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영화 '1987'묵직한 울림...장준환 감독 "국민 모두가 주인공"
[시사회]영화 '1987'묵직한 울림...장준환 감독 "국민 모두가 주인공"
  • 김리선 기자
  • 승인 2017.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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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87' 제작발표회 당시 장준환 감독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이런걸 자뻑이라고 하죠? 여러번 봤는데도 눈물이 잘 그쳐지지 않네요."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에서 진행된 영화 '1987' 언론시사회가 끝난 후 장준환 감독이 연신 눈시울을 붉혔다. 박종철, 이한열 열사를 이야기하다가도 말을 더이상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이 영화는 故박종철 열사와 이한열 열사를 다룬 작품으로,  6월 민주화 항쟁의 기폭제가 된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기반으로 영화적으로 재구성했다.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냈던 사람들의 가슴 뛰는 이야기를 다룬다. 실화의 생생함을 바탕으로 격동의 시기에 살아간 이들의 모습을 통해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극을 이끌어가는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순 외에도 문성근, 설경구 등의 중견 배우들이 특별 출연해 영화에 힘을 더했다.

장 감독은 "영화에 진심을 담았다"며 "모두가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시사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오고갔던 장 감독의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장준환 감독/사진=CJ엔터테인먼트

-눈물을 흘리는데.

만들면서 여러번 봤는데도 옆에 계신분이 자꾸 훌쩍이시니 나도 눈물을 참을 수 없더라. 지금 굉장히 챙피하다. 자기가 만든 영화를 보고 자기가 울다니. 사실 편집하면서도 많이 울었다. 이한열 열사와 박종철 열사의 마지막 순간들을 보면서 많이 슬펐다. 상업영화지만 진심을 다해 1987년도의 양심의 소리를 내고 길거리에 나와서 싸우고 땀과 피를 흘린 그 분들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참여 계기는

제작사 대표를 통해 재작년 1월경 시나리오의 초안을 받았다. 당시 구조는 지금과는 달랐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이상한 감정이 마음속에서 올라왔다. 나이가 들면서 제 안에 변화가 생기는 것 같다. 아이를 낳고 키우다보니 우리나라, 그리고 이 지구가 어떻게 평화롭게 좀더 행복한 세상이 될까 그런 고민을 했다.

그런 측면에서 어떤 미안한 감이나 부채감이 있었던 것 같다. 난 당시 치열하게 운동을 했던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작가와 오랜기간 각색 작업을 거쳤다.

초고를 처음 받았을 당시 김윤석씨에게 보여줬는데, 이걸 왜하려고 하냐며 말리더라. 몸조심하라고 농담도 하고(웃음). (극속 김윤석은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은폐를 지시하는 대공수사처 박처장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이 이야기가 가지는 힘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다. 현실이지만 굉장히 드라마틱한 부분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이렇게 영화로 만들어질까를 많이 의심하며 작업했었는데, 기적같이 느껴진다. 위에서 누군가 우리를 보살펴준다고 생각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흐린 날씨가 필요한 촬영날엔 어김없이 날씨가 흐렸다. 날씨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건 나만의 영화가 아니구나. 이렇게 느꼈다. 

영화 '1987' 스틸 컷/사진=CJ엔터테인먼트

-1987년을 잘 알지 못하는 젊은 세대들에겐

이 영화가 젊은 세대들의 입맛에 안맞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작품에 최선을 다하고 진심을 가지고 공을 드리는것이 내겐 중요했다. 앞서 이 영화를 상업 영화라고 말씀드렸는데, 상업에서 뭔가를 판매하는대도 여러태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10년간 열매가 열리지 않던 사과나무에 아무런 화학비료없이 거름만 주면서 기다렸더니 10년후에 사과가 열렸는데 맛이 너무 좋아 엄청난 가격에도 잘 팔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마음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 '어짜피 돈이 들어가는 상업영화의 틀을 가질 수 밖에 없으면 정성스럽게 만들어보자, 그럼 팔릴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이한열 열사로 영화를 마무리한 이유

처음부터 1987년 1월 박종철 열사의 이야기로 시작해 이한열 열사로 마무리짓는 6월까지의 구조를 생각했다. 사실 박종철 열사 사건에 이한열 열사가 직접적으로 얽혀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어떻게 조화롭고 매끄럽게 연결할까 고민했다. 그러다가 평범한 보통사람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만들어내면 좋겠다 싶었다.

-1987년이란 시대를 선택한 이유는.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그 해를 담고 싶었다. 온 국민이 거리로 뛰쳐나와서 대통령 직선제를 자각한 해다. 그 거리로 뛰어 나오기까지 밑에서 계속 열이 가해지고 있었다. 그 사람들과 상황들을 보면서 가치와 의미를 느꼈다. 우리가 얼마나 순수하고 뜨거웠던가. 1987년을 바라보면 사람들은 양심을 저버릴 수 없었던 온기가 있었다. 두려움에 떨고 있었지만 한마디라도 내뱉어야 했던 그들의 용기가 제게 힘을 준다.

영화 '1987' 포스터

-1987년이 여러 인물들의 시선으로 담겼는데.

포스터의 카피처럼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그해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 각기 다른 캐릭터들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 되고, 결국 국민이 주인공이 되는 그런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

-주연급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출연분량이 많지 않음에도 참여한 배경은.

내 설득이 아닌 스스로 참여해줬다. 나를 믿었다기보다는 이야기에 힘이 있고 재미가 있고 이런 부분을 믿고 참여해주셨다. 영화에 짧게 나오지만, 각각의 캐릭터가 인상깊게 조각되도록 노력했다. 영화가 끝난후에도 모든 캐릭터가 잊혀지지 않고 생각나도록, 모두를 주인공으로 만들고 싶었다.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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