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불명 괴소문이 들리던 ‘홍학표’를 찾았다.
행방불명 괴소문이 들리던 ‘홍학표’를 찾았다.
  • 신일하
  • 승인 2008.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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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천국>의 스타, 바다와 생선과 씨름 중 / 신일하


[인터뷰365 신일하] MBC TV <제5공화국> 출연을 마지막으로 여의도 방송가에서 행방불명(?) 된 스타 홍학표. 브라운관에서 사라진지 오래 되나 그가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아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을 실천에 옮기고자 연기생활을 접었나? 하지만 은퇴할 나이는 아니다. 61년생이니 한창 일할 나이다. 그러면 은둔? 혹시 유학이나 이민을 떠난 건가?


그가 전속한 연예기획사가 있는지 알아보았다. 홍학표 정도 연예인이라면 대형 기획사에서 모셔갈 몸값의 스타라 체크해보았지만 소속된 곳은 물론이고 개인 매니저도 없다. 알만한 방송국 PD들에게 물으니 “연락이 안 되어 근황을 모른다”는 대답뿐이었다. 그러다가 생각이 났다. “음. 차라리 협회에 물어보면 될 걸”하고 공연히 여기저기에 수소문 하며 시간 낭비하고 요란을 떨다니. 탤런트협회는 여의도 KBS 별관 뒤에 있다. 협회 공식명칭은 사단법인 한국방송연기자협회(이사장 김성환). 하지만 거기 가도 허탕이었다. 연초 여의도 카페에서 마주쳐 인사를 나누었다는 목격자는 있으나 왜 장기간 방송 출연의 공백이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없으니 “어! 뭔 일이 있는 건가”하고 더욱 궁금해 졌다. 협회에서 가르쳐준 전화 통화도 쉽지 않아 의문의 꼬리표가 곤두세워졌다.


스타들은 직접 받는 핸드폰을 따로 둔다. 대부분 로드 매니저나 코디가 받아 줘 메시지를 전달하면 나중에 연결이 가능하다. 홍학표도 전화 받아주는 사람이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수차례 해도 받지 조차 않으니 답답할 수밖에. 최근 번호를 바꾼 건가. 스타와 통화하려면 친분도 중요하지만 경험에 따르면 최소한 인내력의 발휘가 필요하다는 걸 잊었던 것이다.


“홍학표입니다. (음성)녹음해 놓으셨네요” “오랜만이네. 잘 지내요?”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방송에서 얼굴을 볼 수 없어 궁금했다고 하니 “지금 부산이거든요. 서울에 올라가면 뵈요.”하는 게 아닌가. “거기서 뭐해요? 여행중인가요?” “그게 아니고요” 그러면서 홍학표는 부산에 씨푸드 패밀리 레스토랑을 차려 놓았다는 것이다. “(방송)좀 쉬려고 이걸 차렸는데 다음 주 연락드릴께요” 하며 짧게 통화하고 말았다. 연기생활을 접은 건 아닌 게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90년대 청소년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으로 청춘의 우상이 되었던 홍학표. 대학생들의 사랑과 우정, 갈등과 좌절을 잔잔하면서도 밝게 그려 안방극장에 선풍을 일으키며 홍학표 이외에 최진실, 전도연, 김찬우, 장동건, 박철, 염정아, 유호정, 정명환 등 청춘스타를 배출한 히트 드라마다. 무명의 서러움을 이 드라마 한 편으로 싹 씻어버린 후에 MBC에서 KBS로 둥지를 옮겨 K1TV 일일극 <좋은 걸 어떡해(2000년)> <사랑은 이런 거야(2002년)>로 시청자 사랑을 받으며, 스타로서 누릴 최고의 경지까지 올랐다. 얼마 후 연락이 되어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연예인은 정년이 없는 거 아니냐며 듣기 좋은 말을 해주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아요. 불투명한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에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뭔가 모색하다 보면 나처럼 부업을 차리 게 되죠” 연기 정상에 이어 노후를 위한 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자신이 아직 자랑거리가 아니라고 한 그는 좀 더 지켜본 후 기사화 해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홍학표는 현재 씨푸드 부페 사업가로 변신중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속담이 있다. 이창호 9단은 돌다리를 두드려 보고도 건너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지 않은가. 그러면 홍학표는? 그는 돌다리를 건너기 위해 X레이 투시기를 빌려 검침할 정도의 시장조사 등 준비에 많은 나날을 보냈다고 실토. 소리 소문 없이 이동 갈비 집도 해보며. <제5공화국>을 끝내자 홍학표는 부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서울이 아닌 부산 해운대로 자리를 잡았다. 1천여평 규모의 씨푸드 패밀리 레스토랑을 자랑하는 d`MARIS를 오픈한지 2년이 넘었다. 상표등록이 된 ‘드마리스’는 라틴어로 ‘맛있는 바다’를 뜻한다. 고품격 이색 인테리어의 ‘드마리스’를 찾으면 한․중․일의 식단에 다양한 에피타이저와 각종 해산물을 마음껏 맛볼 수 있는 게 특징이란다. 부산의 씨푸드 레스토랑 업계를 제패한 걸로 소문난 홍학표는 서울 입성에 앞서 교두보로 오는 5월 부천에 2호점을 오픈한다.




부산처럼 대형매장을 준비 중이라 바쁘다 보니 “이쪽(레스토랑) 이외 사람과 만나지 못해요. 그러니 방송가에 ‘행불자’가 되었나보죠”하고 익살을 떤 후 맛과 서비스로 새로운 음식문화를 만들어 인정받은 후 브라운관에 새 얼굴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씨푸드 뷔페 전국 제패의 야심을 키우고 있어서 인지 그는 입을 여는데 아주 조심스러웠다. ‘도광양회’(韜光養晦)라 했던가. 역시 고수답게 뭔가 빛을 감추려는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하지만 홍학표 의문의 꼬리표를 푸는데 충분한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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