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후배 영화인들이 마련한 김수용 감독 '구순' 축하회식...'김수용 사단' 총출동
[단독] 후배 영화인들이 마련한 김수용 감독 '구순' 축하회식...'김수용 사단' 총출동
  • 김두호
  • 승인 2018.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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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조명· 이원세· 정지영· 장길수 등 현대 영화사 이끈 '김수용 연출사단' 총집합
-따뜻한 축배의 술잔 올리며 '해피 버스데이'
답례 인사를 하는 아흔맞이 김수용 감독. '갯마을' '산불' '저하늘에도 슬픔이' 등 100여편이 넘는 작품으로 한국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거목이다./사진= 윤진호 촬영감독
답례 인사를 하는 아흔맞이 김수용 감독. '갯마을' '산불' '저하늘에도 슬픔이' 등 100여편이 넘는 작품으로 한국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거목이다./사진=윤진호 촬영감독

[인터뷰365 김두호 기자] 19일 오전 12시, 창밖으로 봄의 전령인 안개비가 자욱한 여의도 전경련회관 50층 한식당 별실에는 '김수용 감독님! 아흔번째 생신을 축하드립니다'는 포스터가 걸린 대형 테이블 앞에 원로 중진 영화인 15명이 둘러 앉아 축배의 잔을 부딪치며 '해피 버스데이 투 유'를 합창하기 시작했다.

좀처럼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원로 중진 영화인들이 대형 케이크 앞에 앉은 김수용 감독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면서 구순잔치를 대신해 깔끔한 축하의 오찬 자리를 주관한 것이다. 대다수 주인공인 김 감독의 후배들이지만 모두 현대 한국영화사에 창작 예술인의 발자취를 남긴 연출 및 촬영분야의 명 감독들이다.

참석자는 정일성·전조명·안창복·이석기·정광석·이원세·홍파·이장호·박승배·정지영·김수형·장길수·봉준호·김경식·윤진호 감독 등 15인이다. 청주대 수제자인 한국영사자료원의 박노민 부장도 모습을 보였다.

김수용 감독 구순축하 오찬에 참석한 '김수용 사단' 영화인들. 왼쪽부터 김두호(영화평론가)봉준호, 홍파, 이장호, 이원세, 정일성, 김수용, 정지영, 장길수, 전조명, 김수형, 안창복, 정광석, 이석기, 김경식,박성배(앞자리) 감독들./사진=
김수용 감독 구순축하 오찬에 참석한 '김수용 사단' 영화인들. 왼쪽부터 김두호 영화평론가, 봉준호·홍파·이장호·이원세·정일성·김수용·정지영·장길수·전조명·김수형·안창복·정광석·이석기 감독과 김경식 교수, (맨앞)박승배 감독./사진=윤진호 촬영감독

그 가운데 김경식 청주대 교수(충북문화재단 대표)는 김수용 감독의 청주대 영화학과 교수 시절 후배교수 였고, 정일성 촬영감독과 이장호 감독은 오랫동안의 깊은 친분으로, 봉준호 감독은 대학 영화동아리 시절 김수용 감독의 작품 <산불><갯마을> 등을 교본으로 삼고 공부한 내력으로 특별히 하객으로 참석했다.그 밖의 영화인들은 김수용 감독의 연출팀 출신이거나 작품을 함께한 영화인들이다. 

김수용 사단으로 일컫는 연출팀 출신중에는 이미 타계한 분도 있고 또 생존한 분으로 조문진 감독도 있지만 건강관계상 참석하지 않았다.

행사 주관 겸 참석자 중 소장파에 속하는 정지영 감독이 이날 진행을 맡았다. 그도 고희연을 보낸 원로지만 막내쯤 되는 장길수 감독과 이날 자리에서는 가장 젊은 층에 들었다.

대중문화의 골간이 된 영화예술의 중심에서 활동한 이들 참석자들의 빛나는 작품 활동도 이제는 몇몇 감독을 제외하고는 현장을 떠나 있다. 화려하던 이름들이 모든 것이 변하고 잊혀져가면서 이날 자리는 세월의 무상함도 느끼게 한다. 홍파 감독은 20여 년간 영화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참석해 선후배들에게 건강한 모습의 근황을 전했다.

답례 건배사를 하는 김수용 감독.
답례 건배사를 하는 김수용 감독/사진=윤진호 촬영감독
정지영 감독의 진행으로 참석자들이 김수용 감독 생신축하 덕담을 하고 있다.
정지영 감독의 진행으로 참석자들이 김수용 감독 생신축하 덕담을 하고 있다./사진=윤진호 촬영감독
 특별 하객으로 참석한 봉준호 감독이 대학시절 김수용 감독 작품을 보고 영화공부를 했다는 고백을 하고 있다./사진=윤진호 촬영감독

주고받는 얘기 속에서 재미있는 비화도 쏟아져 나왔다. 이원세·이장호 영화감독과 박승배 촬영감독이 서울 덕수초등학교 동창사이라는 것도 처음 알려졌다. 주로 임권택 감독과 작품 활동을 한 정일성 촬영감독은 김수용 감독을 만나는 자리인 줄은 알고 왔지만 이날이 동갑내기인 김 감독의 생신기념 회식자리인 줄은 와서 알았다고 말했다.

70세가 회갑연, 80세에 산수연, 90세는 졸수(卒壽)연으로 호칭하지만 김수용 감독의 건강상태로 보면 다음으로 맞이할 백수연(99세)까지 무난할 것이라고 참석자들은 일치된 예측을 했다.

왼쪽부터 홍파, 이장호, 이원세, 김수용 감독
왼쪽부터 홍파, 이장호, 이원세, 김수용 감독/사진=윤진호 촬영감독

영화감독으로는 드물게 교과서적으로 인생을 살아온 김수용 감독은 후배들이 올리는 술잔을 한 번도 거절하지 않고 비웠다. 그는 30년 전, 40년 전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모습으로 구순의 축배를 사랑하는 후배들과 함께 나누었다.

이장호 감독은 "오는 길에 90까지 세어보니 한참이 걸렸다"면서 "백수를 향한 김 감독의 정정한 모습이 부럽고 건강관리까지 존경스럽게 한다"고 말했다.

 

 

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88서울올림픽 공식영화제작전문위원, 97아시아태평양영화제 집행위원,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대종상 및 한국방송대상 심사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