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심사숙고 쓴 '침계' 등 추사 김정희 글씨 3점 보물 지정
30년 심사숙고 쓴 '침계' 등 추사 김정희 글씨 3점 보물 지정
  • 김리선 기자
  • 승인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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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필 침계/사진=문화재청
'김정희 필 침계(金正喜 筆 梣溪)'/사진=문화재청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19세기 대표적 학자이자 서화가였던 추사(秋史) 김정희(1786~1856)의 글씨 3점이 보물로 지정된다. 

20일 문화재청은 '김정희 필 침계' 등 추사 김정희의 글씨 3점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추사 김정희는 18세기 말부터 19세기까지의 세도정치 기간에 문인이자 정치가로 활동하였으며 추사체를 창안해 한국 서예사에 큰 자취를 남겼다.

문화재청 측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3건의 서예 역시 김정회의 이러한 학문적‧예술적 관심과 재능이 구현된 작품"이라며 "앞으로 그의 예술세계를 이해하는데 지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정희 필 대팽고회/사진=문화재청
'김정희 필 대팽고회(金正喜 筆 大烹高會)'/사진=문화재청

먼저 '김정희 필 대팽고회(金正喜 筆 大烹高會)'는 작가가 세상을 뜬 해인 1856년(철종 7년)에 쓴 만년작(晩年作)이다. 

내용은 중국 명나라 문인 오종잠(吳宗潛)의 '중추가연(中秋家宴)'이라는 시에서 유래했다. "푸짐하게 차린 음식은 두부‧오이‧생강‧나물이고, 성대한 연회는 부부‧아들딸‧손자라네(大烹豆腐瓜薑菜, 高會夫妻兒女孫)"라는 글귀를 쓴 것이다.

평범한 일상생활이 가장 이상적인 경지라는 내용에 걸맞게 꾸밈이 없는 소박한 필치로 붓을 자유자재로 운용해 노(老) 서예가의 인생관과 예술관이 응축되어 있는 김정희 만년의 대표작이다.

김정희 필 차호호
'김정희 필 차호호공(金正喜 筆 且呼好共)'/사진=문화재청

'김정희 필 차호호공(金正喜 筆 且呼好共)'은 "잠시 밝은 달을 불러 세 벗을 이루고, 좋아서 매화와 함께 한 산에 사네(且呼明月成三友, 好共梅花住一山)"라는 문장을 예서로 쓴 대련(對聯) 형식이다. 대련은 두 폭의 축으로 된 회화나 서예작품으로, 두 폭의 내용과 양식이 연결되며 서로 대칭되는 도상(圖像)을 배치하거나 자수(字數)를 맞춰 한 묶음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두 번째 폭에는 '촉(蜀)의 예서 필법으로 쓰다(作蜀隸法)'라는 글귀를 넣어 중국 촉나라 시대의 비석에 새겨진 글씨를 응용했음을 밝혔다.

일반적으로 촉나라 예서(隸書, 중국 한나라 때부터 쓰인 옛 서체)는 단정하고 예스러운 필치가 특징이다. 이 작품은 금석학에 조예가 깊었던 김정희의 학문이 예술과 결합된 양상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필획 사이의 간격이 넉넉하고 자획의 굵기가 다양하며, 빠른 붓질로 속도감 있는 효과를 내는 등 운필의 멋을 최대한 살려 김정희 서예의 수작으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김정희 필 침계(金正喜 筆 梣溪)'는 화면 오른쪽으로 치우쳐 예서로 '침계(梣溪)' 두 글자를 쓰고, 왼쪽에는 행서(行書, 약간 흘려 쓴 한자 서체)로 8행에 걸쳐 발문을 썼으며, 두 과의 인장을 찍어 격식을 갖추었다. 침계는 김정희와 교유한 윤정현(1793~1874)의 호(號)이다.

발문에 의하면 윤정현이 김정희한테 자신의 호를 써 달라고 부탁했으나 한나라 예서에 '침(梣)'자가 없기 때문에 30년간 고민하다가 해서(楷書, 예서에서 발달한 서체. 일점일획을 정확히 독립시켜 쓴 서체)와 예서를 합한 서체로 써 주었다고 한다.

작품의 완성도를 갖추기 위해 수십 년을 고민한 김정희의 작가적 태도와 이러한 김정희를 기다려 준 윤정현의 인내와 우정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침계'는 김정희의 개성을 잘 보여준다. 구성과 필법에서 작품의 완성도가 높을 뿐 아니라 김정희의 학문‧예술‧인품을 엿볼 수 있어 더욱 의미가 크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한 김정희 필 침계 등 3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계획이다.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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