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365] 국립박물관 34년 경력 큐레이터가 전하는 '안목의 성장'
[신간365] 국립박물관 34년 경력 큐레이터가 전하는 '안목의 성장'
  • 김리선 기자
  • 승인 2018.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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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내옥의 '안목의 성장'...나의 '아름다움을 보는 눈'은 어떻게 자라났는가
'안목의 성장' 표지/사진=민음사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흰 그릇 하나가 있다.  

단순히 밥그릇이라 생각하고 지나치는 수 많은 발걸음 사이로 한 사람이 멈춰 선다. 500여 년 전에 백자를 만든 장인의 손길과 그 안에 깃든 생각, 양식을 빚어 낸 시대를 한눈에 들여다본다. 유물의 아름다움을 알아보는 눈, 말 하자면 '안목'이 있는 사람이다.

안목이란 유물을 포함해 모든 사물의 아름다움을 보는 눈을 말한다. 소박한 백자반합과 숭고한 반가사유상에서부터 뜰에 핀 꽃과 마당의 버드나무, 계절이 지나가는 풍경과 역사를 담은 유적지까지 모든 것에는 아름다움이 있다.

그러면 안목은 어떻게 얻는가? 흔히 안목은 전문가에게 있는 것, 풍요한 환경이 낳는 것, 애초에 타고 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저자는 안목이 '자라났다'고 말한다.

'안목의 성장'을 쓴 이내옥은 국립박물관에서 34년간 근무하면서 진주·청주·부여·대구·춘천의 국립 박물관장과 국립중앙박물관 유물관리부장을 지냈다.

전국의 박물관에서 일한 큐레이터이자 '공재 윤두서', '백제미의 발견' 등 한국미술 연구서를 낸 학자로서 긴 세월에 걸쳐 자라난 자신의 안목에 대해 회상한다.

저자 또한 박물관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오래 일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나주반을 요모조모 살피며 "어, 그놈 참 잘생겼구먼." 하는 박물관 선배의 감상이 마음으로 와닿지 않아 괴로워한 시절이 길었다. 그러다가 공부를 하고, 견문을 쌓으며 긴 시간이 흘러 마침내 남의 지식이 아니라 나의 관점으로 보는 눈이 열렸다. 안목이 트인 것이다.

한 권의 '심미적 자서전'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에서 저자는 안목이 자라게 된 계기를 되돌아본다. 저자는 본문 '아름다움을 보는 눈'에서 이 같이 떠올린다.

"​박물관에서 보낸 꽤 오랜 시간 동안 유물을 보고 진정으로 절절함을 느끼지 못했으니, 그곳은 그저 하나의 사무실에 불과했다. 답답하고 힘든 시기였다. 그러다가 공부가 진척되고 견문이 쌓여 가면서 참으로 긴 시간이 흐른 어느 때부터인가 남의 지식이 아니라 나의 눈으로 하나하나 보는 눈이 열리기 시작했다. 이른바 안목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안목이란 단순히 유물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사물의 아름다움을 보는 눈을 포괄한다. 이러한 점에서 돌아보건대 내가 안목을 틔우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그러한 눈을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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