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서진 “즐거운 도전이었던 ‘멜로’…지금은 다 거절 중”
[인터뷰] 이서진 “즐거운 도전이었던 ‘멜로’…지금은 다 거절 중”
  • 박상훈 기자
  • 승인 2018.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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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화로 인사…깐깐하게 고르는 탓
-멜로성 짙은 작품보다는 장르물에 끌려..."나이 차 많은 여배우와의 로맨스물 부담스러워"
-'완벽한 타인' 굉장히 공감 할 만한 소재...촬영 인듯 아닌듯 자연스럽게 촬영
-“나이 숨기고 싶지 않아…잘 늙어가고 싶다”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 '준모'역을 맡은 배우 이서진/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 '준모'역을 맡은 배우 이서진/사진=롯데컬처웍스

[인터뷰365 박상훈 기자] 이서진(1971~)은 동안 외모와 달리 세월을 역행하려 노력하지 않는다. 30-40대로 접어들면 많은 배우들이 자신의 출생년도 공개를 꺼리지만, 그의 포털사이트엔 출생년도가 '당당히' 적혀있다. 

다른 세대와의 소통, 시대의 흐름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아는 그지만, 애써 '젊은 척' 하려 하지 않는다. 이서진은 "세월을 거스르기 보다는 잘 늙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1999년 SBS 드라마 '파도위의 집'으로 데뷔한 이서진은 벌써 19년차 배우다. 2003년 퓨전 멜로 사극 '다모'(2003)를 통해 여심을 저격하며 드라마 팬덤을 형성했다. 정통 대하 사극이 주류이던 당시 '다모'는 새로운 충격이었다. '해를 품은 달'(2012), '구르미 그린 달빛'(2016)부터 최근 '백일의 낭군님'(2018)과 같은 로맨스 사극의 시초격이라 할 수 있다.

특유의 보조개 미소를 무기로 '멜로 배우'로 승승장구하며 '불새'(2004), '연인'(2006), '이산'(2007) 등 다수의 히트작을 내던 그는 예능으로의 '외도'도 감행했다. 나영석PD의 '꽃보다 할배' 시리즈, '윤식당', '삼시세끼'에 출연하며 뉴욕대 출신의 '엘리트' 이미지를 벗고 '국민 짐꾼', '서지니' 등의 친근한 애칭도 붙었다.

여전히 멜로드라마의 러브콜을 받지만, 그는 "멜로는 더이상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멜로에서 벗어나 다양한 소재, 새로운 장르를 통해 흥행과 관계없이 배우로서 색다른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오랜만의 스크린 복귀작 '완벽한 타인' 역시 '핸드폰 잠금해제 게임'이란 독특한 소재를 다뤘다는 점에서 그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배우 이서진을 영화 개봉에 앞서 만났다.

배우 이서진/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서진/사진=롯데컬처웍스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은?

모니터 시사회 평점을 높게 받았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촬영했을 때보다 영화가 훨씬 잘 나왔다. 사실 객석에서 그렇게 웃음이 많이 나올 거라곤 생각 못 했다. 촬영하면서는 '웃긴가?' 생각했는데 편집으로 붙여놓으니까 잘 나왔더라. 워낙 진행 호흡이 빨라서 촬영 중엔 몰랐는데 완성본을 보니까 모든 감정이 녹아있더라. 사랑, 배신, 유머, 긴장감, 가족 얘기 등 없는 게 없다. 아, 우리 영화가 이렇게 풍성한 영화였나?(웃음)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땐 어떤 점에 끌렸나.

독특한 소재. 요즘 사람들이 굉장히 공감 할 만한 소재 같다. 십 년 전에는 나올 수 없는 소재다. 20년 전에 나왔으면 올드하고, 딱 지금 시대에 맞게 나온 것 같다. 배우들이 잘 하면 재미있겠다 싶었다. 노련한 사람들이 해야 이 맛을 살리지. 사실 대본에 없는 대사들이 엄청 많다. 신인이라면 감히 할 수 없을 만큼 노련한 사람들이 서로 계속 치고 들어가고 애드리브 넣고 추임새를 넣었다. 그렇지 않으면 굉장히 영화가 붕 뜬 것 같은 느낌이 들 것 같았는데 다들 굉장히 잘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재밌었다.

(영화 '완벽한 타인'은 완벽해 보이는 커플 모임에서 한정된 시간 동안 핸드폰으로 오는 전화, 문화, 카톡을 강제로 공개해야 하는 게임 때문에 벌어지는 스토리를 그린다. 극 속 7명의 친구들은 화면이 잠금해제 되면 드러나는 비밀로 2시간의 러닝타임을 쉴 틈 없는 반전으로 이어간다. 이서진을 비롯, 유해진, 조진웅, 염정아, 김지수, 송하윤, 윤경호 등의 관록있는 배우 7명이 함께 호흡을 맞췄다.)  

-두 인물이 대화할 때 비는 틈을 얘기하는 건가?

그렇지. 현실에선 대본대로 두 사람이 얘기를 한다고 나머지 인물들이 두 사람만 계속 쳐다보고 있는 게 아니니까. 음식도 먹고 이것저것 할게 많은데, 그 틈을 살리고자 리허설도 많이 하고 대본 연습도 했다. 대본대로만 하면 영화가 살 수가 없었다. 그래서 먹는 것도 정말 미친 듯이 먹어야 되고 계속 떠들어야 되고 누가 대사를 하더라도 다 각자 바쁘게 뭘 하고 있다.

-작품 선택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까다롭게 고르는 편이다. 정말 하고 싶은 것만 한다. 그래야 후회가 없다.

-작품을 굉장히 까다롭게 고른다고 했는데 이 영화는 7명이 공동 주연이다. 분량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

한 인물에 집중된 영화라면 그런 욕심도 낼 만한데. 이건 그냥 부담 없이 여럿이서 재밌게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더 부담이 없었던 게 나는 심각한 장면이 없다. 다른 커플들은 깊은 감정 신들이 있는데 나는 그런 게 없어서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완벽한 타인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어느 날 이재규 감독이 만나자고 하더니 대본을 줬다. '이 사람이 아무거나 주진 않았을거다'라는 믿음이 있었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땐 어떤 역할인지 몰랐는데 내 역할인 '준모'와 (윤)경호가 맡은 '영배'역할이 끌렸다. (유)해진 씨나 (조)진웅이가 맡은 역할은 내 역할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극 중 이서진이 연기하는 '준모'는 갓 레스토랑을 개업하고 외식업계의 스타가 되길 꿈꾸고 있다. 하지만 앞서 망한 사업만 이미 여러 개라 친구들은 그의 새로운 사업과 자신감이 탐탁지 않다. 타고난 위트와 나이스한 분위기 덕분에 주변에 항상 이성이 따르는 꽃중년 사장이다.)

-'준모'는 이서진의 기존의 이미지와 많이 다른 부분도 있다.

몇 년 전부터 작품성은 좀 떨어지더라도 기존에 내가 했던 역할과는 다른 것을 많이 찾고 있었다. 나도 나이가 들어가고 이전에 했던 멜로성이 짙은 작품보다는 장르물에 끌렸다. 지금 소재나 장르가 굉장히 다양해지는 분위기이기도 하고. 이런 생각 한 지 오래됐다.

-준모의 타고난 위트와 멋진 분위기는 현실 이서진 아니었나?

내가 예능 같지 않은 예능을 통해 평소 모습을 자주 보여드려서 대중들이 그런 부분에 익숙하고, 또 좋아하니까 이재규 감독도 내 모습을 역할에 자연스럽게 녹인 것 같다. 나도 평소의 내 모습처럼 역할을 나한테 맞춘 면이 있다. 영화 자체가 굉장히 현실적인 얘기니까 말투 같은 것은 평소 나의 모습과 비슷할 수밖에 없었다.

완벽한타인 이서진 스틸컷/사진=롯데컬처웍스
완벽한타인 이서진 스틸컷/사진=롯데컬처웍스

-너무 야해서 편집된 장면도 있다는데.

집들이 가기 전에 집에서 다른 장면이 있었다. 베드신은 아니다.(웃음) 감독 말로는 너무 야해 보인다더라.

-사실 영화에 나오는 장면도 그렇게 낮은 수위는 아니다.

그 뒤 장면들이 더 있었다. 대사는 영화에 나온 것보다도 더 야한 대사들이 있었는데 감독이 낮은 수위로 고른듯한다.

-송하윤과 나이 차이가 나는데 연기하는데 어려움이나 부담감은 없었나.

촬영 자체는 사실 더 편하다. 선배인 나를 잘 따라주고 하니까. 그런데 유이랑 드라마 '결혼계약'(2016) 할 때도 그렇고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여배우와 멜로 연기에 대한 외부의 시선도 좋지 않고 멜로 자체는 나도 좀 불편하다.

-대부분을 세트장에서 촬영했다.

일단 세트장에서 찍어서 편하고 좋았다. 촬영 중에 눈이 엄청 많이 왔던 날이 있었다. 평소엔 15분이면 가는 거리를 한 시간 반 걸려서 갔다. 그래도 일단 도착만 하면 촬영엔 지장이 없어서 다행이었지. 매일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어느 순간엔 이게 촬영이라는 걸 의식하지 않는 수준까지 갔다. 다들 앉아서 떠들다가 자연스럽게 촬영으로 이어진 경우도 많다.

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컷/사진=롯데컬처웍스

-배우들끼리 다들 실제 친구처럼 보인다.

처음에 딱 만났을 땐 해진 씨만 본 적 있고 다들 처음 본 사람들이었다. 처음 대본 연습하는데 무미건조했다. 다들 걱정했을거다 '이래가지고 될까?' 싶었는데 대본 연습을 몇 번을 하면서 술도 마시면서 친해지고, 뭐 다들 알코올을 너무 사랑하니까.(웃음) 대본 연습하면서 아이디어 내고 리허설하고 매일 밥을 먹으면서 친해졌다. 촬영 들어가면서는 합숙도 했으니까.

-배우들과도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고.

정말 좋았던 게 내가 한번 점식 먹고 체해서 아팠던 적이 있다. 그때 하윤이는 발을 누르면 풀린다고 발을 누르고 있고 정아 씨는 손을 주물러주고 경호는 팔을 잡고 해진 씨는 바늘로 따주고 한번 나를 다 챙겨준 적이 있었다. 그럴 때 참 좋더라고. 감동받았다.

-대사량이 굉장히 많던데 어렵지 않았나.

상황이 워낙 리얼해서 물론 대본 연습도 많이 했지만 대본만 암기하고 한 게 아니라 정말 실제처럼 친구들이랑 대화하듯 연기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애드리브도 나오는 거고 촬영장에서는 대본 들여다본 사람이 없었다. 굉장히 긴 장면이 있었는데 정말 순식간에 촬영한 느낌이 들었다. '원 신 원 컷'으로 가자고 할 정도로 다들 실수 없이 굉장히 잘했다. 그래서 나는 이번 촬영장에서 연기 경력이란 걸 무시할 수 없구나 생각했다. 서로 못 치고 들어와서 안달이었다.(웃음)

-그게 경쟁이 되면 서로 미묘해질 수 있는데?

나는 어딜 비집고 들어가는 성격이 아니다. 정아 씨, 지수 씨, 하윤이도 그렇고. 본인의 성격도 있는 것 같다. 해진 씨는 그런 걸 워낙 좋아하고 진웅이도 잘하고. 경호는 어리니까 눈치 보면서 들어오고. 촬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배분이 됐다.

-영화에 음식이 정말 많이 등장한다.

엄청 나온다. 대사도 정말 많지만 먹기도 엄청 먹었다. 음식을 먹다보면 질리기도 한다. 리허설할 때만 해도 정말 맛있게 먹다가 주방에서 닭강정 한판 다 먹어갈 때쯤 느낌이 왔다. '야 이렇게 먹기 시작하면 큰일 나겠다'싶더라고.(웃음)

-먹는 연기에 어려움은 없었나?

나는 조금씩 요령을 부려가면서 손으로 집어먹는 설정을 했다. 진웅이는 음식을 하면서도 먹고, 식탁에서도 먹고 큰일 난 거다. 경호는 막내라 그런지 억지로라도 정말 열심히 먹었다. 그리고 이번에 비중이 큰 배역을 처음 맡으면서 초반에 열의가 엄청났다. 그래서 배우들끼리 경호가 먹다가 쉬고 그러면 '이제 열정이 식었구나'라며 놀리고 그랬다.(웃음) 그런데 영화 보니까 경호 먹는 게 별로 안 나왔더라.

배우 이서진/사진=롯데컬처웍스
배우 이서진/사진=롯데컬처웍스

-연기적으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준모'같은 경우는 비밀이 많은 캐릭터다. 그래서 문자나 전화가 왔을 때 어느 정도의 긴장을 표현해야 하나 고민했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해야 되는지 조금 움찔해야 되는지 아니면 확 놀라야 되는 건지 이런 디테일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각자의 비밀들이 밝혀지기 전 복선 같은 장면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감독도 현장에서 문자, 카톡 소리나 내용을 다 직접 전송하면서 디테일에 많이 신경 썼다.

-치밀한 계산과 애드리브가 조화를 이룬 현장이었겠다.

나는 계산할게 별로 없었는데 내가 보기에는 다른 두 커플들은 조금 계산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그들은 둘만의 깊은 감정이 필요한 장면이 있으니까. '준모'는 생각 없는 캐릭터다.(웃음)

-욕 연기에 대해서 반응이 갈린다.

나는 어떤 연기보다 욕 연기가 자신 있는데 어색하다는 반응에 놀랐다. 사실 남자들은 어릴 때 욕 많이 하거든. 지금도 뭐 하긴 하지만. 내 평소 모습을 이재규 감독이 잘 아니까 욕하는 것도 알고.(웃음) 그동안 드라마를 주로 하다 보니 욕 연기를 한 적이 없었고 예능에서도 좋은 이미지로 포장되다 보니 상황 자체를 어색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사실 영화에 나온 정도는 흔히 쓰는 욕인데 그것도 감독이 너무 상스럽게 하지 말라고 해서 타협한 건다.

-영화 속 남녀를 휴대폰 운영체제에 비교한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공감하는가?

그 얘기가 맞지. 나는 아이폰을 쓰는데 휴대폰을 잘 알아서 쓰는 건 아니고 좀 젊어 보이는 느낌이 들어서... 젊은 친구들은 다들 아이폰을 쓰더라.(웃음)

-실제 휴대폰으로는 주로 뭘 하나?

일정 확인도 하고 인터넷이나 문자. 전화는 뭐 하루에 한 통 올까 말까 하고. 특별히 사용하는 앱도 없다. 날씨나 보지 뭐. 사진첩에도 별거 없다. 셀카 절대 안 찍고 풍경 사진 찍는 것도 안 좋아한다. 조카가 보내준 사진 정도만 있다. 나는 카톡도 안 한다. 난 불편한 게 없는데 주변에선 본인들이 불편하니까 설치하라고 하는데 그 복잡한 세계 속으로 들어가기 싫다. 카톡이 싫으면 보안이 잘 되는 뭐 다른게 있다는 둥... 뭐 매일 듣 소리다.(웃음)

배우 이서진/사진=롯데컬처웍스
배우 이서진/사진=롯데컬처웍스

-요즘 어린 친구들에겐 배우보다 예능인의 이미지가 더 강한데. 배우로서 위기의식은 없는지.

요즘은 예능을 많이 하니까 자연스러운 거라고 생각한다. '꽃보다 할배'도 내가 '할배'로 가지 않는 이상 더는 무리고. 연기는 내가 계속하는 거니까. 예전보다 다양한 장르, 소재들이 나오는데 새로운 역할로 인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 주인공이 들어오면 거절하지는 않겠지만, 예전처럼 주인공만 해야 된다는 마음도 내려놓고 성공이나 실패에 연연하지 않으면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역할, 하고 싶은 연기를 하고 싶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렇고 또래 배우 중 멜로를 소화하는 몇 안 되는 배우인데. 멜로는 이서진만의 장점 아닌가?

사실 멜로가 가장 많이 들어오긴 한다. 그런데 들어오는 거 다 거절하고 있다. 이 나이에 멜로 하는 거 자체가 잘못됐다고 본다.(웃음) 남녀 배우 중 한 명이라도 어려야 극 자체가 젊게 갈수 있으니 배우끼리 나이 차이가 나는 멜로가 제작되는 것 같다. 앞서 얘기했지만 나는 스스로도 멜로 자체가 이제 불편하다.

-좀 더 해도 되지 않을까?

정말 못하겠다.(웃음) 그런데 비슷한 또래끼리 하는 쿨한 멜로라면 재밌을 것 같다. 좀 닭살스럽지 않고 너무 애절하지도 않은. 멜로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예전에 했던 건 나에게 전혀 없는 면이니까 했던 거다. 그때는 배우로서의 도전이었다. 이제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

-대표작은 멜로지만 MBC 드라마 '혼'(2009)도 인상적이었다.

사실 그때부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간 거다. 그때만 해도 드라마에 멜로 요소가 빠지지 않았고 장르물은 거의 없었다. '혼'은 정말 새로웠고 현장에서도 즐겁게 촬영했다. 끝부분에 작가가 바뀌면서 살짝 아쉽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정말 좋았다. '혼'이 크게 잘 되진 않았지만 장르물에 눈을 뜨게 해준 애증이 있는 작품이다.

-최근엔 어떤 작품을 재밌게 봤나?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나오는 '패트릭 멜로즈'랑 휴 그랜트 주연의 '베리 잉글리시 스캔들'을 재밌게 봤다.

-차기작 '트랩'도 한국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느낌의 굉장히 센 장르로 알고 있다. 그래서 출연한 건가?

'완벽한 타인'이랑 같은 제작사다. 이재규 감독이 어느 날 또 만나자고 해서 나갔더니 대본을 주면서 자기가 제작하는 거라고 '서진 씨밖에 없다'면서 홀렸다. 이번에 같이 촬영하면서 서로 신뢰가 더 쌓였다. 일단 짧고 내용도 세고 그 작품도 나한테는 새로운 느낌일 것 같다.

배우 이서진/사진=롯데컬처웍스
배우 이서진/사진=롯데컬처웍스

-제목이 '완벽한 타인'인데 제목의 의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정말 공감한다. 사람은 다 타인이라고 생각한다. 부부 같은 경우는 서로 맞춰서 사는 거지만 결국 인간은 다 혼자다. 그리고 이 영화의 메시지에도 공감하는 게 서로 모든 걸 아는 것보다 어느 정도는 모르는 부분이 있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25년, 30년을 같이 산 사람들은 서로 공유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나 같은 경우는 아직 싱글이다 보니. 굳이 모든 것을 공유해야 하나 싶다.

-싱글인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

그런 이유는 절대 아니다.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혼도 하고 물론 안 맞으면 이혼도 하긴 하지만. 결혼이라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은 하는데 내가 지금 혼자인 게 좋기 때문이지. 그리고... 이제 이런 질문을 받을 나이도 아니다.(웃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아, 차기작 촬영하면서 좀 많이 아플 것 같다. 영양제는 아침에 열 개 저녁에 열 개 먹는다. 내 나이 때는 다들 그렇게 먹는다. 내가 챙겨 먹는 것도 있지만 주변에서 선물로 주기도 하고 어머니가 주기도 하고 이게 먹다 보면 양이 늘어난다. 선물 받은 건 다 먹으면 또 사진 않으니 줄어들기도 하고.

-너무 많이 먹는 거 아닌가.

이게 안 먹으면 심적인 불안함이 있다. 사실 큰 효과는 모르겠지만 안 먹으면 피곤할 것 같고 먹으면 힘이 날 것 같고. 버릇처럼 먹게 되는 것 같다.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나?

지나간 거 생각 안 하려고 하고 스트레스 안 받으려고 한다. 뭐든지 편하게 생각하려고 하고 깊게 생각하는 거 싫어하고 심각한 거도 너무 싫어하고. 좀 안 좋은 일 있어도 금방금방 잊어버린다. 아무래도 싱글이다 보니까 신경 쓸게 덜하기도 하다.

-평소에 싫어하는 걸 많이 말하는데.

싫어하는 거 너무 많다. 웬만한 건 다 싫어한다.(웃음)

-좋아하는 것도 좀 말해달라. 

스케줄이 없을 땐 하루 종일 운동을 한다. 운동 자체를 좋아한다기보단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좋다. 그래서 조금만 몸이 안 좋으면 바로 병원 간다. 그리고 햇빛 좋은 날에 집에 가만히 있는 게 싫다. 무조건 나가서 운동하거나 돌아다니고 피곤해서 자는 게 좋지 아무것도 안 하는 거 싫어한다.

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컷/사진=롯데컬처웍스
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컷/사진=롯데컬처웍스

-식단 관리도 하나?

점심을 헬스클럽에서 샐러드로 해결한다. 저녁엔 약속이 있으면 많이 먹고 술도 마시니까 점심은 가볍게 먹는다. 

-술도 좋아하는 편인가.

좋아하지. 예전에는 늦게까지 먹고 그랬다면 요즘엔 저녁 먹으면서 반주. 예전엔 왜 밥 먹으면서 술을 먹는지 이해를 못 했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반주를 즐긴다. 영화 촬영하면서도 아침 8시 30분부터 저녁 8시 30분까지 딱 촬영 끝나면 맨날 맛있는 집 찾아서 반주하는 게 낙이었다. 촬영지가 전라도 광주니까 맛있는 집 많지 않나. 다들 그대로 옮겨 가서 그대로 술 마시고 그랬다.

-본인이 나이 얘기 안 하면 동안이다.

근데 또 그렇다고 이런 얘기 안 하면 괜히 어린척한다고 할까 봐. 나이는 확실히 들고 있으니까. 숨기고 싶은 마음도 없고 잘 받아들이려고 한다. 거스르고 싶은 생각도 없고 잘 나이를 먹고 늙어가고 싶다. 괜히 '아직 난 어려요, 젊어요' 하는 것도 그렇고.

-영화 반응이 좋아서 휴대폰 공개 공약이 현실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

좋은가? 아유 근데 천만이 쉬운 일은 아니잖나. 설마 천만까지…될까요?(웃음) 900만 되면 슬슬 초기화시킬 생각을 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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