경기장을 찾았다. 4회 말 타석에서 백스톱 뒤로 뜬 파울 볼이 1루 쪽 스카이 박스 아래 벽을 맞고 팬의 얼굴에 맞았다. 그 날 모인 2873명의 관중 속에서 하필이면 아들의 타구에 어머니가 맞다니, 병원으로 가면서도 괜찮다는 어머니는 SK직원을 위로하였었다. 1년 전의 악몽을 벗어나는 11회 말의 극적인 홈런을 친 정상호는 2001년 SK에 입단하여 8년간 2개의 홈런을 쳤지만 모두 광주구장이었고 문학에서는 이것이 최초의 홈런이었다. 몸담고 있는 팀에게 극적인 승리를 안겨준 정상호는 지난해의 불효를(?) 말끔히 씻겨준 한방이었으며 김성근 감독과 이만수 수석코치에게 SK의 자존심을 안겨준 보은의 선물이 되었다.


그 누가 말했던가? 야구는 ‘9회말 2아웃’에서 시작한다고. 정상호의 홈런은 프로야구 원년부터 18,628호이자 555번째의 대타홈런이다. 그리고 물론 이 홈런은 프로야구 최초의 ‘개막전 대타 끝내기 홈런’이란 새 기록으로 영원히 야구사를 장식하는 기념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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