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365] 사표 던지고 길 떠난 나인문 나재필 형제의 인생반란 '기자형제 신문 밖으로 떠나다'
[신간365] 사표 던지고 길 떠난 나인문 나재필 형제의 인생반란 '기자형제 신문 밖으로 떠나다'
  • 김두호
  • 승인 201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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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국토 종단 기행 '기자형제 신문 밖으로 떠나다'
-오토바이 타고 1만리 돌고 쓴 인문지리 新대동여지도
-진기한 지명의 동네 찾아 향토 풍물사 채집 공동집필
'기자형제 신문 밖으로 떠나다' 표지/사진=도서출판 행복에너지

[인터뷰365 김두호 기자] 최근 저널리스트 형제가 공저로 내놓은 <기자형제 신문 밖으로 떠나다>(도서출판 행복에너지)는 신문기자의 종착고지인 편집국장과 논설위원 등으로 활동한 저널리스트 형제가 쓴 별나고 기발한 합작 기행문이다.

두 사람은 어느 날 선술집에서 선문답을 하다가 새로운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어디론가 떠나자’는데 죽이 맞았다. 구체적인 청사진을 짜기 시작했다. 해외로 떠나는 유람이 아니라 숭배하는 내 땅의 구석구석을 고행하듯이 유랑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하고 사표를 던졌다. 형 나인문씨가 편집국장, 동생 나재필 씨도 편집부국장과 논설위원으로 다같이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신문기자를 천직으로 살다가 자기 반란의 일탈을 공모한 것이다.

‘나(羅)삿갓’이 된 형제는 인터넷이나 내비게이션에 차고 넘치는 흔한 맛집, 유명 관광지 정보를 버리듯이 외면하고 전국 5만여 곳의 자연 부락 중에 독특한 지명을 가진 마을을 목적지로 선정, 지명의 유래를 캐보고 마을마다 스며있는 길고 거친 삶의 내력과 인정인문 풍물이 지금은 어떻게 달라져 있는 지를 채집하고 정리하는데 주력했다.

이상적이고 적합한 이동수단으로 오토바이 여행을 선택했다. 두 대의 오토바이가 세종시에서 출발, 꼬박 한 달 동안 3794㎞1만여 리를 달렸다. 탐방한 지역은 충청도를 돌아서 전라, 경상, 강원, 서울, 인천, 경기도 전역인데 경유지로 선정한 마을은 지명만 들어도 호기심이 가는 이색적인 이름들이다. 

전남 구례의 방광리, 전북 순창의 대가리, 경북 군위의 파전리, 충북 증평의 연탄리, 경북 경주의 조지리, 경남 창원의 다구리, 강원도 고성의 건달리, 대구 달성의 구라리, 경기도 평택의 객사리, 부산시 기장의 대변리, 경남 거제의 망치리, 전북 익산의 원수리, 충북 영동의 고자리, 충남 서산의 정자리, 경북 예천의 갈구리, 충남 부여의 천당리, 경기 여주의 하품리, 전북 정읍의 목욕리, 경남 진주의 압사리, 전남 진도의 호구리, 전북 부안의 냉정리, 경북 안동의 매정리 등 100여 개에 이른다.

과거 신문에 이색 지명의 유래를 연재해 독자들의 좋은 반응을 남긴 것에서 착안, 이번에는 직접 ‘발로 쓰는 이색 지명의 마을을 찾아서’를 한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 책에는 ‘에로 지명’ ‘엽기 지명’ ‘코믹 지명’ ‘웃픈 지명’ ‘궁금증 유발 지명’ ‘계급 지명’ ‘애증지명’ ‘특이지명’ 등으로 전국의 이색 마을 이름을 분류해 지명 찾아보기 사전까지 수록하고 있다. 대체로 한글 표기 이름의 이색 지명도 한자로 쓰면 전혀 다른 뜻의 이름으로 해석되고 유래도 한글 이름과 무관한 경우가 많지만 대대로 이어온 지명의 한글 명칭은 재미있는 이야기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오토바이를 타고 국토 종단길에 오른 '저널리스트 형제' 형 나인문씨와 나재필 씨. 이들이 꼬박 한 달 동안 달린거리는 3794㎞ 1만여 리에 달한다. 형제는 독특한 지명을 가진 마을을 목적지로 선정, 지명의 유래를 캐보고 마을마다 스며있는 길고 거친 삶의 내력과 인정인문 풍물이 지금은 어떻게 달라져 있는 지를 채집하고 정리하는데 주력했다./ 사진=나인문·나재필 저서 '기자형제 신문 밖으로 떠나다'(도서출판 행복에너지)에서 발췌

고난의 행군으로 설정하고 여행기를 정리한 <기자 형제 신문밖으로 떠나다>는 ‘출발’ ‘여정’ ‘시련’ ‘극복’ ‘귀로’ 등 5개의 문단으로 분류해 단순히 지명 소개에 매달리지 않고 현장에서 만난 사람 이야기에서 다양한 문학, 삶의 발견과 지혜, 역사 인물이야기 등을 녹여 넣어 재미있는 국토종단견문록으로 엮었다.

‘별이 쏟아지는 밤을 즐기는 <소확행>’이라는 주제로 쓴 ‘시련’ 항목 중의 내용에서 이들 형제는 여행을 두고 “편안함과 불편함 사이에 절규하는 행위”라고 표현했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에서 유래된 ‘소확행’은 일상에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한다.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먹을 때,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처럼 소소한 즐거움이 소확행이다.

멀쩡한 현장의 노련한 저널리스트 형제가 문득 사표를 던지고 일터에서 집까지 뛰쳐나가 결행한 여행의 맛을 두고 소확행을 끌어들인 것이다. 그러나 책을 펴낸 뒤 동생 나재필 씨는 세종시 중심의 충청권 온라인 신문 ‘미디어 붓’을 창간, 다시 현장으로 복귀해 활발하게 기사를 올리며 살고 있다.

 

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88서울올림픽 공식영화제작전문위원, 97아시아태평양영화제 집행위원,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대종상 및 한국방송대상 심사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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