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헌의 문화와사람]영평상의 레전드로 기억될 70대 배우 나문희
[정중헌의 문화와사람]영평상의 레전드로 기억될 70대 배우 나문희
  • 정중헌 기획자문위원
  • 승인 2017.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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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회 영평상시상식에서 수상자
제37회 영평상시상식에서 수상자들. 사진 왼쪽부터 신인남우상 박서준, 남우주연상 설경구, 여우주연상 나문희, 여우조연상 전혜진, 신인여우상 최희서

[인터뷰365 정중헌 기획자문위원] 지난 8일 저녁 제37회 영평상 시상식이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시니어 회원인 나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 열연한 시니어 배우 나문희에게 최우수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전달하며 짤막한 심사평을 했다.

처음엔 프로그램에 쓴대로 읽을까 했다. 거기엔 이렇게 썼다. "She can do it!!" 결코 연륜과 내공이 없으면 해낼 수 없는 진실한 연기의 힘을 보여준 배우. 우리의 아픈 역사이자 슬픈 자화상인 위안부를 시장 상인에서 미 의회 증언까지 온몸으로 도전해 이뤄낸 인간승리"라고.

그런데 난 다 접고 감성적으로 접근했다. 영평 재창립 52년, 영평상 37회 만에 가장 연륜이 깊은 배우에게 여우주연상을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해 TV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드>에서 시리도록 슬프고 아린 연기를 해낸 나문희가 이번엔 영화의 무덤 앞 어머니와의 대화, 미 의회에서 영어로 말문을 트면서 또한번 시리도록 슬프고 아린 연기를 해냈다고. 그게 영평상에 또 하나의 레전드를 만들었다고 마음으로 얘기했다.

영화평론가 김종원 선배는 전조명 촬영감독에게 공로영화인상을 수여했다. 영화기자를 하는 동안 전조명 감독은 무려 145편을 찍었다. <혈맥>, <저하늘에도 슬픔이>, <갯마을> 등 김수용 감독 옆에는 전조명 촬영이 있었다.

83세의 노 감독은 "자신은 행복한 영화인이었다"며 영화에서 평론의 힘을 새삼 평가해 주었다.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은 싸이런 픽처스황동혁 감독의 <남한산성>에 수여됐다.

김훈 작가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사극이지만 오늘의 우리에게 던지는 메세지가 강했다. 누아르나 사회 고발영화에서 느낄 수 없는 묵직한 주제의식과 엄동설한을 견디며 더 추웠던 시간들을 담아낸 촬영, 빈 공간을 강조한 사카모도 류이치의 음악, 그리고 이병헌과 김윤석의 명연기는 아직도 기억에서 생생하다.

 

영화 '불한당'으로 영평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설경구와 필자와 함께
영화 '불한당'으로 영평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설경구와 필자와 함께

뒷풀이에서 내 지정석은 <불한당>으로 오랜만에 영평상 남우상을 받은 배우 설경구 앞이었다.

영화기자도 했고 영평상도 해왔지만 유독 설 배우와 말문을 튼 적이 없다. 도도했고 범접하기 어려워서였다. 그런데 <오아시스>이후 영평상을 받았다는 그는 좀 부드러워 보였고 기념사진을 찍을 때 V 자를 해보였다.

37년 영평상을 지켜봐왔지만 여러 난관을 헤쳐온 이번 시상식은 최고였다. 신세대 배우 서강준, 이선빈의 사회에 수상자들의 소감은 진솔하면서도 체험이 묻어나 모두를 숙연케 했다.

 

정중헌

인터뷰 365 기획자문위원. 조선일보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지냈으며「한국방송비평회」회장과 「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서울예술대학 부총장을 지냈다. 현재 한국생활연극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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