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헌의 문화와 사람] 대전 마당극패 '우금치'의 서울나들이②
[정중헌의 문화와 사람] 대전 마당극패 '우금치'의 서울나들이②
  • 정중헌 기획자문위원
  • 승인 2018.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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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극 '천강에 뜬달'...사회 이슈도 좋지만 메시지가 지나치면 연희극 재미 반감
천강이 뜬 달 사진=우금치 홈페이지
대전 마당극패 우금치의 '천강이 뜬달'/사진=우금치 홈페이지

[인터뷰365 정중헌 기획자문위원] 대전 마당극패 우금치의 서울 공연 '천강에 뜬달'(8월1~3일 대학로예술극장)은 프로시니움 무대에 객석을 두어 마당극화한 구성 자체가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열린 무대를 지향하고, 전통극의 정서를 도입해 마당극 형식을 되살린 것은 매우 신선했다.

그런데 주제가 정치, 사회에 역점을 두어 기대했던 풍자와 해학이 약한 점이 아쉬웠다. 대전에서 이처럼 자기 색채가 뚜렷하고 극작, 연출, 배우까지 두터운 층을 지닌 전문 마당극패가 있다는 것은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제목부터가 시적인 '천강에 뜬달'을 보기 위해 노경식·김도훈·정진수·허성윤 등 원로들과 함께 극장에 입장하면서 기대가 컸다. 

무대 활용도 좋고 음악도 프로이상의 분위기를 살려냈다. 삼국유사 수로부인 헌화로 시작된 첫 장면부터 우리 전통을 마당에 펼치는 솜씨가 여간 아니었고 보기 좋았다.

한데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아들과 남편을 잃은 할머니가 진상규명을 외치면서 마당극은 광화문 한 귀퉁이를 옮겨 놓은듯 온갖 구호가 난무했다.

신문 방송으로 보기에도 신물이난 사회 문제들이 구호와 깃발과 촌극으로 재현되면서 전통 연희의 극적 재미는 메시지 속에 묻혀버려 흥미가 반감됐다.

같은 형식이 반복되다가 거두절미 끝을 맺은 라스트도 너무 급작스러워 관객을 당황케했다. 배우들의 일사불란한 앙상블은 중앙 연극인들이 눈여겨 볼만 했으나 우리네 마당극은 풍자와 해학 속에 삶의 애환과 정서, 박장대소할 현실풍자와 카타르시스가 있었다. 그런데 그 좋은 형식을 데몬스트레이션으로 펼친 점은 너무 아쉬웠다.

 

정중헌

인터뷰 365 기획자문위원. 조선일보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지냈으며「한국방송비평회」회장과 「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서울예술대학 부총장을 지냈다. 현재 한국생활연극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