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365]이스탄불 거리를 누비는 한 소년...오르한 파묵의 '내 마음의 낯섦'
[신간365]이스탄불 거리를 누비는 한 소년...오르한 파묵의 '내 마음의 낯섦'
  • 김리선 기자
  • 승인 2017.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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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의낯섬
오르한 파묵의 '내마음의낯섬'표지/사진=민음사

[인터뷰365 김리선] "나는 나 자신을 설명할 때 이스탄불을, 이스탄불을 설명할 때 나 자신을 설명한다."

터키의 이스탄불 출신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르한 파묵의 이스탄불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그리고 그는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40년 현대사를 흥미롭게 담아낸 <내 마음의 낯섦>을 내놓았다.

소설에서는 이스탄불 거리를 누비며 '보자'라는 터키의 전통 음료를 파는 한 소년 메블루트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메블루트는 이민자 가족에서 태어나 이스탄불에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정직한 소년이다. 자본주의가 빠르게 발전 하는 탓에 메블루트와 아버지는 깨끗한 유리병에 담겨 수퍼 진열대에 놓인 요구르트에 밀려 요구르트 장사를 접는다. 메블루트가 파는 병아리콩밥은 점점 길에서 먹는 더러운 음식, 즉 가난 한 사람들만의 향유물로 전락한다. 

"보오오오자"를 외치며 빈민가, 역사 깊은 골목을 구석구석 누비는 메블루트의 스토리를 통해 현대 이스탄불의 정치와 사회, 문화 그리고 그 속에서 소시민들의 삶을 생생하게 펼쳐낸다. 부동산 발전의 연대기, 건축물의 변화상, 전기 소비의 역사, 정치적 재앙과 탄압 등 터키 현대사의 굵직한 역사적 사실들을 엿볼 수 있는 것도 흥미 요소 중 하나다.

"고향에 살다가 십이 년 전에 아버지 곁으로 왔을 때 둣테페의 절반과 다른 언덕들은 거의 비어 있었다. 그때는 우리처럼 오갈 데 없고 이스탄불에서 잠잘 곳도 없는 사람들이 아니라 도시 중심부에 사는 돈 있는 사람들도 이 언덕에 있는 땅들을 약탈했다. 간선 도로에 있는 제약 회사, 전구 회사, 매일 새롭게 문을 여는 제조 공장에서 싼값에 일할 노동자들이 지낼 공짜 토지가 필요했기 때문에 정부는 아무나 공터를 차지해도 모른 척했다...(141쪽)"

오르한 파묵이 즐겨 찾는 '충돌'이란 주제는 이 책에서도 곳곳에 나타난다. 이스탄불의 문화, 계급, 사상, 종교의 충돌, 전통과 현대의 충돌을 통해 매력적인 이스탄불의 역사성을 체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