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영화 '가을우체국' 보아의 변신, 그리고 '느림의 미학'
[시사회]영화 '가을우체국' 보아의 변신, 그리고 '느림의 미학'
  • 김리선 기자
  • 승인 20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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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을우체국' 스틸 컷
영화 '가을우체국' 스틸 컷

[인터뷰365 김리선]가수 보아가 연기자로서 본격적인 날개짓을 하고 있다.

JTBC 드라마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할리우드 영화 '메이크 유어 무브', 영화 '빅 매치' 등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차곡차곡 배우로서 필모그라피를 쌓고 있는 그는 영화 '가을 우체국'에서 첫 로맨스 연기에 도전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좀 다르다. 상업 영화와는 거리가 먼 작품이다.

12일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가을 우체국' 시사회 후 가진 간담회에서 보아는 "첫 시나리오를 본 후 따뜻한 감성의 시나리오라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죽음이란 단어가 생소하고 멀게만 느껴졌는데, 수련은 죽음을 침착하게 받아들이고 굉장히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보아는 이번 영화에서 시한부 인생의 스물아홉 우체국직원 '수련'을 맡았다. 타이틀롤을 맡아 영화의 중심을 이끌어가는 만큼, 부담감도 컸을 터.

보아는 "막상 편집이 된 후 영화를 보니 수련 위주의 영화가 된 것 같아 굉장히 부담스럽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장면이 많이 나왔다. 그래도 열심히 한 작품이니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련은 자신과 결혼하는 것이 인생목표인 26살 '준(이학주)'과 애틋한 로맨스를 선보인다. 수련은 10년간 자신만을 바라보는 준을 밀어낼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한다.

영화 '가을우체국' 속 수련(보아)와 준(이학주)의 모습
영화 '가을우체국' 속 준(이학주)과 수련(보아)의 모습

보아는 "수련의 감정선을 담아내기 굉장히 어려웠다"며 "특히 미루나무 아래서 혼자 술을 먹으면서 준이에 대한 심정을 처음으로 솔직히 털어놓는 장면에서는 원테이크로 마지막에 감정선을 터트려야 했기에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수련은 굉장히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는 아인데, 준이한테는 표현을 못하는 입장이니 또래나이로서는 안쓰러웠죠. 저도 주변에 알리지 않고 죽은 수련이 잔인하다 싶다 생각될 정도였어요. 아마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마음이 컸을 것 같아요.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준이에게는 배려가 아니었나 싶어요."

영화는 시골 풍경을 배경으로 느리고 잔잔하게 흘러간다. 극속 수련의 아버지로 출연했던 오광록이 "시나리오는 훨씬 더 느렸다"고 말했을 정도니.

화려한 볼거리를 앞세운 요즘 영화와는 달리 이 영화는 수수하다. 그러나 꾸미지 않은 아름다움이 있다. 극 속 오광록이 딸 수련에게 내뱉는 대사 하나하나도 시적이다. 오광록은 "대본은 훨씬 더 시적이었다. 오히려 영화를 하면서 좀더 구어체로 만들려고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임왕태 감독은 "잔잔하고 느리게 지나가는 일본 영화를 좋아한다"며 "작은 소재로 처음 20분만 잘 견디면 스토리에 몰입하면서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런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상업적인 면도 배제했다. 그러다보니 투자에 어려움도 많았다고. 임 감독은 "지금은 관객들이 많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전형적인 상업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찍었다"고 말했다. 

또 "느린 영화를 만들면서 저희끼리 걱정도 많았다. 그래도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며 "베테랑 연기자와 스태프들이 예산과 상관없이 열심히 해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상영된 이 영화는 당시 매진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19일 개봉. 

영화 '가을 우체국' 임왕태 감독, 배우 이학주, 보아, 오광록(사진왼쪽부터)
영화 '가을 우체국' 임왕태 감독, 배우 이학주, 보아, 오광록(사진왼쪽부터)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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