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주호성·김순이 호연 돋보인 부부심리극 '아내의 서랍'
[리뷰]주호성·김순이 호연 돋보인 부부심리극 '아내의 서랍'
  • 정중헌 기획자문위원
  • 승인 2017.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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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헌의 문화와 사람] 대사 하나하나 가슴에 와닿아...탁월한 심리묘사력
사진=후플러스
주호성, 김순이 배우의 2인극 '아내의 서랍'/사진=후플러스

[인터뷰365 정중헌 기획자문위원] "댁의 아내는 안녕하십니까?"

연극 '아내의 서랍'은 중년의 부부가 함께 볼만한 연극이다. 주호성, 김순이 배우의 2인극인데 주호성의 대사량이 엄청나다. 그가 아니면 소화하기 힘든 캐릭터란 생각도 든다.

김태수 작가는 남편의 회상 형식을 통해 한 가부장적 남편을 둔 아내의 정한을 극사실화처럼 묘사해 내고 있다. 중년과 노년 관객에게는 그 정황이며, 대사 하나하나가 가슴에 박힌다. 그래서 회한도 들고 박수도 친다.

남편이 자기 위주 일상을 보낼때 아내는 지나온 추억을 서랍에 차곡차곡 쌓으며 병들어 간다. 알츠하이머, 치매다. 아내의 중병을 알게 된 남편은 아내가 원했던 생일케익 촛불끄기와 장미꽃 다발을 선사하며 속죄하지만 아내는 그 절반도 느끼지 못한다.

공연장면/사진=후플러스
주호성, 김순이 배우의 2인극 '아내의 서랍'/사진=후플러스

이 공연의 장점은 한 중년부부의 일생을 유리알처럼 거울에 투영시킨 작가의 심리묘사력이다.

그런데 대사량이 너무 많다보니 말에 치이는 느낌을 주는게 흠결이다. 신유청 연출 역시 관객이 숨을 쉴 여유를 주지 않고 2시간 동안 배우들을 내달리게 한다.

그래도 화술이 뛰어난 주호성이 인생의 연륜을 담아 설득력 있게 대사를 전달하면서 거기에 감정의 기복까지를 담아내 관객들을 몰입시켰다.

아내와 딸 역의 1인 2역으로 오랜만에 무대에 선 김순이는 아내 역은 연민을 일으킬만큼 여리게, 엄마의 속내를 시원하게 아빠에게 터뜨리는 딸 역은 강하게 설정해 2인극이지만 3인극을 보는 듯하다.

주호성, 김순이 배우의 2인극 '아내의 서랍'/사진=후플러스

'아내의 서랍' 이란 시로 마무리하는 이 연극은 무심코 인생을 살아온 부부들에게 자신들을 돌아보게 하는 부부학개론이다.

단 관객이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는 배려는 아쉬웠다. 대사를 좀 줄여 여백을 만들고 연출에도 리듬을 살려 변화를 주면 훨씬 좋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2018년 1월 14일까지 대학로 명작극장.

 

정중헌

인터뷰 365 기획자문위원. 조선일보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지냈으며「한국방송비평회」회장과 「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서울예술대학 부총장을 지냈다. 현재 한국생활연극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