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파산과 불면 딛고 수면사업가 된 '수면 박사' 황병일
[인터뷰] 파산과 불면 딛고 수면사업가 된 '수면 박사' 황병일
  • 김두호 인터뷰어
  • 승인 2018.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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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개 팔다가 수면 연구로 수면건강 名강사 변신
-누구나 수면으로 꿈 이루고 건강 지킬 수 있어
-수면 질이 삶의 질이고 숙면도 기술이 필요해
황병일 트윈세이버 대표는 수면 관련 강연과 저술활동을 하고 신문에 칼럼을 연재하는 등 수면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삶을 지탱하는 건강의 첫째 보약은 수면"이라고 말했다. 인터뷰365와 인터뷰 중인 황병일 대표의 모습./사진=박상훈 기자
황병일 트윈세이버 대표는 수면 관련 강연과 저술활동을 하고 신문에 칼럼을 연재하는 등 수면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삶을 지탱하는 건강의 첫째 보약은 수면"이라고 말했다. 인터뷰365와 인터뷰 중인 황병일 대표의 모습./사진=박상훈 기자

[인터뷰365 김두호 인터뷰어] 인간 수명의 상한선을 100세로 보면 대체로 100년을 사는 동안 30여년이 잠자는 시간이다. 평생을 두고 매일 평균 6∼8시간 잠을 자야 심신의 건강이 유지된다. 수면 관련 강연과 저술활동을 하고 신문에 칼럼을 연재하는 등 '잠 박사'로 통하는 황병일(1964∼ ) 씨는 트윈세이버 창업자로 까르마수면연구소와 까르마-CALMA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업가다.

사업을 하다가 여러 차례 부도와 파산에 몰려 생명포기 충동과 불면증의 절박한 고비가 있었지만 벼랑에서 추락하는 그에게 회생의 꿈을 안겨준 것은 베개 개발을 위해 몰두하게 된 수면 연구였다. 수면이 생명을 지탱하는 생체시계의 동력 구실을 한다는 원칙을 눈앞에 두고 의학, 심리학, 생리학 등 관련분야의 지식과 정보를 탐색하고 파고들기 시작하면서 그의 수면연구는 전문분야로 접어들었다.

먹고 잠자는 것이 생명유지의 양대 요소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잠의 소중함을 평소에 깨닫지 못하고 산다. 지금 우려되는 것은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이 과외학습, 스마트폰과 게임 중독 등으로 수면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성인사회도 복잡다단한 정보와 인간관계, 직업 환경의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로 불면증을 겪는 사람이 많다.

과연 잠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불면증에서 탈출하는 비결은 무엇인지, 수면과 관련된 잘못된 건강 속설은 어떤 것들인지,건강을 지키고 생활의 활력소를 유지하는 데 적절하고 이상적인 수면생활의 지혜를 수면전문가로 활동하는 황병일 씨가 인터뷰365를 통해 폭넓고 깊이 있게 정리, 공개했다.

'수면 전문가' 황병일 트윈세이버 대표는 사업에 여러 차례 실패하며 스스로 불면증을 겪었다. 절박한 고비 속에서 그에게 회생의 꿈을 안겨준 것은 베개 개발을 위해 몰두하게 된 수면 연구였다./사진=박상훈 기자
'수면 전문가' 황병일 트윈세이버 대표는 사업에 여러 차례 실패하며 스스로 불면증을 겪었다. 절박한 고비 속에서 그에게 회생의 꿈을 안겨준 것은 베개 개발을 위해 몰두하게 된 수면 연구였다./사진=박상훈 기자

◆ 삶의 첫째 보약은 수면이다

-수면부족으로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의 생명까지 잃게 된 대형 교통사고 뉴스가 빈번하게 보도된다. 잠 부족은 인간생활에서 위험을 경고하는 빨간불 신호등과 같은 것 같다.

최근에 내가 <일하다가 못자고 놀다가 안자는 당신-잠 좀 잤으면 좋겠다>라는 책을 펴내면서 첫머리에 쓴 글이 ‘우주선을 추락시킨 수면부족’ 얘기였다.

1986년 1월 28일 우주인 7명이 탑승한 미국 챌린저호가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지 73초 만에 공중 폭발해 충격을 남겼다. 사고 원인이 추운 날씨로 0링(고무패킹)이 결빙되어 기능을 상실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지만 대통령위원회의 사고조사를 종합해보면 기상악화 등으로 몇 번 발사를 연기하는 과정에서 핵심관리자들의 수면부족으로 인한 기술적인 판단, 소통부족이 원인으로 지적되었다.

고속도로에 나붙어 있는 경고도 졸면 사망한다는 경고가 가장 많다. 100㎞ 속도의 자동차는 1초에 16m를 달린다. 수면부족으로 무시무시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으려면 잠을 덜 자고 무엇을 하려는 시도를 경계해야 한다. 삶을 지탱하는 건강의 첫째 보약은 수면이다.

◆수면전문가의 숙면 체크 10계명

-당신의 역서로 <인생을 바꾸는 숙면의 기술>이란 책도 있는데 무엇보다 먼저 대다수 사람들이 일로 인한 수면부족이나 심신의 불안정으로 불면증을 경험한다. 도대체 수면 건강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비법이나 기술이 있다면 어떤 것들인지 부터 먼저 알고 싶다.

내가 신문에 기고하는 칼럼이나 수면강의에 주로 강조하는 10가지 숙면 체크리스트가 있다.

1. 기상 시간보다 잠자는 시간을 지켜라. 정해진 시간에 잠자리에 든다.

2. 매일 깨어나면 잘 자고 잘 일어났다는 자기만족, 자기암시를 즐겨라.

3. 아침에 일조(日照) 샤워를 즐기고 틈틈이 햇빛 즐기기 여행을 떠나라.

4. 따뜻한 아침식사로 체온을 올린다.

5. 낮에 몸을 많이 움직이고 자세를 바르게 유지한다.

6. 지나친 음주와 카페인에 주의한다.

7. 침실 침구 등 잠이 잘 드는 수면환경을 만든다.

8. 내일 일은 내일로, 오늘에 감사한다.

9. 잠자리에서 머리 쓰는 일은 하지 않는다.

10. 자신에게 맞는 수면법을 찾는다.

모든 생명의 시계는 활동과 휴식(수면)이 반복되어야 순조롭게 움직인다. 대자연의 섭리이고 법칙이다. 그런데 잠자는 시간에 잠을 제대로 못자는 고통이 불면증이다. 뇌가 몸에 각성 명령을 계속 내려 잠이 들지 못하게 하는 불면증은 스트레스, 근심이나 불안 등 잡다한 상념이 큰 원인이지만 각성제, 커피, 카페인 음료나 자극성 음식의 섭취 등 잘못된 식습관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문제는 불면증이 고착화되면 건강과 생활 의욕 등 삶의 질이 떨어지고 우울증으로 발전한다.

수면장애와 불면증은 흔한 증세이기도 해서 미국 사람들도 성인 5명 중 2명이 불면증으로 고통을 겪는다는 보고도 있다. 단언컨대 불면증은 치료할 수 있다. 잠이 안와 죽을 것 같다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지만 그로 인해 죽는 사람은 없다.

-숙면 건강법 10개항의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 먼저 사람들은 대다수 기상 시간은 정해두고 있지만 잠자는 시간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왜 잠자는 시간이 중요한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정신건강의학과 필립 게르만 교수는 잠을 자다가 깨는 현상을 후천적 장애라고 주장했다. 반복적으로 밤을 새는 사람은 뇌가 이를 기억하기 때문에 누워도 잠이 들지 않으려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그것을 ‘조건적 각성’이라고 불렀다.

나는 어떤 이론보다 나의 경험을 통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일정하게 지키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회사일로 야근을 하고 또 회식 등으로 야식을 하면서 수면부족에 시달려 심신이 피폐해졌고 잠을 자도 중간에 깨는 중도각성현상도 일어났다. 만사가 귀찮아지고 일의 의욕까지 떨어졌다. 그러다가 밤 11시를 취침시간으로 정하고 실천했다. 일어나는 시간은 일정에 따라 달랐지만 잠자는 시간을 지키기 시작하면서 만성 수면부족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햇빛이 수면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은 어떤 근거에서 비롯된 것인가?

생물의 생체시계에 빛은 필수 영양소 역할을 한다. 전등이 생기면서 사람의 생체 리듬과 생활 패턴이 달라졌지만 사람의 몸에는 해가 뜨면 일어나 활동하고 해가 지면 휴식을 취하고 내일을 위해 잠을 자는 일정한 주기, 즉 서케디언 리듬(생체시계)이 작동한다. 낮에 활동하면서 몸이 빛에 노출되면 비타민 D와 잠의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생성된다. 빛이 없는 밤에는 수면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잠이 든다. 식물도 광합성을 해야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이 생체리듬을 실험을 통해 최초로 입증한 사람은 18세기 프랑스 천문학자 장자크 도르투 드 메랑이다. 잠을 잘못 자는 사람도 빛에 많이 노출되는 여행길에서는 숙면을 하게 되는 것도 같은 원리다.

인터뷰365와 인터뷰 중인 황병일 트윈세이버 대표/사진=박상훈 기자
인터뷰365와 인터뷰 중인 황병일 트윈세이버 대표/사진=박상훈 기자

-도대체 적절한 수면환경은 어떤 것이고 자신에게 맞는 수면법에는 어떤 방법들이 있는가?

나는 불면증을 호소해 오는 사람들에게 곧잘 ‘잠이 오지 않으면 누워있지 말고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라’며 권유하기도 한다. 침대가 고통의 잠자리가 아니라 모든 것을 잊고 잠을 자는 장소로 인지시키는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법’ 중의 하나다. 하지만 침대에서 책을 읽고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하는 습관이 몸에 밴 사람에게는 강제로 이 방법을 권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난다.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편안한 휴식의 공간으로 활용하면서 잠이 드는 것도 자기만의 수면 리듬이기 때문이다.

불면증 탈출 방법은 의사보다 자기 스스로가 더 잘 안다. 왜 잠을 못 이루는 지의 나쁜 습관과 원인을 해소하는 노력을 꾸준히 시도하면 방법들이 나오게 된다. 잠들고 일어나는 장소나 환경, 시간과 습관을 개선하며 지속적으로 시도하면 수면의 질을 바꿀 수 있다.

침대는 하루의 시작과 끝의 자리다. 지친 심신의 따뜻한 보금자리로 정을 들여야 하는데 때로는 분노와 슬픔과 고독이나 질병, 고통을 소리 없이 풀어내는 괴롭고 어두운 곳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침대를 과학으로 선전해 눈길을 끈 가구회사도 있지만 나는 그곳이 생명이 잉태되고 사랑과 꿈과 행복이 피어나는 인생의 안식처라는 이름을 달고 싶다. 수면환경, 수면법 중 최상의 비법은 침대를 맞이하는 심리적 태도에서 모든 것을 버리고 편안하게 잠을 자는 곳이란 스스로의 인지치료법이 가장 중요하다. 불면증의 최대 적은 심리상태의 불안정이다.

-수면과 관련된 불확실한 속설이 많다. 발명왕 에디슨의 수면시간이 하루 4시간이었다는 광고 카피도 있었다. 과연 그게 가능한가?

적절한 수면시간은 유전성, 나이와 몸의 컨디션 등 체력과 상황에 따라 개인적으로 차이가 있다. 100미터를 9.58초에 주파하는 우사인 볼트의 기록이 보통사람들의 달리기 기준이 될 수는 없다. 그런데 에디슨이 하루 4시간을 잤다는 소리는 잘못된 지식이다. 그는 몰아서 긴 잠을 안 잤다지만 밤낮을 가리지 않고 졸리면 연구소 작업대에서도 잠깐씩 잠을 잔 것으로 밝혀졌다. 작업실 구석에 간이 침구가 늘 준비되어 있었다고 한다.

바로 수면 건강의 첫 비결은 졸리면 자는 것이 비결이다. 졸린다는 것은 수면을 요청하는 몸의 신호탄이다. 그러나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도 시도 때도 없이 졸리거나 정상적인 수면단계가 무시되고 깊은 수면단계로 넘어가는 경우 등은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어서 검진을 필요로 한다.

-정상적인 수면단계란 어떤 것인가?

잠의 1단계는 졸음이 오는 상태, 2단계는 뇌는 깨어있고 몸만 잠이 든 얕은 잠, 3단계가 뇌와 몸이 같이 깊은 잠에 들어가는 상태다. 눈동자도 움직이지 않는 숙면 모드인 3단계에 신진대사가 활성화되면서 몸이 재충전된다. 건강한 잠은 90분을 주기로 2, 3단계가 반복되며 자율신경계가 원활한 임무교대를 하고 뇌와 몸의 긴장이 풀린다.

요즘 SNS를 통해 주고받는 건강 정보 중에 왼쪽으로 누워 자면 건강에 좋다는 말이 있다. 믿을 수 있는 근거가 있는 지 궁금하다.

나도 알고 있다. 왼쪽으로 자면 역류성 식도염, 수면무호흡증, 혈액 림프선 순환 등을 개선해 건강에 좋다는 말인데 의학적으로 어느 정도 신뢰를 받는 부분이 있긴 하다. 수면자세는 똑바로 눕거나 좌우로 눕거나 엎드려 누워 자는 4가지로 그중 국내 조사 자료에 따르면 좌우 옆으로 자는 사람이 58%를 차지하고 있다. 그중 왼쪽으로 자면 음식을 소화하는 위가 왼쪽에 있어서 수면 중 음식물이 역류할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호흡이 일시적으로 잘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은 바로 자면 목젖이 기도를 좁게 하므로 좌든 우든 옆으로 자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수면전문의들은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자세만 바꾸어도 증상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면 전문가' 황병일 트윈세이버 대표는 불면증이 고착화되면 건강과 생활 의욕 등 삶의 질이 떨어지고 우울증으로 발전한다고 설명한다. 황 대표는 "불면증의 최대 적은 심리상태의 불안정"이라고 말했다./사진=박상훈 기자
'수면 전문가' 황병일 트윈세이버 대표는 불면증이 고착화되면 건강과 생활 의욕 등 삶의 질이 떨어지고 우울증으로 발전한다고 설명한다. 황 대표는 "불면증의 최대 적은 심리상태의 불안정"이라고 말했다./사진=박상훈 기자

◆사업실패로 맞이한 지독한 불면증

-사업에 여러 차례 실패하며 스스로 불면증을 겪다가 수면 연구를 하게 되고 까르마수면연구소를 운영하면서 국내 최초 메모리폼 베개를 개발해 사업가로 성공했다는 자신의 라이프 스토리로 화제를 돌려보자.

아하, 사람마다 엄청난 삶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어서 사람을 맞이하는 것을 어마어마한 일로 노래한 시인의 시도 있지만 내 인생도 드라마틱한 사연이 많다. 어린 성장기를 변두리였던 서울 모래내 달동네에서 보내고 중동중을 거쳐 고명상업고를 다녔다. 2학년 때까지 성적이 중하위권이었던 나는 어느 순간 작정하고 공부에 매달려 전교 1등으로 졸업하고 공채로 당시 삼성의 중심기업인 제일모직 수출부에 입사했다. 그러나 명문대 대졸 사원들과의 차별감을 느껴 주경야독으로 단국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졸업기에 지도교수의 권유로 회사를 그만둔 뒤 일본 유학을 준비했다. 장학금 혜택을 염두에 두었지만 쉽지 않았다. 결혼을 한 처지라 다시 선배가 운영하는 전자관련 벤처기업에 들어가면서 내 인생이 롤러코스터를 타기 시작했다.

-얼굴은 풍파를 겪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 말 많이 듣는다. 불면증 환자들 앞에 두고 “내가 때로는 6개월 간 극심한 불면증으로 머리카락이 빠지고 흰머리가 나고 몸에서 악취가 심했다. 이러다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 살았다”고 하면 잘 안 믿는다. 인상이 강하지 않고 부드럽고 웃음 띈 표정 덕분이다. 사실 월급쟁이로만 살면 평온했을 텐데 중책을 맡은 회사가 망하고 개인 사업을 하다가 모질게 고생했다.

1989년도 초기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회사에서 경리 회계업무와 자재 구매, 수출까지 영업 총괄을 하는 요직을 맡았으나 3년 만에 부도가 났다. 어쩌다 채권자 기업에 볼모로 가서 내수 판촉물 영업을 하게 되었지만 제대로 월급을 못 받아 1993년 처음으로 내 사업을 시작했다. 판촉물 홍보물을 제작해 납품하면서 원조로 생각할 만큼 통신판매업의 초기시대를 열었다.

그 무렵 늦은 귀가 길에 아내에게 줄 치킨을 사러 갔다가 벽에 붙은 ‘다이어트 밸트’ 신상품 광고물을 보고 다음날 그 기업을 찾아가 독점 판매권을 얻어내 통신판매로 크게 성공 시켰다. 잘 나가다가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 IMF를 만나 거래처 연쇄부도로 폭삭 망하게 됐다. 그 여파가 내 사업까지 파산시키고 신용불량자로 바닥까지 주저앉게 했다. 절망이었다.

인터뷰365와 인터뷰 중인 황병일 트윈세이버 대표/사진=박상훈 기자
인터뷰365와 인터뷰 중인 황병일 트윈세이버 대표/사진=박상훈 기자

-다시 재기한 계기는?

정리 수습을 하고 정신을 차린 뒤 일본으로 무작정 떠났다. 유학 준비 중 익힌 일본어를 활용해 통신 판매를 하는 등 호감을 가진 일본 시장에서 내가 지푸라기라도 잡을 수 있을지 꿈을 꾸며 도쿄로 향했다. 참으로 우연히 여객기 좌석 앞에 꽂혀 있는 기내 잡지를 보다가 폴리우레탄을 활용한 기능성 베개인 메모리 폼 베개에 눈길이 꽂혔다. 나는 일본에 도착하는 길로 백화점을 찾아다니며 주머니 사정으로 베개를 구입은 하지 못하고 만져만 보며 힌트만 주입해서 돌아왔다. 그 길로 1년간 연구개발에 몰두했다. 1999년 마침내 국내 처음 한국형 메모리폼 베개 1호 시제품을 제작해 벤처회사를 다시 창업했다.

-그 무렵이 수면 연구의 시작인가?

일본의 TV에서 목의 경추에 이상이 생긴 환자의 질병 원인이 베개에서 비롯됐다는 닥터의 주장을 듣고 베개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본격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편안하게 잠들고 불면증에도 도움을 주는 나름의 과제에 매달려 정보나 책으로 풀리지 않은 것은 국내외 최고 전문가를 면담하는 노력도 따랐다. 물론 내가 만든 메모리 폼 베개가 대박을 치면서 그런 집념을 실현하고 확장할 여유도 있었다.

◆수출 1천만 달러로 석탑산업 훈장

-대박이라면?

가내공장 규모의 열악한 생산시설로 시작했으나 일본 이토츠상사에서 품질을 인정해 연구개발 1년, 판매시장을 노크한지 2년만인 2001년 일본의 백화점을 비롯해 20여 개국 수출기업으로 1000만불 수출탑인 석탑산업훈장을 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2004년 경기도 안성에 부지를 확보해 제대로 된 공장건설에 자본을 쏟아 붓던 중에 주력 수출 오더가 중국 쪽으로 길을 돌리면서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예측하지 못하고 대비하지 못한 경영자의 뼈아픈 결과였다. 믿었던 측근으로부터의 배신도 상실과 분노, 좌절감을 더 깊게 만들었다. 그때 6개월여 심한 불면증에 시달렸다. 사람을 기피하고 우울증으로 발전해 여러 번 빌딩의 옥상을 오르내렸다. 가물가물한 땅바닥으로 점프하는 충동을 용케 극복했다.

황병일 수면전문가가 수출 1천만불 달성 석탑산업훈장을 받았을 때 안성에 건설중인 신축공장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성취감을 느낄 때의 모습. 그는 그 보람을 이어가지 못하고 무너지는 기업인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황병일 수면전문가가 수출 1천만불 달성 석탑산업훈장을 받았을 때 안성에 건설중인 신축공장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성취감을 느낄 때의 모습. 그는 그 보람을 이어가지 못하고 무너지는 기업인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사진=황병일 씨 제공

-무너진 회사를 다시 인수해 일으켜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

2006년 4월 법정관리로 시작해 기업회생 절차를 거쳐 2014년부터 기업이 살아났으나 경영권이 채권기업으로 넘어가 6개월 만에 해임 당했다. 우여곡절 끝에 2018년 2월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사업을 통한 성공과 실패 경험담을 주제로 자기계발서 ‘베개혁명’과 수면을 알기 쉽게 풀어쓴 수면건강서 ‘잠 좀 잤으면 좋겠다’는 공백기간에 집필해 출판한 책이다.

-지금은 사업가로 보다 수면전문가로 더 유명해졌다.

그런 것 같다. 대학과 기업 교육 강좌, 지자체와 백화점의 문화강좌, 고등학교에서까지 강의 요청이 들어온다. 경제신문에 칼럼을 기고해 가면서 수면 관련 저술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러나 나의 본업은 수면전문가로 보다 수면 사업가로 내가 습득한 최신 의학치유 정보를 활용해 잠자리에 필요한 3대 침구인 베개, 이불, 매트리스 등 의학과 과학이 입증하는 수면침구를 만들어 인류가 수면의 혜택을 누리는데 있다.

 

 

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88서울올림픽 공식영화제작전문위원, 97아시아태평양영화제 집행위원,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대종상 및 한국방송대상 심사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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