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제작업계의 큰 얼굴 한갑진 회장 떠나다
한국영화 제작업계의 큰 얼굴 한갑진 회장 떠나다
  • 김두호
  • 승인 2018.09.1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무로 떠난 뒤 불교 포교 저술활동에 여생 바쳐
1960∼80년대 충무로시대의 대표적인 제작자였던 고 한갑진 회장/사진=인터뷰365DB

[인터뷰365 김두호 기자] 한국영화 제작편수가 연간 200여 편을 넘어섰던 1960∼80년대 충무로시대의 대표적인 제작자 중의 한사람인 한진흥업㈜ 한갑진 회장(1924∼2018)이 지난 14일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직계 가족만으로 조용히 상을 치루고 나중에 사별 소식을 바깥에 알리기를 바란 고인의 유지 탓으로 다음날 뒤늦게 소문을 확인한 일부 신문이 부고 기사를 실었을 뿐 발인이 지나도록 한갑진 회장의 타계 소식을 아는 영화인이 많지 않았다.

고인이 타계하고 하루가 지난 15일 낮 건국대학병원 장례식장는 직계 유가족들이 조용히 빈소를 지키며 간혹 찾아오는 문상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한국영화 충무로시대의 화제작들인 <미워도 다시 한 번><난중일기><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은마는 다시 오지 않는다> 등 180여 편의 작품을 제작하는 동안, 화려하게 시선을 모았던 영화감독이며 배우들의 발길이 보이지 않는 빈소가 쓸쓸해 보였다. 고인이 제작한 영화는 대종상과 몬트리올국제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기도 했다.

젊은 시절 신문기자로 국제신문사 정치부장으로 활동했던 고인은 1966년 영화제작사인 한진흥업㈜을 설립했고 이어서 한진출판사를 운영하며서 문화 교양 종교서적을 간행하는 출판사업을 함께 했다.

한 때 한국영화제작자협회와 불교신도협회 회장을 함께 역임하기도 하며 불교와 관련 된 <알기쉬운 불교><인도의 불교><부처님의 생애><불교성전> 등 19권의 저서를 남겼다. 불교국가인 스리랑카로부터 불교를 통한 민간 외교활동의 인정을 받아 국가 최고훈장을 받기도 하고 주한 스리랑카 명예총영사로 적을 두기도 했다.

1990년대까지 영화제작을 하고 물러난 뒤 오랜 신앙생활에서 연구하고 모은 자료를 정리해 90세가 되던 해에 부처님의 일생을 알기 쉽게 정리한 <붓다 최후의 여행>을 펴낼 정도의 열정을 유지했다.

고인은 생전에 맑은 정신으로 건강하게 장수를 유지하는 비결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사는 불심에 있다는 말을 남겼다.

 

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88서울올림픽 공식영화제작전문위원, 97아시아태평양영화제 집행위원,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대종상 및 한국방송대상 심사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역임.



관심가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