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첫 서울무용영화제 개최 주역 정의숙 현대무용가
[인터뷰]첫 서울무용영화제 개최 주역 정의숙 현대무용가
  • 김두호
  • 승인 2017.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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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과 무용예술을 융합, 무용영화의 새장 열겠다
제1회 서울무용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은 현대무용가 정의숙 성균관대 교수.
제1회 서울무용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은 현대무용가 정의숙 성균관대 교수.

[인터뷰365 김두호 인터뷰어] 현대무용가 정의숙 교수(65·성균관대 무용학과)는 현대무용의 인재 양성과 공연 활성화에 기여해온 대표적인 학자의 한사람이다. 젊은 생애를 후진 교육에 바친 뒤 정년퇴임을 앞두고 제1회 서울무용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아 동분서주하고 있다.

11월 3일부터 5일까지 서울 중구 마른내로(충무로) 명보아트홀과 예술통 코쿤홀에서 개최되는 제1회 무용영화제는 국내에서 연중 쉬지 않고 개최되는 수많은 각종 영화제 가운데 무용을 주제로 한 첫 영화제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대무용의 외길에서 벗어난 적 없이 일생을 '춤' 발전에 바친 정의숙 교수는 후반기 인생의 새로운 열정을 모아 무용예술과 영상예술의 아름다운 융합을 실현하려는 꿈에 부풀어 있다.

- 무용영화제란 어떤 성격의 영화제인가?

디지털 문화의 복판에서 생활하는 시대지만 무용은 여전히 무대라는 제한된 공간에 머물러 있다. 무용도 종합예술로 일컫는 영상미디어를 통해 재탄생되어야 한다. 무용영화제는 시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차원의 예술적 경험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축제다.

'제1회서울무용영화제' 샌프란시스코 댄스 필름페스티발 상영작
'제1회서울무용영화제'에서 상영될 샌프란시스코 댄스필름 페스티벌 베스트 시리즈.

 - 행사 기간에 보여 줄 프로그램 내용이 궁금하다.

무용가 김용걸의 공연으로 개막 무대가 마련된다. 이어서 서울무용영화제에서 공모한 작품의 수상 작품 시상식을 가진 후 개막 작품으로 '더 댄서'를 상영한다. 이튿날 부터는 서울무용영화제 공모전 선정작 및 수상작과 서울문화재단 댄스필름 프로젝트 선정작, 샌프란시스코 댄스필름 페스티벌 베스트 시리즈 등이 상영된다. 또 아리랑티비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두 번째의 날개'와 무용가 최승희 등을 소개하고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준비했다. 마지막 날에는 '무용영화란?'을 주제로 서양범 교수의 특강이 준비되어있으며, 무용영화의 고전인 '분홍신'과 무용가 모리스베자르의 작품이 담긴 영화 '댄싱 베토벤'을 폐막 작품으로 상영한다.

- 영화제가 무용에 대해 다소의 식견이 있는 관객을 대상으로 개최되는 것 같다.

그렇지 않다. 무용을 주제로 한 영화제이지만 무용의 전문성 보다 영상의 대중성에 더 비중을 두고 프로그램을 마련해 누구나 흥미 있게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다시말해 무용에 비중을 둔 댄스필름 뿐만 아니라 무용을 주제로 한 극영화와 다큐멘터리까지 모두 33작품이 선을 보인다. 특히 개막작 '더 댄서'는 20세기 초 급진적인 현대무용가인 로이 풀러(Loie Fuller)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극영화다. 아름다운 무용수의 춤보다 테크놀리지를 활용한 시각적 이미지를 재현해 당시 문화예술계에 충격을 던진 화제작이다.

무용영화제 개막작 스테파니에 디 쥬스토 감독의 '더 댄서' 포스터. 20세기 초 급진적인 현대무용가로 대표되는 미국 현대무용가 로이 풀러의 이야기를 다룬 극영화다.
무용영화제 개막작 스테파니에 디 쥬스토 감독의 '더 댄서' 포스터. 20세기 초 급진적인 현대무용가로 대표되는 미국 현대무용가 로이 풀러의 이야기를 다룬 극영화다.

-무용영화제를 제정하게 된 특별한 모티브가 있는가?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이미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예술 영화의 한 장르이다. 특히 뉴욕 링컨센터에서 개최하는 무용영화제는 45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댄스 필름 페스티발이나 댄스카메라웨스트 댄스 미디어 필름페스티발과 같은 해외사례와 테마를 갖고있는, 예를 들어 건축영화제, 산악영화제, 여성영화제 등 예술영화제를 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기 시작했다. 그 동안 아지드현대무용단에서 시도해온 무용예술과 영상예술의 융복합작업에 이어 퇴임 후 무용영화의 장을 만들어주는 것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무용영화제 개최가 내가 해야 할 다음 과제라고 생각했다.

- 흔히 전통 민속무용을 고전무용으로 이해하고 현대무용이라면 발레만 생각하게 된다. 학문적으로 추구하는 현대무용이란 무엇인가?

현대무용은 학문적으로 발레와 구분된다. 발레는 표현의 기본적인 교본과 룰이 있어서 그야말로 강수진처럼 발가락이 변형되도록 피눈물 나는 연습으로 예술인의 경지에 오르지만 현대무용이 추구하는 것은 자유로운 정신에서 나오는 새로운 몸짓, 다양하고 창의적인 움직임 발견과 이를 통한 창작자의 개념 실현에 있다. 현대무용은 순수예술성을 바탕으로 해서 사교댄스나 스포츠댄스 등 대중무용과도 구분된다.

정의숙 교수의 안무로 아지드현대무용단, 정의숙 연출 '윤이상을만나다' 아지드현대무용단 안무: 정의숙 연출: 변 혁 사진: 최시내 '최후의만찬' 아지드현대무용단 안무: 정의숙 연출: 변 혁 사진: 이 엽 '자유부인2012' 아지드현대무용단 안무: 정의숙 연출: 변 혁 사진: 이 엽
(위에서부터) 정의숙 교수가 안무를 맡은 아지드현대무용단의 '최후의 만찬', '자유부인2012', '윤이상을 만나다'/사진=이엽, 최시내

-일생을 현대무용 연구에 전념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이화여대와 대학원에서 무용학과 무용안무 이론을 전공하고 다시 뉴욕대로 가서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돌아와 1991년 마침 성균관대에 무용과가 신설된 그 다음해에 임용이 되었다. 그동안 '씻김', '도시천사', '인터뷰1,2', '최후의 만찬', '윤이상을 만나다', '자유부인 2012' 등의 작품을 연출하거나 안무를 맡아 예술의 전당과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공연도 수시로 개최해왔다.

- 어떻게 해서 무용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인지 성장기의 얘기를 들려 달라.

부모님은 이북에서 내려와서 사업을 하셨고 7남매 집안에서 자랐다. 우리집이 필동에 있었는데 그때 학교 가는 길목에 유명한 송범주리무용연구소가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어머니의 손목을 잡고 무용을 배우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반대하셨지만 어머니는 많은 딸 중에 춤을 배우는 딸 하나쯤 어떠냐고 후원을 하셨다. 그러다가 5학년 때 그만 두었다. 다시 무용을 접하게 된 것은 진명여중고 시절 교장선생께서 무용을 좋아해 무용특활반을 만들어 그로부터 나의 진로가 무용쪽으로 이어졌다.

일생을 현대무용 연구에 전념해 온 정의숙 교수는 인재 양성과 공연 활성화에 기여해왔다./사진=인터뷰365
일생을 현대무용 연구에 전념해 온 정의숙 성균관대 교수는 인재 양성과 공연 활성화에 기여해왔다./사진=인터뷰365

- 영화에 대한 관심도 특별한 것 같다.

전공은 무용이지만 영화도 취미정도의 선을 넘어 내 생활 속에 뿌리를 내려 틈틈이 보고 배우는 연구 분야로 다가선 지 오래된다. 프랑스에서 유학한 같은 대학(성균관대) 영상학과 변혁 교수는 그의 영화에 신체가 갖는 본질적 표현이 담겨있다. 이러한 변 교수와 융복합 공연을 같이 창작하는 과정에서 무용과 영화가 융합될 때 밀도 있는 예술성 표현이 무엇인가를 깊이 있게 들여다 볼 수 있었다.

-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무용영화제라 어려움도 많을 것이다.

무용영화제는 처음이기 때문에 무용영화에 전문적인 경험이 있는 전문 프로그래머를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무용인과 영화인 무용과 영화 양쪽을 모두 잘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해외 작품을 선정, 필름을 입수하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지난 4월부터 6개월 간 열심히 사무국 스태프들과 세심한 노력을 해 모든 준비를 계획했던 것과 비슷할 정도로는 완료할 수 있었다.

- 정년 퇴직 후의 활동을 인생에서 2모작의 활동기로 볼 수 있다. 새로운 꿈을 얘기해 달라.

지금 시점에서는 무용영화제가 안정된 국내의 영화제로 기반을 잡고 바라건데 가까운 시일내에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영화제로 발전시키는 일이 나의 과제이고 꿈이다. 무용영화 감독으로 걸음을 옮길 수 있다면 그게 나에게는 마지막 꿈의 성취가 되겠지만 그것보다는 국내의 훌륭한 감독들이 스크린 댄스 뿐 아니라 무용을 소재로 한 극영화로 오랫동안 기억 될 수 있는 명작을 만들어 주기를 기대한다.

 

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88서울올림픽 공식영화제작전문위원, 97아시아태평양영화제 집행위원,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대종상 및 한국방송대상 심사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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